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NBA
[마이데일리 = 용인 김진성 기자] "KB는 생각도 하지 않는다. 플레이오프만 생각하고 있다."
KB가 3일 정규시즌 우승을 확정하면서 우리은행은 자연스럽게 2위, 즉 플레이오프 출전을 확정했다. 위성우 감독 부임 후 처음으로 맞이하는 플레이오프. 그러나 우리은행은 내부적으로 일찌감치 플레이오프를 준비해왔다.
위성우 감독은 4일 삼성생명전을 앞두고 "KB의 잔여경기 상대가 OK저축은행, 신한은행이다. 하나은행(3일 우승 확정 당시 상대)전 직전부터 3경기 중 1경기는 무조건 이길 것이라고 봤다"라고 말했다.
일찌감치 마음을 비웠고, 오히려 차분한 모습. 실제 위 감독은 엄지손가락 골절을 안고 뛴 간판스타 박혜진을 KB의 우승이 확정되기 전인 3일에 일본 요코하마 이지마치료원에 보냈다. 어차피 7라운드 맞대결 완패 이후 정규시즌 7연패 실패를 예감했고, 플레이오프 준비에 들어갔다.
우리은행은 지난주 신한은행, 하나은행을 상대했다. 자연스럽게 주축들의 출전시간을 조절했다. 임영희는 신한은행전 당시 1쿼터만 약간 뛰었다. 위 감독은 "하나은행을 상대로도 조금씩 조절하면서 뛰었다"라고 했다. 상대가 자멸하면서 굳이 주전들을 풀 가동할 이유가 없었다.
그래서 위 감독은 오히려 이날 삼성생명전에 박혜진을 제외한 나머지 선수들을 정상 가동했다. 오히려 임영희의 출전시간을 늘리며 14일 플레이오프 1차전에 대비했다. 체력을 안배하는 타이밍이 있으면, 서서히 몸 컨디션을 끌어올리는 과정도 필요하다. 위 감독은 이날 삼성생명전은 물론, 8일 OK저축은행과의 정규시즌 최종전 역시 박혜진을 제외한 기존 주전들을 정상적으로 투입한다.
이날 경기는 미리 보는 플레이오프. 표면적으로 삼성생명에 비해 플레이오프 준비가 순조롭다. 삼성생명은 우리은행보다 더 빨리 순위를 확정하면서 일찌감치 주축들의 출전시간을 조절했다. 임근배 감독은 지난달 28일 KB전을 시작으로 정상 전력을 가동하기로 한 상황. 그러나 삼성생명은 좀처럼 좋았던 리듬을 회복하지 못했다. 티아나 하킨스의 위력이 시간이 지날수록 오히려 떨어지는 게 고민.
임 감독은 "플레이오프에는 당연히 네 가지 정도의 새로운 패턴을 들고 나간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테스트할 여유는 없었다. 기본적인 박스아웃, 리바운드, 수비 응집력이 너무 떨어졌다. 적절히 쉬면서 컨디션을 조율한 우리은행 국내선수들 특유의 정밀한 세트오펜스를 전혀 극복하지 못했다. 스위치 이후 움직임이 원활하지 않았다.
박혜진 대신 선발 출전한 박지현은 기량 성장이 눈에 띈다. 3점슛을 하루에 1000개씩 던지면서, 최근 슈팅 밸런스와 자신감이 부쩍 좋아진 모습. 위 감독은 플레이오프 활용도에 대해 "그때 가서 상황을 봐야 한다"라고 말했지만, 지금 페이스라면 조커로서의 활용도가 충분하다.
우리은행은 김정은, 임영희, 박지현, 최은실이 정교한 세트오펜스를 뽐냈다. 조율하는 박혜진이 없었지만, 크게 표시 나지 않았다. 박지현이 슛 성공률을 올리면서 상대 수비가 더욱 어려워졌고, 우리은행의 모션오펜스, 스페이스 활용은 더욱 원활해졌다. 임영희와 빌링스의 2대2, 박지현을 활용한 얼리오펜스까지 살아나면서 일찌감치 20점 내외로 달아났다. 우리은행의 81-62 완승.
위 감독도 전통적으로 큰 경기서 새로운 전술, 전략을 들고 나왔다. 그러나 이날 경기서 '당연히' 변화는 없었다. 미리 삼성생명에 노출시킬 이유가 없었다. 오히려 기본을 충실히 지키고, 장점을 살리는 것만으로도 경쟁력이 충분하다는 걸 보여줬다. 적어도 삼성생명으로선 위협적인 대목.
삼성생명은 뭔가 다른 것을 보여줄 여유가 없었다. 그 정도로 기본적인 부분이 제대로 되지 않았다. 매치업상 우리은행이 배혜윤 수비가 쉽지 않다. 하킨스의 외곽 공격 역시 버겁다. 그러나 삼성생명은 이 장점을 별로 보여주지 못했다. 현 시점에선 우리은행의 플레이오프 준비가 삼성생명보다 순조로워 보인다. 삼성생명 주축들의 컨디션이 좀처럼 올라오지 않는 느낌. 어쨌든 이 경기만으로 플레이오프를 예측하는 건 무리다.
[우리은행 선수들. 사진 = WKBL 제공]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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