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NBA
[마이데일리 = 최창환 기자] “경기 보는데 화가 나서….” 유재학 감독이 한숨을 내쉬었다. 더불어 성장세가 기대치를 밑도는 포워드 배수용(27, 194cm)을 향해 내뱉은 강력한 메시지이기도 했다.
울산 현대모비스는 2018-2019 SKT 5GX 프로농구 정규리그서 1위에 올라있다. 양동근, 이대성, 이종현 등 주축선수들이 줄 부상을 당했으나 1위 자리는 꾸준히 유지하고 있다. 지난 16일 열린 안양 KGC인삼공사와의 원정경기에서 80-72로 승, 2위 인천 전자랜드와의 승차를 4경기로 벌리며 올스타 휴식기를 맞았다.
유재학 감독은 “1명만 다쳐도 어려운데 3명이나 부상을 당했으니…. 부상선수가 많았던 것을 빼면 어려운 부분은 없었다. 기대보다 잘해줬다”라며 전반기를 돌아봤다.
물론 예상치 못한 부상 변수가 속출한 것은 뼈아픈 대목이지만, 유재학 감독이 아쉬움을 곱씹은 항목은 또 있었다. 벤치멤버인 배수용이 그간 노력한 것에 비해 슈팅능력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는 게 유재학 감독의 진단이었다.
2014년 현대모비스에 입단한 배수용은 뛰어난 리바운드능력과 폭넓은 에너지를 지녔고, 수비에서도 전술적 활용도가 높은 자원이다. 경희대 재학시절에는 대학무대 최고의 블루워커로 꼽히기도 했다. 다만, 프로무대에서 스몰포워드로 자리 잡기엔 슈팅능력이 떨어졌다. 유재학 감독이 군 복무 전까지 배수용에 대한 활용도를 높이지 못한 이유였다.
“프로에서는 3번으로 살아남아야 하기 때문에 상무에서 슛 연습을 많이 하라고 지시했다. 2017-2018시즌 전 상무와 연습경기를 했는데, 3점슛 3개를 모두 넣어서 깜짝 놀랐다. 그런데 다음 경기에서는 1개도 못 넣더라. 그래서 (배)수용이에게 ‘뭐가 진짜야?’라고 물었던 기억이 있다.” 유재학 감독이 지난해 군 제대를 앞둔 배수용에 대해 남긴 코멘트였다.
이후 약 1년이 흘렀다. 유재학 감독은 여전히 배수용의 슛에 대한 갈증이 크다. “연습은 제일 열심히 한다. 상무에서도 그렇게 훈련을 많이 했다고 들었고, 팀 훈련 끝난 후 가장 늦게까지 남아있는 선수도 수용이다. 그런데 그렇게 연습해놓고 막상 경기에서는 슛을 못 던진다.” 유재학 감독의 말이다.
유재학 감독이 큰 결단을 내린 계기도 있었다. 유재학 감독은 지난 14일 열린 현대모비스와 상무의 D리그 1차 대회 결승전 때 코치들과 직접 경기장을 찾았다. 복합적인 요인이 있었지만, 배수용의 컨디션을 체크하는 것도 유재학 감독이 당시 경기장에 모습을 드러낸 이유 가운데 하나였다. 배수용은 이날 8득점했지만, 3점슛은 2개 모두 실패했다.
“경기 보는데 화가 나서…”라며 운을 뗀 유재학 감독은 “몇 점차로 지는 것은 중요한 게 아니었다. 상대가 저 멀리 떨어져있는데도 슛을 안 던지더라. D리그에서도 그렇게 슛을 못 던지는데 어떻게 (1군에서)쓸 수 있겠나”라고 덧붙였다. 유재학 감독은 16일 KGC인삼공사와의 원정경기에 앞서 배수용에게 “오늘도 슛 못 던지면 2군으로 내려 보내겠다”라며 경고의 메시지를 보내기도 했다.
더불어 비시즌 플랜도 일찌감치 세웠다. 유재학 감독은 “비시즌에 무조건 하루에 슛을 1,000개씩 던지도록 할 것이다. 다음 시즌부터는 어떻게든 스몰포워드로 활용해야 한다. 수비력, 공격 리바운드능력은 좋다. 슛만 장착하면 분명 쓸 수 있는 선수”라고 말했다.
2010년대 들어 KBL 최초의 3시즌 연속 우승, 즉 왕조를 구축했던 현대모비스는 2018-2019시즌에 또 하나의 타이틀 획득을 노리고 있다. 더불어 또 다른 전성기를 이끌 젊은 선수들의 성장을 원하는 시점이기도 하다.
이대성, 이종현, 군 복무 중인 전준범과 더불어 배수용도 현대모비스의 미래를 논하는 데에 있어 빼놓을 수 없는 자원인 것은 분명하다. 다만, 이는 어디까지나 ‘슛’이라는 마지막 숙제가 마무리됐을 때의 얘기다. 배수용이 “연습은 제일 열심히 하는데…. 실전에서 그렇게 못 던지면 어떻게 쓸 수 있겠나”라며 곱씹은 유재학 감독의 속내를 잊어선 안 되는 이유다.
[배수용. 사진 = 마이데일리DB, KBL 제공]
최창환 기자 maxwindow@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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