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NBA
[마이데일리 = 잠실학생체 최창환 기자] “많은 경기를 졌지만, 그럼에도 많이 찾아주신 팬들에게 죄송했다. 함성에 벅찬 마음이 들어 눈물이 흘렀다.”
서울 SK 가드 김선형이 ‘인생경기’를 펼치며 팀의 10연패 탈출을 이끌었다. 김선형은 5일 서울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부산 KT와의 2018-2019 SKT 5GX 프로농구 정규리그 홈경기에 선발 출전, 49득점 3점슛 3개 4리바운드 4어시스트 2스틸로 맹활약했다. 덕분에 SK는 연장까지 가는 접전 끝에 91-90으로 승, 10연패에서 탈출했다.
2쿼터까지 단 6득점에 그쳤던 김선형은 3쿼터부터 ‘플래시썬’ 모드를 발휘했다. 3쿼터에 17득점하며 SK의 추격을 이끌었고, 4쿼터에도 3점슛 2개 포함 14득점을 추가한 것. 김선형은 이미 4쿼터 종료 시 개인 최다득점을 세웠다. 37득점을 기록, 종전 28득점을 훌쩍 뛰어넘었다.
김선형은 연장전에서도 폭발력을 이어갔다. 돌파를 주무기 삼아 12득점을 기록했다. 비록 자유투를 5개 가운데 2개 넣는데 그쳤지만, 경기종료 직전 위닝샷을 터뜨리며 자유투 실패의 아쉬움을 지웠다.
김선형이 이날 기록한 49득점은 국내선수로는 역대 4번째 기록이다. 우지원(당시 모비스·70득점)과 문경은(당시 전자랜드·66득점)이 1~2위에 올라있고, 김영만(당시 기아·49득점)은 3위다. 김선형은 김영만과 이 부문 공동 3위가 된 셈이다. 다만, 우지원과 문경은은 당시 밀어주기에 의한 기록이란 논란을 일으켰던 터.
“오랜만에 인터뷰실에 들어와본다”라며 웃은 김선형은 “누구든 내 기록을 깨서 농구가 더욱 흥행했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덧붙였다.
-오랜만에 인터뷰실을 찾은 소감은?
“팀이 이겨서 너무 좋다. 내가 몇 득점을 넣었다는 것은 상관없다. 누구든 터지길 바라는 마음이 간절했다. 그동안 될 듯하면서도 계속 패했고, 오늘도 랜드리가 꾸준히 득점을 넣어 ‘안 되나’ 싶었다. 하지만 이기고자 하는 집념에서는 우리 팀이 앞섰던 것 같다.”
-경기종료 후 팬들에게 인사를 전할 때 눈물을 흘린 이유는?
“팬들에게 너무 미안했다. 팬들은 이렇게 많은 경기에서 지는데도 찾아와주셨고, 함성을 보내주셔서 벅찼다. 우승할 때와는 다른 감동을 느꼈고, 죄송한 마음이 컸다. 미안함, 안도의 눈물이었다.”
-돌파를 적극적으로 시도했던 배경은?
“랜드리가 초반부터 파울트러블에 걸렸다. 그래서 내가 돌파를 시도할 때 랜드리로선 파울이 나올 수도 있다는 마음이 들었던 것 같다. 사실 발목을 다친 후 오늘처럼 적극적으로 돌파를 한 적이 없었다. 그만큼 발목이 많이 좋아졌다는 증거인 것 같다. 막판 위닝샷을 넣을 때는 지난 시즌 챔프 3차전 위닝샷과 같은 느낌이었다. 무조건 넣어야겠다는 마음이었다.”
-50득점을 단 1득점 차이로 놓쳤는데?
“조금 아쉽긴 하지만, 이겼다는 데에 의미를 두고 싶다. 내가 많은 득점을 할 수 있었던 것은 동료들이 수비, 리바운드를 열심히 해줬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공격에 치중할 수 있었다. 연장전 막판에는 내가 자유투를 놓친 이후 (최)준용이가 천금 같은 리바운드도 잡아줬다.”
-이날 경기가 향후 자신의 농구 인생에서 어떤 의미로 남을 것 같나?
“NBA를 자주 보는데, 50~60득점씩 넣는 대단한 선수가 많다. ‘나도 언젠가 저만큼 넣을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하긴 했는데, 정말 그에 근접하는 득점을 할 줄은 몰랐다. NBA는 대기록이 계속해서 경신이 되더라. 내 기록도 누구라도 빨리 깨줬으면 좋겠고, 그로 인해 농구가 흥행할 수 있었으면 한다.”
-10연패에서 탈출했지만, SK는 아직 갈 길이 멀다.
“그동안 우여곡절이 많았다. 당연히 팀이 앞으로 많은 경기를 이겨야겠지만, 실망스러운 모습을 안 보여드리는 것도 팬들에 대한 도리다. 이기든, 지든, 하위권에 있더라도 선수들은 열심히 경기에 임해야 한다. 오늘 경기로 끝이 아니다. 앞으로도 공격, 수비 모두 상대에게 위협이 되는 선수가 되도록 노력하겠다.”
[김선형. 사진 = KBL 제공]
최창환 기자 maxwindow@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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