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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이승길 기자] 원작과는 확연히 다른 색깔의 첫 회였다. 제작진이 시도한 변화는 어떤 반응을 가져올까?
8일 밤 첫 방송된 JTBC 새 금토드라마 '리갈하이'(극본 박성진 연출 김정현) 1회에서는 너무 다른 생각을 가진 두 변호사 고태림(진구)과 서재인(서은수)의 첫 만남이 그려졌다.
'사건을 맡기만 하면 패배를 모르는 승률 100%의 괴물 변호사', '사건을 맡는 조건은 단 하나, 거액의 돈' 변호사 고태림을 수식하는 말들이었다. 세상은 그런 고태림을 '괴태(괴물+변태)'라고 불렀다.
또 한 명의 변호사 서재인은 정의감은 100%지만, 아직 부족한 것이 많은 초짜 변호사였다. 서재인은 성폭행 위기를 겪고도 자신의 입장을 제대로 드러내지 못했다. 서재인은 그 무엇보다 당당하게 상대에게 한 방을 날리지 못했다는 사실을 괴로워했다.
이런 고태림과 서재인의 첫 만남은 지하철에서 이뤄졌다. 서재인은 지하철에서 노인에게 자리를 양보했지만, 그 자리에 노인보다 먼저 앉은 것은 고태림이었다. "지금 뭐하는 거냐? 약한 사람에게 자리를 양보해야하는 것 아니냐?"고 항의하는 서재인에게, 고태림은 "맞는 말이다. 그런데 저 어르신이 나보다 약하다고 확신할 수 있나? 내가 심각한 심장병이나 허리디스크를 가지고 있을 가능성은 생각해봤냐? 그리고 어르신은 겉보기에도 많은 운동을 한 사람이다. 또한 어르신이 내릴 헬스클럽은 바로 이번 역이다"며 완벽한 논리로 한 방을 날렸다. 서재인은 홀로 분을 삭힐 수 밖에 없었다.
그러던 어느 날 서재인은 B&G로펌 인턴 변호사 자격으로 '알바생 살인사건' 변호를 맡게 됐다. 서재인은 어린 시절 친구인 피의자를 위해 정의감 넘치게 변호를 맡았지만, 패소 위기에 몰리고 말았다.
고민하던 서재인은 "괴태 고태림만이 이 사건에서 승소할 수 있다"는 말을 듣고, 호기롭게 고태림을 찾아갔다. 돈만 주면 모든 사건을 맡는 고태림에게 실망하면서도, 사건 수임을 부탁하는 서재인. 이 얘기를 들은 고태림은 독설과 함께 5억 원의 수임료를 요구했다. 발끈한 서재인은 자신의 부탁을 거둬들였다. 이런 두 사람의 언쟁과 함께 1회는 마무리 됐다.
지난 2012년과 2013년 일본 후지TV에서 방영된 동명의 일본드라마를 원작으로 하는 한국판 '리갈하이'. 일본은 물론 한국에도 다수의 팬을 보유한 작품인 만큼 방영 전부터 리메이크작에 대한 기대와 우려는 컸다.
그리고 8일 베일을 벗은 한국판에서는 원작과는 달라진 요소들이 다수 눈길을 끌었다. 지하철에서의 자리 양보 논쟁신 등 원작의 요소를 그대로 살려낸 장면도 있었지만, 전반적으로는 원작이 가지는 특유의 과장되고 코믹한 분위기를 상당 부분 억누른 점이 눈길을 끌었다.
또 여주인공인 서재인이 성추행 사건의 피해자이며, 서재인과 살인사건 피의자가 어린 시절 친구라는 사실 등 추가된 설정도 등장했다. 이는 원작의 캐릭터에 개연성을 더하기 위해 추가한 요소로 보이지만, 이로 인해 무거워진 작품의 분위기는 '리갈하이'가 신파와 사건 해결을 반복하는 통속적인 한국형 법정물에 머물지 않을까라는 우려도 동시에 남겼다.
[사진 = JTBC 방송화면 캡처]
이승길 기자 winnings@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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