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NBA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그들은 현대모비스 공격농구의 첨병이었다.
현대모비스 유재학 감독은 2017-2018시즌부터 공격횟수를 늘려 다득점을 추가하는 컨셉트로 변화를 추구했다. 수비농구로 매 시즌 대체로 좋은 성적을 거뒀다. 그러나 한계도 있었다. 현대농구 트렌드 변화도 외면할 수 없었다.
그 결과 현대모비스는 리그에서 가장 빠른 팀으로 거듭났다. 속공, 얼리오펜스 전개 과정에서 빠르고 정확하게 포지션 밸런스를 잡은 뒤 마무리하는 파괴력은 리그 최고였다. 골밑의 지배자이자 속공 마스터 라건아가 마침표를 찍었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 이대성과 섀넌 쇼터의 역할을 무시할 수 없다. 자세히 보면 현대모비스의 핵심 역할을 두 사람이 착실히 수행했다. 올 시즌 현대모비스 농구를 보면, 더 이상 양동근과 함지훈이 중심이 아니다. 이대성과 쇼터, 라건아가 중심을 이루고 양동근, 함지훈이 뒤를 받치는 구조였다.
이대성과 쇼터는 빠른 농구에 최적화된 카드다. 이대성의 별명은 야생마다. 공을 잡고 치고 넘어가는 스피드는 김선형(SK)과 함께 리그 최고다. 시야가 좁은 단점이 있지만, 유재학 감독이 바꿔놓은 시스템에서 장점을 극대화했다.
이미 외곽, 앞선에서의 마크 능력은 리그 최고수준. 이대성 특유의 끈적한 마크가 상대의 턴오버를 유발하고, 빠른 공격의 시발점이 되면서 크게 재미를 봤다. 크고 작은 부상으로 9일 LG전 직전까지 29경기 출전에 그쳤다. 그러나 부상에서 회복한 이후 몸이 완전치 않자 오히려 한 템포를 죽이고 시야를 넓히는 긍정적 효과도 봤다. 시즌 중반 확 늘린 2대2의 수혜자이기도 했다. 라건아와 함지훈 등의 스크린을 받고 내, 외곽을 효과적으로 누비면서 세트오펜스에서도 위력적인 카드로 거듭났다.
쇼터는 실질적으로 올 시즌 최고 단신외국선수다. 이대성과 마찬가지로 속공전개에 일가견이 있다. 이대성과 달리 자신의 득점을 챙기면서 동료를 적절히 돕는 능력도 보유했다. 코트 어느 지점에서도 슛을 던질 수 있고, 미드레인지에서 시도하는 스쿱샷, 뱅크슛도 상당히 위력적이다.
실제 현대모비스가 주도권을 잡을 때 십중팔구 쇼터의 역할이 돋보였다. 라건아가 많은 득점을 하지만, 수비력은 여전히 돋보이지 않는다. 때문에 겉으로 보이는 퍼포먼스에 비해 실속이 약간 떨어진 경기들도 있었다. 그러나 쇼터는 2~3쿼터에 수준급 스피드를 앞세워 확률 높은 농구를 한 뒤, 수비에서도 효율성이 높았다.
유재학 감독은 브랜든 브라운(KCC) 수비를 쇼터에게 맡겨 KCC와의 천적관계를 정리하기도 했다. 쇼터는 단신 외국선수지만 몸에 두껍고, 파워가 좋다. (186cm보다 큰 것 아니냐는 의구심도 많이 받았다) 꽤 좋은 수비력을 보여주면서, 공수에서 상당한 공헌도를 뽐냈다. 부진한 경기들도 있었지만, 대체로 꾸준한 경기력을 선보였다.
현대모비스는 시즌 중반 위기도 있었지만, 슬기롭게 넘어가며 정규시즌 우승컵을 따냈다. 이대성과 쇼터의 분전을 빼놓을 수 없다.
[이대성(위), 쇼터(아래).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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