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의퀴즈' 류덕환 "천재 한진우 부담 커, 감사한 작품" [MD인터뷰①]

[마이데일리 = 신소원 기자] "차라리 뛰고 구르길 원했어요. 한진우는 천재라서 너무 힘들었어요."

돌아온 한진우다. 케이블채널 OCN 드라마 '신의 퀴즈: 리부트'(극본 강은선 연출 김종혁)는 지난 2010년 시즌1을 시작으로 무려 10년 간 이어왔다. 배우 류덕환은 '신의 퀴즈' 한진우로서 10년이 가깝게 살아온 셈이다. 특히 '신의 퀴즈: 리부트'는 군 전역 후 돌아온 류덕환을 위해, 의해 준비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만큼 더욱 기대를 모았다.

지난 시즌에서 풍파를 겪고 산 속으로 들어갔던 한진우의 이야기로 이번 '신의 퀴즈: 리부트'가 시작됐다. 천재 부검의로서 막힘없이 술술 말로 풀어나가는 천재적인 설명들은 시청자들마저 감탄케 했다.

"뛰고 구르고 원한 적이 처음이었어요. 진우만의 대사가 2페이지 넘어가면 큰일났다 싶었어요. 기본적으로 다 그랬어요. 워낙 천재 캐릭터다보니까 시즌1때부터 한진우 대사 할 때만큼은 꼭 지키고 싶었던 게, 진우는 말하다가 '어…'라는 것을 없애자는 거였어요. 이런 것을 절대적으로 하지 말자는 것이 제 생각이어서 대사가 빨리 지나가게 느껴지도록 했어요. 길지만 진우니까 당연히 한다는 듯이 느껴져서 그렇게 했고, 단어만 진짜 달달 외운 다음에 형용사나 동사는 내 멋대로 연기했던 것 같아요."

류덕환은 그렇게 할 수 있었던 노하우에 "연극을 많이해서인 것 같다"라며 연극에 대한 애정과 사랑을 보였다. 김종혁 감독이 오히려 배우들 사이에서 나오는 티키타카를 좋아했다며, 류덕환 또한 자연스럽게 했다고 밝혔다. 그런 와중에 류덕환은 '그리고'와 '그래서'라는 두 접속사 쓰임에 민감했다고 전해, 한진우로서의 노력했던 점을 밝혔다.

"이번 시즌에도 절 불러줄 것이라는 확신은 크게 없었어요. 그래도 사람들이 의리가 있다면 불러주지 않을까 싶었는데 불러주셔서 감사했어요. 상병이었을 때 제작 대표님과 술 한 잔 했는데 그 때 갑자기 '신의 퀴즈' 이야기가 나오게 됐고, 오히려 제가 더 이야기를 많이 했던 것 같아요. 감사한 작품을 당연히 여겼던 것도 있었고 그런 부분이 오랜 시간 군대에 있다보니까 많이 보고싶은 작품이 된 것 같다고 말씀드렸더니 대표님이 한 시즌 더 하자고 제안을 해주셔서 하게 됐어요."

류덕환은 '신의 퀴즈=류덕환'으로 바라보는 시선 자체가 부담이 된다고 털어놨다. 한진우는 그에게 매번 숙제같은 캐릭터였다. 특히 이번 시즌 한진우가 자신에게는 그 어느 때보다도 고민이었다고 전했다.

"실제의 저는 군대에 가있었지만 한진우는 2년 간 산 속에 있으면서 편하게 있지는 않았을 거예요. 본인 때문에 피해를 당한 사람들이 있다는 것, 그리고 자신 때문에 마음을 아파해주는 가족들이 있다는 건 굉장히 큰 짐이었어요. 그런데 마냥 까부는 건 용납이 안되는 일이고 그렇다고 갑자기 어른이 된다는 것도 아니라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접점을 잘 유지하는 방법이 뭐가 있을까 생각해서 작품 들어가기 전에 작가님에게 부탁을 드렸던 것이, 마냥 어른스럽게 보이는 한진우보다는 지금은 많은 경험을 했기 때문에 순응하는 것도 있다는 것을 보여드리자는 말이었어요."

류덕환은 한진우의 롤러코스터 같은 인생을 떠올리며 "5번의 인생을 살아도 그렇게 살지는 않을 것 같다"라고 말했다.

"시즌5까지 왔는데, 정말 5번의 인생을 살아도 이렇게 살지는 않을 것 같다고 새각했어요. 그렇다면 많은 고민을 해야 근접하게나마 갈 수 있다고 느꼈어요. 그런데 제 모토는, 그 고민을 시청자 분들에게 들키지 않는 거예요. 그래서 택한 방법이 작가님이 이 시퀀스를 써줘야만 묻어질 수 있다는 것이었고, 잘 써주셔서 감사했어요."

류덕환은 자신이 출연한 작품의 실시간 모니터링을 하지 않는다. '못한다'는 말이 더 가까울 정도로, 자기 연기를 지켜보는 일이 너무나 힘들다고 전했다. 나이에 비해 긴 연기 구력을 갖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항상 부족함을 느낀다며 겸손함을 전했다.

"모니터링을 아예 안해요. 이번 작품도 6회와 마지막회 정도 봤어요. 아직 '미스 함무라비'도 못 봤어요. 보기 싫어서 안 보는게 아니라 첫 번째는 창피하고, 두 번째로는 현장에서 생각이 많아져서요. 제 성격이, 어느 부분에서 재미있다고 하는 순간 '재밌다고?'라면서 생각이 많아지는 스타일이에요. 안보는게 마음이 편하더라고요. 그런 것을 보고 시청자들의 반응에 대해서 반응을 해주는 것도 좋은 팬서비스라고 생각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가 더 좋은 작품을 보여줘야 한다고 느껴서 그런 방법을 택하고 있어요."

'신의 퀴즈: 리부트' 마지막회에서는 한진우와 강경희(윤주희)가 결혼으로 이어질 뻔 하다가 끝이 났다. 진우는 경희에게 반지를 주며 결혼이라고 어렵게 말했으나 경희는 또 다른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뛰어갔고, 열린 결말을 맞았다.

"그 글을 읽고서, '박재범('신의 퀴즈' 크리에이터)이 또?'라고 생각했고 개인적으로 좋았어요. 대본에서 그 글을 보면서 '아직 안 끝내려나보다'라고 느꼈고 귀엽게 받아들여졌어요. 그리고 '신의 퀴즈'를 하면서 느끼는 건, 한진우가 끌어가는 드라마인건 확실하지만 매주 다른 에피소드를 갖고 이야기를 한다는 건 정말 쉽지 않아요. 나는 같은 캐릭터를 하면 되지만, 이 드라마를 만들어야하는 미술, 캐스팅 담당 분들은 매번 새로운 드라마를 하는 느낌일 거예요. 한 씬만 나오는 특별출연 분들도 정말 고생을 많이 하셔서, 그 분들에게 항상 고마웠어요."

[사진 = 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

신소원 기자 hope-ssw@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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