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잠실 이후광 기자] 이형범(25)이 두산 유니폼을 입고 첫 공식 행사에 참석해 새 시즌을 향한 각오를 다졌다.
이형범은 지난해 12월 18일 NC로 이적한 FA 양의지의 보상 선수로 두산 유니폼을 입었다. 그리고 이날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37회 창단 기념식에 참석해 두산 선수단과 공식적인 첫 인사를 나눴다.
행사 후 만난 이형범은 “이제 조금 실감이 난다. 그러나 유니폼을 입고 야구장을 나가봐야 진짜 두산 사람이 된 걸 느낄 수 있을 것 같다”고 소감을 전했다.
화순초-화순중-화순고 출신의 이형범은 2012년 특별지명(23순위)으로 NC에 입단한 우완 정통파 투수로, 2014-2015년 경찰야구단에서 군복무를 마쳤다. 1군 통산 성적은 39경기 2승 3패 평균자책점 4.60이다.
이형범은 두산행을 처음 듣고 걱정이 앞섰다. “멍했다. 예상을 조금 하긴 했는데 내가 뽑힐 줄은 몰랐다”며 “뽑힌 뒤 구단의 연락 받았을 때 NC에게 서운한 느낌이었다. 어떻게 해야 할지 몰랐고, 새로운 팀에 가게 되니 적응을 어떻게 해야 할지도 걱정이 많이 됐다”라고 당시 마음을 전했다.
이어 “이름 있는 형들이 많아 여기 와서 이겨낼 수 있을지 걱정도 많이 했다. 사실 보상선수로 나를 뽑았을 때도 이해가 안 됐다. 더 좋은 투수도 많았을 텐데…”라고 덧붙였다.
낯선 팀이지만 그래도 예전 동료들이 있어 덜 외로운 이형범이다. NC에서 한솥밥을 먹었던 이도형 코치, 윤수호를 비롯해 경찰청 동기 김인태, 고교 시절 감독이었던 이광우 코치까지 이형범의 적응을 도울 수 있는 사람들이 많다.
아울러, 우완 정통파 투수가 부족한 두산은 이형범에게 스프링캠프부터 많은 기회를 줄 예정이다. 김태형 두산 감독은 올 시즌 선발 구상을 묻자 이형범의 이름을 후보군에 포함시켰다.
이형범 역시 “야구할 때부터 선발을 하고 싶었다. 기회가 주어진다면 꾸준히 선발로 출전하고 싶다”며 “일단 1군에 있어야 뭘 보여줄 수 있다. 목표는 계속 1군에 있는 것이다”라고 각오를 밝혔다.
만나면 항상 고전했던 두산을 이제 만나지 않는 것도 호재다. 이형범의 두산 상대 기록은 통산 5경기 1패 평균자책점 11.88로 전 구단 중 가장 좋지 않다. 이형범은 “거포 선배님들이 많아 던지기가 힘들었는데 '이제 평균자책점이 낮아지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든다”고 웃으며 “잠실이 크다 보니 수비 도움도 많이 받을 것 같다. 좋게 생각하고 있다”고 흐뭇해했다.
이형범의 장기는 투심을 이용한 땅볼유도능력이다. 내야진이 탄탄한 두산과 이형범의 투심이 이뤄낼 시너지효과에도 기대가 모아진다. 이형범은 “고등학교 3학년 때 이광우 감독님이 한 번 던져보라고 권유하셨다. 던져보니 헛스윙, 빗맞는 타구가 많았다”며 “손에 익으면서 가운데에 넣고 싶었고, 프로 와서도 던지게 됐다. 땅볼 효과를 많이 보며 아웃카운트를 빨리 잡을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형범에게 끝으로 NC에서 꼭 상대해보고 싶은 타자를 물었다. 그는 “박석민 선배가 이적 때 많이 아쉬워했다. 상대를 해보고 싶다”며 “그런데 마운드에서 웃을 수도 있을 것 같다. 몸쪽을 보고 던지겠다”라고 미소를 지었다.
[이형범. 사진 = 잠실 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
이후광 기자 backlight@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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