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NBA
[마이데일리 = 최창환 기자] 무려 5년간 통신비 지원을 받게 된 ‘행운의 농구 팬’이 나왔다. 결과적으로 정재홍이 비시즌에 실시한 재능 기부가 ‘나비효과’로 이어지며 쥐게 된 행운이었다.
서울 SK는 2018-2019 SKT 5GX 프로농구 홈경기서 1쿼터 종료 직후 ‘SKT 5GX 5년 통신비를 잡아라’ 슈팅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다. 지난 12월 12일 원주 DB와의 홈경기부터 시행됐으며, 이벤트는 시즌 종료 시까지 매 경기마다 열린다.
SK는 농구단 전용 앱을 통해 참가자를 모집하며, 매 경기 무작위로 5명을 선발해 기회를 제공한다. 기회가 주어진 팬들은 하프라인에서 2차례 슛을 시도하며, 성공하면 5년 동안 통신비를 지원받는 이벤트다. 룰은 간단하지만, 슛 감각에 행운까지 더해져야 통신비 지원의 혜택도 기대할 수 있다.
첫 주인공은 SK가 이벤트를 선보인 후 5번째 경기서 나왔다. 지난 3일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전자랜드와의 홈경기. 앞선 4명이 2차례 시도에서 모두 실패했고, 마지막 참가자인 이내준(35) 씨가 시도한 첫 슈팅도 턱없이 빗나갔다.
또 다시 다음을 기약하는 듯했던 순간, 기적이 일어났다. 이내준 씨의 손을 떠난 2번째 공이 백보드를 맞고 림을 가른 것. 마침내 행운의 주인공이 탄생하는 순간이었다. 이내준 씨는 어린 아이처럼 펄쩍 뛰며 기쁨을 표했고, 이내 활짝 웃으며 기념촬영에 임했다.
이내준 씨는 “딸이 아프지 않으면 홈경기마다 보러 오는데, ‘나도 저 자리에서 시도할 수 있다면…’이라는 생각을 많이 했다. 실제로 코트에 서니 긴장감, 중압감이 크더라(웃음). 첫 슛이 안 들어가 ‘안 되나보다’ 싶었는데, 마지막 시도는 들어갔다. 순간 환호해주는 친구들이 보여 나도 리액션이 커졌다. 값진 경험이었고, 스트레스도 풀렸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행운이었지만, 사실 우연은 아니었다. 이내준 씨는 정재홍이 비시즌에 농구 팬들을 대상으로 진행하는 자발적 재능 기부에 꾸준히 참여해왔던 농구 팬이다. 정재홍은 SK로 이적하기 전부터 SNS로 팬들과 소통하는 것은 물론, 개인기를 전수하는 등 재능 기부를 실천해왔다. 최근에는 김선형도 재능 기부에 동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내준 씨는 “정재홍의 팬이어서 스킬트레이닝에 꾸준히 참여했는데, 그때마다 이벤트 삼아 하프라인슛을 던졌었다. 통신비를 지원받는 행운을 얻게 된 데에는 정재홍의 지분이 크다”라며 웃었다.
이내준 씨는 이어 “정재홍의 팬이기도 하지만, 한국에서 나오기 힘든 유형의 선수인 김선형도 좋아했다. SK는 2번째로 좋아하는 팀이었는데, 정재홍이 SK로 이적하게 되며 응원하는 팀도 바뀌게 됐다”라고 전했다. 정재홍으로 인해 5년간 통신비 지원을 받게 됐다 해도 과언이 아닌 이유다.
정재홍과의 인연으로 SK의 팬이 된 이후 감동도 많이 받았다고 한다. “우리 딸이 최부경의 딸과 동갑인데 선수들뿐만 아니라 코칭스태프, 구단 관계자들도 딸을 예뻐해 주신다. 선수들이 경기 결과를 떠나 언제든 팬들에게 웃으면서 인사해줬던 것도 인상적이었다.” 이내준 씨의 말이었다.
응원의 한마디도 잊지 않았다. 이내준 씨는 “최근 부상이 많아 팀이 부진하지만, ‘챔피언의 저력’은 쉽게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 생각한다. 응원해주는 팬들이 많은 만큼, 선수들이 힘들어도 이겨내길 바란다”라고 전했다.
한편, SK가 야심차게 선보인 하프라인 슛 이벤트는 행운의 주인공이 나온 이후에도 모든 홈경기마다 진행될 예정이다.
[SK 하프라인 슛 이벤트. 사진 = KBL 제공]
최창환 기자 maxwindow@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