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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고양 김진성 기자] 오리온 대릴 먼로가 허벅지 부상으로 결장했다. 골밑은 LG가 자랑하는 트윈타워 제임스 메이스, 김종규 세상이었다. 경기결과는 뻔했다.
LG와 오리온은 15일 고양 4라운드 맞대결을 앞두고 고민이 있었다. LG는 최근 일정이 빡빡했다. 10일 현대모비스와의 홈 경기를 시작으로 12일 전자랜드전(인천), 13일 삼성전(잠실)에 이어 이날 오리온과의 원정경기까지 6일간 4경기 강행군. 그나마 최근 3경기를 잇따라 수도권에서 치렀다. 그래도 원정 연전이라 체력적 부담은 분명했다.
그러나 오리온의 고민이 훨씬 컸다. 먼로가 12일 KCC전 도중 햄스트링을 다쳤다. 추일승 감독은 "재발이 쉬운 부상이라 올스타브레이크까지 쉬게 하기로 했다. 큰 부상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이날 LG전을 지더라도 올스타브레이크 후 건강한 먼로와 이승현의 가세라는 큰 그림을 그리겠다는 의미.
먼로는 4번이다. 운동능력이 좋은 스타일도 아니다. 때문에 정통 빅맨 수비에 어려움을 겪는 약점이 있다. 그러나 먼로마저 없으니 오리온으로선 LG 메이스를 막을 방법이 없었다. 추 감독은 우선 베테랑 박상오를 붙였다. 최근 박상오의 경기력은 괜찮다. 그러나 전성기 기량, 운동능력은 아니다. 신체조건의 열세는 어쩔 수 없었다.
설상가상으로 김종규를 맡은 최진수의 수비응집력도 떨어졌다. 이렇게 되면서 골밑은 LG 트윈타워의 세상이었다. LG는 메이스와 김종규를 활용, 경기를 손쉽게 풀어갔다. 일단 메이스에게 공을 투입한 뒤 공격에 실패해도 메이스가 다시 공을 잡아 풋백 득점으로 연결한 케이스가 상당히 많았다. 공격리바운드의 차이는 어쩔 수 없었다.
오리온 수비는 골밑으로 처졌다. 그러자 1쿼터 막판 조성민과 이원대가 3점포 한 방을 터트렸다. 김종규의 좋은 피딩이 있었다. 2쿼터에 대한 강력한 복선. 최근 조성민은 점점 살아난다. 본래 슛 컨디션이 좋았다. 그러나 현주엽 감독이 최근 조성민에 대한 롤을 재정비하면서 조성민의 득점력도 올라갔다. 현 감독은 "종규나 메이스가 스크린을 확실히 걸어주고, 그레이나 김시래도 돌파한 뒤 성민이의 찬스를 잘 봐준다. 성민이가 아직 한 칼이 있지 않나"라고 말했다.
오리온 수비가 골밑으로 처지자 LG의 스페이스 게임은 손쉬웠다. 강병현의 수훈이 있었다. 적시에 날카로운 크로스패스로 오리온 수비를 뒤흔들었다. 조성민이 김종규의 스크린을 타고 우중간, 좌중간에서 잇따라 3점포를 꽂았다. 메이스의 골밑 장악에 조성민의 한 방이 곁들여지면서 LG 화력이 절정에 달했다.
오리온은 그래도 전반에 단 10점 뒤졌다. 1쿼터에 좋지 않았던 외곽슛 감각이 괜찮았기 때문. 이 과정에서 LG 외곽 압박의 여전한 약점이 있었다. 스크린 이후 대처가 제대로 되지 않으면서, 최진수, 박상오, 김강선 등에게 몇 차례 3점포를 맞았다. 또한, 오리온은 틈만 나면 속공을 시도, 몇 차례 점수를 만들었다. 먼로가 없고, 미스매치가 확실한 상황서 5대5 세트오펜스는 효율성이 떨어진다.
그러나 한계가 있었다. 리바운드에서 너무 밀리면서 속공 기회가 적었다. 설상가상으로 실책까지 나오면서 LG 속공까지 살아났다. LG는 3쿼터 중반 그레이의 속공까지 살아나면서 스코어를 쭉쭉 벌렸다.
오리온은 2~3쿼터에 하프코트 프레스에 이은 지역방어로 미스매치 극복을 시도했다. 하지만, 근본적 처방은 아니었다. 오히려 LG가 3쿼터 중반 이후 오리온보다 활동량이 앞섰다. 3쿼터까지 80-52. 10점차에서 20점차로 달아나는 건 쉽지 않았다. 그러나 20점차로 벌어지니 30점 안팎으로 달아나는 건 시간문제였다. 4쿼터는 거대한 가비지타임. LG의 97-81 완승.
오리온은 먼로의 보호를 위해 사실상 LG전을 버리다시피 했다. 그러나 여전히 6위 경쟁을 할 수 있는 힘이 있다. 먼로가 올스타 브레이크에 푹 쉬고 돌아오고, 이승현마저 가세하면 공수에서 큰 힘이 생긴다. 예를 들어 공격에서 패스센스가 좋은 먼로와 이승현이 하이&로 게임을 할 수 있고, 많은 옵션을 파생할 수 있다. 수비의 경우 이승현이 상대 외국인센터를 맡으면서 먼로의 부담을 덜어낼 수 있다.
LG는 먼로가 빠지면서 사실상 손쉽게 1승을 따냈다. 올스타브레이크 후 DB, 오리온과 본격적으로 6위 경쟁을 한다. 허웅이 가세하는 DB, 이승현이 가세하는 오리온에 비해 전력강화 요인이 없다. 그러나 LG도 조성민 활용법을 찾으면서 전력 극대화에 대한 실마리를 찾았다. 브레이크 후 세 팀의 6위 싸움이 하이라이트다.
[LG-오리온전 장면. 사진 = 고양 한혁승 기자 hanfoto@mydaily.co.kr]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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