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종합
빅데이터 분석으로 평가하는 지역축제
지난 해 열린 ‘제25회 광주세계김치축제’는 당시 슬로건처럼 ‘김치로 하나 되는 세상’의 가능성을 보여준 참 좋은 김치대잔치였다. 가을 김장철을 앞두고 10월 25일부터 나흘간 광주김치타운에서 열린 김치축제에 5만여 명의 관광객이 방문, 문전성시를 이뤘다. 아울러 김치판매부스에서 판매된 김치와 김장재로들도 판매고를 올려 나름의 성과를 올렸다는 평가를 받았다.
몇 해 전 까지만 해도 지역축제 방문객 수는 주먹구구식으로 어림잡아 산출하는 일이 많았다. 사람과 차량 수를 카운트하는 고전적인 방법에 빅 데이터 분석이 가세하여 객관적인 성적표가 나온다. 작년 연말 지역축제와 관련한 의미 있는 행사가 열렸다. 지역 축제를 활성화하고 이를 주관하는 지방자치단체를 독려하기 위해 매일경제와 세계축제협회(IFEA) 한국지부, 고려대 빅데이터융합사업단, KT, BC카드가 손을 잡고 성장잠재력이 높은 축제 15곳을 선정해 상을 주었다.
이 상의 공식명칭은 ‘2018 대한민국 빅데이터 축제 대상’, 2018년 작년 빅데이터 분석을 기반으로 시도된 ‘대한민국 빅데이터 축제 대상’ 평가에서 종합대상을 차지한 축제는 '진주남강유등축제'! IFEA 한국지부가 선정한 최우수상에는 기업상생을 도모한 ‘김제지평선축제’가 받았고, 명품브랜드로 선정된 축제는 ‘함평나비대축제’였다. 영동난계국악축제는 마케팅을 잘해서, 그리고 태안세계튤립축제는 혁신콘텐츠 개발로 상을 받았다. 또 부여서동연꽃축제는 문화재활용을 잘해 수상 축제로 이름을 올렸다.
지역축제를 평가하는 방식이 과학적으로 바뀜에 따라 <광주세계김치축제>도 혁신이 필요하다. 올 해부터는 5월과 10월 두 차례에 걸쳐 서울과 광주광역시를 오가며 개최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규모가 커진 만큼 깨알 맞춤 홍보가 반드시 필요하다. 아울러 다양한 관람객의 요구를 모두 만족할 수 있는 다양한 콘텐츠와 세계적인 축제로 도약하기 위한 남다른 전략이 있어야만 한다. 해마다 가을이 되면 독일 수제 맥주 맛을 보기 위해 독일 옥토버에 수많은 관광객들이 운집하는 것처럼 빛고을 광주도 한국의 다양한 김치 맛을 보기 위해 찾아 온 외국인들로 가득 찼으면 하는 바람이다. 그렇게만 된다면 <광주세계김치축제>는 지역축제의 넘을 수 없는 4차원의 벽, 넘사벽의 상징이 될 것이다.
의미 있었던 ‘김치로 하나 되는 세상’
지난 해 10월 25일부터 4일간 광주김치타운에서 열린 제25회 광주세계김치축제 슬로건은 ‘김치로 하나 되는 세상’이었다. 남북 화해의 물꼬가 다시 열린 역사적으로 매우 의미가 큰 2018년 가을. 빛고을 광주에서 통일김치 한마당이 펼쳐져 찾아 온 관람객들에게 큰 울림을 주었다고 본다. 남북통일의 염원을 담아 광주세계김치축제 대통령상 수상자와 탈북 요리전문가가 함께 김치를 담그는 풍경은 한반도 미래의 청사진 같았다.
통일김치한마당 행사에서는 팔도김치 전시와 함께 북한사람들이 일상생활에서 실제로 먹는 속도전떡, 아바이순대 등을 시식할 수 있었다. 탈북 요리전문가가 만든 음식을 맛보는 모습은 마치 한솥밥을 먹는 가족이나 다름이 없었다. 여기에 탈북예술가 노래공연 등이 함께 진행되면서 김치와 문화가 한데 어우러져 축제의 의미를 제대로 살렸다.
또 김치장터에서는 김치축제에서 배출한 역대 대통령상 수상자들이 처음으로 김치판매부스를 운영했는데 이 점도 눈길을 끌었다. 기존에는 김치장터에서 김치업체들이 나와 판매를 했는데, 작년에는 광주세계김치축제 대통령상 수상자들이 담근 김치가 나왔다. 김치명인의 손맛이 담긴 명품김치를 맛 볼 수 있다는 것. 김치축제장에서나 가능한 일이 아닌가 싶다. 대통령상 수상자들의 김치를 선보이면서 축제 현장 판매실적이 2억원에 달하는 성과를 낸 것도 큰 의미가 있다고 본다.
