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윤욱재 기자] 지극히 당연한 이야기이지만 외국인타자의 성공 여부는 해당 팀의 성적은 물론 리그 판도에도 영향을 미치기 마련이다.
지난 해 8위에 그쳤던 LG 트윈스가 성적이 주저 앉은 이유 중 하나는 바로 외국인타자 아도니스 가르시아의 잦은 부상이었다. 타율 .339로 방망이는 쓸만했지만 50경기 밖에 나오지 못했다. 가르시아가 미친 영향은 컸다. 가르시아의 공백으로 양석환이 3루수를 봐야 했고 공격력 강화를 위해 김현수가 1루수로 나서는 일이 잦았다. 1루 수비가 익숙하지 않았던 김현수는 결국 1루 수비를 보다 발목 부상을 입어 시즌 아웃이 되기도 했다.
LG는 그동안 핫코너와 중심타선을 책임질 외국인타자를 물색하고는 했는데 이번엔 달랐다. LG가 새로 영입한 토미 조셉의 주 포지션은 1루수다. "외국인타자는 30홈런을 칠 수 있는 한방이 있어야 한다"는 류중일 감독의 바람이 반영된 것이다. 메이저리그에서 뛰던 2016년 홈런 21개, 2017년 홈런 22개를 쳤던 선수로 장타력 만큼은 기대해도 좋을 선수다.
LG의 스프링캠프에 합류한 조셉은 호주 시드니에서 새 시즌을 준비하고 있다. 지난 1일에는 첫 타격 훈련을 실시했고 담장을 넘기는 장타를 거듭 선보여 이를 지켜본 LG 구단 관계자를 흡족하게 했다.
신경식 타격코치는 "첫 타격 훈련이지만 타석에서의 움직임이 적고 선구안도 좋은 것 같다. 유인구에 잘 속지 않을 것 같다. 파워도 뛰어나고 기본적으로 장점이 많은 선수이다. 좀 더 봐야 되지만 사실 기대가 많이 된다"고 말했다.
조셉은 "모두 친절하게 대해줘 즐겁게 훈련에 임하고 있다. 부상 없이 많은 경기에 출전해 LG트윈스가 가을야구에 진출하는데 도움이 되고 싶다"고 각오를 나타냈다.
조셉은 4번타자로 자리할 가능성이 크다. 조셉만 KBO 리그에 연착륙한다면 김현수-조셉-채은성으로 이어지는 3-4-5번 중심타선의 경쟁력은 어느 팀과 견줘도 손색이 없다. 그간 중심타선을 지켰던 박용택의 타순 조정도 가능하다. 류중일 감독이 '폭탄 타순'으로 꼽은 6번타자로 들어가면 파괴력은 더 커질 수 있다.
"부상 없이 많은 경기에 출전하겠다"는 각오처럼 조셉이 4번타자로 완전히 자리매김해야 LG가 살 수 있다. '유리몸' 가르시아로 인해 불완전한 라인업을 꾸려야 했던 LG로선 조셉의 내구성이야말로 올 시즌을 좌우할 키포인트라 할 수 있다.
조셉이 그동안 선수 생활을 하면서 부상이 아예 없었던 것은 아니다. 필라델피아 필리스 시절 포수 유망주였던 조셉은 뇌진탕과 손목 부상으로 인해 2015년 포수에서 1루수로 전향해야 했고 이것이 전화위복이 됐다.
부상에서 완전히 회복한 조셉은 2016년 메이저리그로 콜업되면서 빅리그 데뷔의 꿈을 이뤘고 2017년에는 주전 1루수로 자리매김해 홈런 22개를 터뜨리기도 했다. 하지만 1루수로서 타율 .240, 출루율 .289, 장타율 .432로는 메이저리그 로스터에 살아남을 수 없었고 필라델피아가 FA 시장에서 카를로스 산타나를 3년 6000만 달러에 영입하면서 입지를 잃고 말았다.
결국 지난 해 마이너리그를 전전한 조셉은 그런 와중에도 트리플A 무대에서 홈런 21개를 터뜨리면서 일발 장타력을 유지했다. 1루수라는 포지션으로는 메이저리그에 재진입하기에는 경쟁력이 떨어졌던 조셉은 LG 유니폼을 입는 새로운 도전을 택했다. 어찌 보면 LG가 영입할 수 있는 최적의 상태였던 셈이다. 파워 만큼은 검증된 선수로 볼 수 있는 조셉이기에 그가 부상 없이 라인업을 지키는 것만으로도 LG에게는 큰 힘이 될 것이다.
[조셉. 사진 = LG 트윈스 제공]
윤욱재 기자 wj3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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