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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전주 김진성 기자] "자고 나면 누가 아프다고 하네요."
SK 문경은 감독은 8일 KCC와의 원정경기를 앞두고 이렇게 말했다. 최준용을 시작으로 안영준, 김민수가 줄줄이 다쳤다. 이밖에 일부 식스맨들도 쓰러졌다. 장신포워드를 앞세운 SK 특유의 미스매치 공격이 불가능하다. 결국 A매치 휴식기 후 첫 경기마저 무기력하게 무너지면서 6연패.
설상가상으로 무릎 십자인대 수술 후 돌아온 애런 헤인즈는 회복속도가 늦다. 아무래도 나이가 적지 않다. 특유의 깔끔한 점퍼가 사라졌다. 하체밸런스가 흔들리면서 영점조준에 어려움을 겪는다. 골밑에서의 파울 판정기준이 불분명한 상황서 특유의 드라이브 인 과정에서 파울 유도도 여의치 않다.
새 외국선수 마커스 쏜튼도 적응시간이 필요하다. 문경은 감독은 "코너에만 서서 기다린다. 활동량이 부족하다. 직접 움직여서 해결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외곽슛 능력이 좋다는 평가. 그러나 아직까지는 KBL 특유의 변화무쌍한 디펜스에 완전히 적응하지 못했다.
그렇다고 수비력으로 승부를 보기도 어렵다. 팀 컬러 자체가 공격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헤인즈와 쏜튼 역시 공격력 우선이다. 현실적으로 헤인즈가 해결해야 하는데, 컨디션을 올리는 과정에서 부작용이 도드라지는 약점을 감추지 못한다. 국내선수 전력이 약화되면서, 헤인즈의 완전하지 않은 컨디션이 부각된다는 뜻.
그래도 경기는 해야 한다. KCC 역시 부상자가 많다. 그래도 이정현과 브랜든 브라운이라는 확실한 무기가 있다. 예상대로 전반 내내 SK가 끌려갔다. 헤인즈 점퍼는 부정확했고, 쏜튼의 3점포 역시 번번이 림을 벗어났다. 세트오펜스 자체가 제대로 되지 않았다.
그런데 KCC는 연계플레이가 원활하지 않았다. 2쿼터 김민구의 깜짝 활약이 있었지만, 전체적으로 실책이 적지 않았다. SK는 그걸 놓치지 않았다. KBL 탑 클래스의 공수전환 스피드를 지닌 김선형과 헤인즈. 전반 내내 속공, 얼리오펜스로 꾸역꾸역 추격했다. 스코어가 크게 벌어질 만하면 속공으로 추격했다.
그리고 SK는 후반에 외곽포가 터졌다. 3쿼터 시작 1분39초만에 김선형의 스틸과 헤인즈의 속공 덩크슛으로 역전. 전반에 슈팅 감각이 떨어진 쏜튼도 3쿼터에 미드레인지 점퍼를 두 차례 터트렸다. 무리하지 않고 한, 두 발짝 안으로 들어온 게 주효했다. 그러자 4쿼터 초반에는 3점포가 터졌다.
이때 KCC는 제대로 대처하지 못했다. 수비에서의 효율적 대응이 이뤄지지 않았고, 실책성 플레이도 이어졌다. 흐름이 SK로 넘어갔다. 헤인즈의 피니쉬 확률도 올라가면서, 전체적으로 공격에 탄력을 받았다. 순식간에 10점 내외로 달아났다. 반면 KCC는 브라운과 이정현의 클러치 능력이 둔화됐다.
SK는 최부경이 리바운드에 착실히 가담했고, 경기종료 1분50초전 결정적 점퍼를 꽂았다. 작전시간 후 득점. 승부는 마무리됐다. SK의 77-68 승리. 6연패 탈출. 차, 포, 마를 뗀 SK 최후의 무기는 스피드, 그리고 쏜튼이었다. 다만, 세트오펜스에서의 고민은 여전히 크다. 헤인즈는 25점을 올렸으나 턴오버도 7개를 기록했다. 점점 좋아지고 있지만, 완전하지 않다는 증거다. 쏜튼도 좀 더 외곽슛 확률을 높여야 한다. 후반 분전으로 12점을 올렸으나 3점슛은 11개를 던져 2개만 넣었다.
[쏜튼. 사진 = KBL 제공]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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