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NBA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그럼요. 저도 던져봤죠."
현대모비스 이대성은 한국농구를 대표하는 연습벌레이자 도전의 아이콘이다. 결국 실패로 끝났지만, 작년 G리그 진출은 NBA에서 단 1경기라도 뛰어보고 싶은 이대성의 진지한 도전 의식의 상징이었다.
최근 우리은행 특급신인 박지현이 "하루에 3점슛을 1000개씩 던진다. 입단 후 하루도 빠짐 없이 계속 하고 있다. 감독님이 그만 하라고 할 때까지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지현은 우리은행 특유의 강훈련을 소화하면서 아침, 오후, 저녁 틈틈이 3점슛 연습을 한다.
박지현은 올어라운드 플레이어로 각광 받으며 화려하게 WKBL에 입성했다. 그러나 상대적으로 3점슛은 약점이라는 평가. 위성우 감독은 박지현의 3점슛 폼을 교정했다. 공을 잡고 올라가는 과정에서 공과 몸이 지나치게 붙는 것을 수정, 살짝 거리를 두면서 전체적인 슛 타이밍을 빠르게 하는 폼으로 수정했다. 박지현은 "교정된 폼을 생각하면서 쏘고 있다. 거리도 늘리고 있다. 점점 좋아지는 것 같다"라고 말했다.
박지현의 고교 시절 은사 이호근 숭의여고 감독은 "지현이는 농구에 대한 열정이 대단한 아이다. 본인이 부족한 게 있으면 어떻게 고쳐야 하는지 알고 노력한다"라고 말한 적이 있다. 이 감독의 말대로 박지현은 프로 입단 후 약점을 수정해나가고 있다. 타고난 대형 유망주지만, 알고 보면 노력파다.
이대성에게 1일 오리온전을 마치고 박지현 얘기를 꺼냈다. 그는 "지현이 얘기를 들었다. 우리은행 신인이라고 하던데 하루에 1000개씩 던지는 건 대단한 것이다"라고 칭찬했다. 당연히 이대성 역시 하루에 3점슛을 1000개씩 던져봤다.
그는 "농구를 너무 잘하고 싶어서 그랬다. 너무 절박했는데 뭐라도 하지 않으면 미쳐버릴 것 같아서 하루에 3점슛을 1000개씩 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해봐서 아는데 아침, 오전, 오후, 밤까지 나눠서 던지면 할 수는 있다. 그래도 3점슛을 하루에 1000개씩 던지는 건 정말 쉽지 않다. 나 같은 경우 손목이 끊어지는 것 같아서 그만뒀다"라고 덧붙였다.
이대성은 박지현을 응원했다. 그는 "(3점슛 1000개씩 매일 연습)꼭 좋다고 말할 수는 없는데, 그런 마음을 갖고 농구를 하면 결국 정상에 오른다고 본다. 신인이 정말 대단하다. 농구를 잘 하고 싶은 열정인 것 같다. 그 믿음을 갖고 하면 된다. 그런 열정을 갖고 있는 선수가 너무 좋다"라고 말했다.
박지현이 초고교급 선수로 일찌감치 주목 받은 건 피 나는 연습의 산물이었다. 2월 27일 신한은행전 3점슛 5방은 우연이 아니었다. 이대성 역시 현대모비스 입단 후 엄청난 운동량과 도전 의식 끝에 KBL 최고의 가드 중 한 명으로 우뚝 섰다. 그런 점에서 두 사람은 닮았다. 그리고 이대성은 박지현의 농구열정을 알고 있다.
두 사람의 닮은 점은 또 있다. 이대성은 잘 하다가도 무리한 플레이에 의한 턴오버가 쏟아지는 경우가 있다. 아직 경기력의 애버리지가 일정한 수준은 아니다. 1일 오리온전이 대표적이었다. 그는 "고개를 못 들겠다. 나 때문에 졌다"라고 괴로워했다. 개인훈련량의 조절로 해결될 문제는 아니다. 그는 "요즘 배에 살이 붙었다. 개인훈련은 거의 하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박지현 역시 아직은 설익었다. 1~5번을 모두 소화할 수 있지만, 개별 포지션의 전문성은 떨어진다. 가드를 보기에 경기운영능력이 다소 부족하고, 외곽수비에 대한 움직임과 이해도, 슈팅 기술의 다양성이 부족하다는 평가. 우리은행 특유의 정교한 세트오펜스에 완벽히 스며드는데 시간이 필요하다. 이런 부분들은 연습도 연습이지만, 풍부한 경험이 쌓여야 한다.
강점과 약점이 명확한 이대성과 박지현. 두 사람은 3점슛을 하루에 1000개씩 던지며 농구에 대한 열정을 불태운 공통점이 있다. 매력이 넘치는 선수들이다.
[박지현(위), 이대성(아래).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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