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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수원 이후광 기자] “(이)재영아, 네가 잘해서 그래.”
이재영(23, 흥국생명)은 지난 6일 밤 자신의 SNS에 한 팬으로부터 받은 원색적인 비방 메시지를 공개했다. 자신을 물론 어머니까지 비방한 팬에 깊은 상처를 받으며 “다른 건 참았는데 이건 아니다”라고 심경을 전했다. 이재영은 이후 SNS 계정을 아예 삭제했다.
9일 수원 현대건설전에 앞서 만난 박미희 흥국생명 감독은 “화나고 속상하다. 누군지 알면 꿀밤이라도 때려주고 싶은 마음이다”라며 “(이)재영이가 잘하는 선수라 관심이 많다. 분명 감수해야 하는 부분이 있는데 본인이 눈물도 보이며 많이 속상해한다”고 안타까워했다.
박 감독은 사건을 접한 뒤 이재영에게 “네가 잘해서 그런 거다. 질투하는 것이다”라고 위로의 말을 건넸다. 박 감독은 “잘 이겨낼 수 있을 것이다”라고 이재영의 치유를 기원했다.
곧이어 만난 이도희 현대건설 감독의 마음도 같았다. 이 감독은 “선수가 잘할 때도 있고 못할 때도 있는 것이다. 일부러 못하는 선수는 없다”며 “사실 졌을 때 제일 속상한 건 선수 본인이다. 공인으로서 패배에 대한 팬의 실망을 감내해야겠지만 그 외적인 공격은 아닌 것 같다”고 힘주어 말했다.
이 감독은 이재영의 쌍둥이 동생인 이다영(현대건설)도 팬들의 무차별적 공격에 자주 시달리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 감독은 선수의 SNS 활동에 대한 소신도 밝혔다. 현대건설 사령탑 부임과 동시에 모든 SNS 계정을 지운 이 감독은 “사실 하지 않는 게 상책이다. 그러나 20대 초반 선수들에게 SNS는 소통의 장소다. 안할 수는 없는 법이다”라고 말했다.
이 감독은 “지금 선수들이 우리 때보다 연습량은 적지만 정신적 스트레스는 더 많은 것 같다”고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
[이재영. 사진 = 마이데일리 DB]
이후광 기자 backlight@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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