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8뉴스' 정준영 몰카·최종훈 음주운전, 경찰이 무마→유착 의혹 커졌다 [夜TV]

[마이데일리 = 이예은 기자] 가수 정준영, 그룹 FT아일랜드 최종훈을 둘러싼 의혹 중심에는 경찰이 있었다.

13일 밤 SBS '8뉴스' 측은 최근 성접대 의혹, 불법 촬영 및 유포 등 논란의 중심에 서 있는 정준영, 빅뱅 승리, 최종훈 등이 속한 카카오톡 채팅방에서 경찰과의 유착 관계를 포착했다고 보도했다.

세 사람이 속한 카카오톡 대화를 국민권익위원회(권익위)에 최초 신고한 방정현 변호사는 '8뉴스'에 경찰이 포렌식 업체 측에 증거를 인멸해 달라 하는 증거 인멸 교사 내용이 담긴 녹음 파일을 추가 제보 받았다고 밝혔다.

해당 녹취는 지난 2016년 8월 22일 이뤄졌다. 당시 녹취록에 따르면 2016년 정준영의 몰카 혐의를 담당한 서울 성동경찰서 경찰관은 정준영의 휴대 전화를 복구 중인 사설 포렌식 업체에 "우리가 사건을 하다 보니까 약간 꼬이는 게 있어서 정준영 씨가 데이터를 맡겨놨다고 그래서. 시간이 좀 걸리지 않나"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본인이 시인하니까 시간이 없어서 그러는데, 차라리 데이터 확인해본 바, 기계가 오래되고 노후되고 그래서 '데이터 복원 불가'로 확인서 하나 써주면 안 될까"라며 제안했다.

당시 사설 업체 측은 경찰의 요구를 거절했지만 경찰 측은 포렌식 결과가 나오기도 전에 시간이 오래 걸린다는 이유로, 검찰에 송치했다. 그러나 '8뉴스' 측과 만난 담당 경찰관은 "복원 확인 불가라는 말은 처음 들어본다. 담당 수사관이 그런 이야기를 해달라고 사설업체에다 의뢰하는 건 말도 안 된다. 진행 중인데"라고 통화 내용을 부인했다.

이에 SBS 측이 당시 전화 통화 녹취록을 들려주자 담당 경찰관은 "내가 통화한 건 맞지만 그렇게까지 말 할 상황이 아닌데. 지금 상당히 내가 난처한 입장이 된 거냐"라고 난감함을 표했따. 백성문 변호사는 이러한 정황에 대해 "증거인멸 문제가 될 수 있고 직무유기나 직권남용 문제가 될 수도 있다"라고 지적했다.

또한 정준영은 2016년 당시 증거가 담긴 휴대전화를 잃어버렸다며 경찰에 추후에 제출하겠다고 한 사실이 밝혀졌다. 그러나 '8뉴스'에 따르면 당시 휴대전화는 멀쩡했고, 정준영 말만 믿은 경찰은 정준영의 휴대전화도 확보하지 못했다는 전언이다.

더불어 '8뉴스'는 정준영을 비롯해 승리, 최종훈 등이 있는 채팅방에서도 권력 기관과 유착돼있다는 것을 의심하게 하는 내용이 발견됐다고 추가로 보도했다. 이날 공개된 채팅방에서는 고위직 경찰 이름 등이 여러 차례 거론됐다.

공개된 바에 따르면 2016년 3월 7일 최종훈은 다른 아이돌 그룹 멤버의 음주 기사를 전달하며 "나는 유모씨 때문에 살았다"라고 말했다.

즉, 최종훈이 음주운전에 걸렸지만 '유모씨' 때문에 언론과 대중에게 알려지지 않았다는 걸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유모씨'는 승리와 투자회사 유리홀딩스를 공동 설립한 동업자이다.

이에 정준영은 "(최)종훈이 이번에 (신문) 1면에 날 수 있었다"라고 말했고 최종훈은 "내가 왜 기사가 나. 얼마나 조용히 처리했는데"라고 전해 놀라움을 안겼다. 그러자 김모씨는 "조용히? 유 회장님이 얼마나 발 벗고 나서셨는지 알아?"라고 말했고 승리는 "다음 음주운전은 막아줄 거란 생각하지 말아라. OO형이 자기 돈 써서 입막아줬더니"라고 답해 의혹을 증폭시켰다.

이와 관련해 최종훈의 소속사 FNC엔터테인먼트는 공식 보도자료를 통해 "최종훈은 2016년 2월 서울 이태원에서 경찰의 음주단속에 걸려 250만원의 벌금과 100일 면허정지 처분을 받고 이를 이행한 사실이 있음을 본인을 통해 확인했다"라고 음주운전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경찰 유착에 관한 보도와 같이 언론사나 경찰을 통해 그 어떤 청탁도 한 사실은 없음을 본인을 통해 확인했다"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그가 속해 있는 채팅방에서 경찰 고위 인사의 비호 의혹을 불러일으킬 만한 내용이 또다시 포착됐다. 김모씨는 "어제 OO형이 '경찰총장'이랑 문자한 것도 봤는데 누가 찌른 것도 다 해결될 듯"이라고 말했고, 승리는 "문자 뭐라고 했는데"라고 물었다. 김모씨는 "다른 가게에서 사진 내부 찍고 찔렀는데 총장이 시샘해서 한 거니 걱정하지 말라고. 다 해결해주겠다고 했다"라고 자신이 본 문자 내용을 설명했다.

정준영, 최종훈, 승리, 유모씨 등의 카카오톡 대화 내용이 공개되면서 경찰과의 유착 관계 의혹에 힘이 실리는 가운데, 민갑룡 경찰청장은 앞선 긴급 기자간담회를 통해 경찰 최고위층까지 연루돼 있다는 유착비리 의혹을 언급하며 "경찰의 모든 역량을 총동원해 철저히 수사·감찰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경찰 측은 책임자 조용식 서울지방경찰청 조용식 차장을 필두로 서울 광역수사대, 지능범죄수사대, 사이버수사대, 마약수사대 등을 합류시켜 클럽 버닝썬 특수수사팀을 구성했다.

[사진 = SBS 방송화면, 마이데일리 사진DB]

이예은 기자 9009055@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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