이 밖에도 작년 2018년 김치축제에는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이 선보였다. ‘김치버무림 체험’을 비롯해 김치쿠키와 김치피자를 직접 만드는 ‘김치응용요리 체험’, 가을꽃 화분을 직접 만드는 ‘원예체험’ 사전체험 행사로 지역 유치원생이 대거 참여해 ‘김치우산’을 만들어 작품을 전시해 눈길을 끌었다.
그리고 김치축제의 뜻을 살려 소외계층과의 나눔행사도 진행됐다. 김치축제에 참여한 월드마스터셰프와 빛가람혁신도시가족, 장애인부모연대가 함께 재능기부 김치나눔행사를 실시하고 500㎏ 상당의 김치를 버무려 광주시 장애인 종합복지관 등 5개 기관·단체에 각 100㎏씩 전달한 것으로 알고 있다. 또 세계김치연구소에서 개발한 김장공동레시피와 신안 비금의 천일염, 함평 고춧가루, 여수 멸치액젓을 공동구매해 만든 김치 재료를 제공해 김장하는 걸 꺼려하는 신세대 주부를 공략한 점도 유효했다고 본다.
건강의 보물창고 김치광(光), 모르는 사람이 없도록
빛 고을 광주는 김치 하나만 놓고 보더라도 선택 받은 도시다. 광주김치 공동브랜드 ‘김치 광(光)’이란 이름이 빛(光)고을(州) 광주가 아니면 나올 수 없기 때문. 광주 김치 공동브랜드 김치광(光)은 그 어감으로 많은 좋은 것들을 연상 할 수 있다. 어느 하나에 미친 듯이 매진하면 반드시 이루고 마는 매니아의 의미가 담긴 좋은 의미의 미칠 광(狂)도 있고 큰 광장을 뜻하는 넓을 광(廣)도 연상이 된다. 필자는 광주김치공동브랜드 김치광(光)을 처음 접했을 때 세상에서 가장 큰 장독대, 세상에서 김치를 가장 좋아하는 사람들.. 이런 풍경이 제일 먼저 떠올랐다. 세상에서 가장 큰 장독대는 어느 한 종류 김치만 담기지 않는다. 배추김치. 총각김치. 보쌈김치. 동치미.. 일일이 셀 수 없을 만큼 다양한 김치가 담겨 있다. 또 세상에서 김치를 가장 좋아하는 매니아는 한 종류의 김치만 고집하지는 않는다. 맛있는 김치가 있는 곳이면 거리 불문 비용 불문하고 찾아간다. 독일 수제 맥주 맛을 보러 태평양 대서양 인도양을 건너 독일 옥토버를 찾듯이.
독일 수제 맥주와 광주 김치는 발효 식품이라는 점에서 일맥상통한다. 또 김치와 맥주는 더불어 먹는 밥과 안주가 필요하다. 그리고 또 김치와 맥주에는 그것을 만든 사람의 손맛과 정성이 들어가 있다. 그리고 손맛과 정성에는 가슴 뭉클하게 만드는 이야기(Story)가 들어 있기 마련이다. 요즘은 스토리텔링의 시대다. 우리 한식도 이야기로 먹는 시대다. 음식점을 방문했을 때 벽면에 역사적인 배경을 담은 이야기가 걸려 있으면 그 음식이 색다르게 느껴진다.
올 26회 ‘광주세계김치축제’가 판을 더 크게 벌려 봄. 가을에 열린다고 하니 그 동안 2% 부족했던 점을 채웠으면 하는 욕심이 생긴다. 맛과 체험을 통한 오감만족에 김치가 갖고 있는 문화적 요소, 새로운 콘텐츠 플러스 알파를 하면 머지않아 대한민국을 뛰어 넘어 세계적인 명품 축제가 되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 ‘2019 제26회 광주세계김치축제’가 어떻게 거듭날 지 벌써부터 귀추가 주목된다.
필자 소개 (kcs6009@hanmail.net)
김종원 축제칼럼니스트는 지역축제의 귀재로 알려져 있다. 지역 축제를 성공시켜 문화관광 활성화와 지역 경제에 이바지한 공로를 인정받아 대한민국축제콘텐츠대상 (연출상) 외 많은 상(賞)을 수상했다. 또한 지역 축제 총감독 으로 ‘지리산 산청곶감 축제’를 비롯하여 ‘마포나루새우젓축제’ ‘양구배꼽축제’ ‘지리산함양 곶감축제’ 등의 지휘봉을 잡았다.
- (現) 한국축제문화진흥협회 위원장
- (現) 제이스토리미디어 대표
- (現) 파주시 정책자문위원 (경제문화분과)
- 대한민국축제콘텐츠대상 (연출상 수상) 외 다수 수상
곽명동 기자 entheos@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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