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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이승길 기자] 불쌍한 걸로 1등, 처절한 걸로 1등, 연기력도 1등이었다. 배우 유준상이 일찌감치 연말 KBS 연기대상의 유력한 후보로 거론되는 이유다.
KBS 2TV 수목드라마 '왜그래 풍상씨'(극본 문영남 연출 진형욱)가 14일 40회를 끝으로 막을 내렸다.
'왜그래 풍상씨'는 지난 2개월 간 동생 바보로 살아온 중년남자 풍상씨(유준상)와 등골 브레이커 동생들의 이야기를 그려왔다. '막장'과 '짠내'를 오가는 전개 속에 유준상, 오지호, 이시영, 전혜빈 등 배우들의 열연이 이어지며 평일드라마로는 이례적인 20%대 시청률을 기록했다.
특히 타이틀롤 풍상 역을 맡은 유준상의 활약이 발군이었다. 바람 잘 날 없는 풍상네의 이야기 속에서 풍상은 미련해보일 정도로 우직하게 동생들만을 사랑하고 지원하는 인물이었다. 하지만 동생들은 늘 풍상의 기대에 어긋났고, 그로 인해 풍상의 눈물은 마를 날이 없었다.
결국 이런 마음 고생은 몸의 병으로 이어졌고, 간암으로 인해 생명의 위기를 겪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혼자 영정사진을 찍고, 믿었던 가족들의 배신에 소리 조차 내지 못하고 오열하는 모습 등 유준상의 감정 연기는 시청자들의 눈물샘까지 자극했다.
초반 '뻔한 주말극', '막장' 등으로 평해지던 '왜그래 풍상씨'의 시청률과 평이 급상승한 대목도 바로 유준상의 투병 연기가 펼쳐진 후반부였다.
풍상이 정상(전혜빈)과 화상(이시영)으로부터 간 이식을 받은 뒤의 모습을 그린 마지막 회에서도 유준상의 연기는 빛났다. 목숨을 걸고 가족이 살아갈 수 있는 돈을 마련한 막내 외상(이창엽) 앞에서는 오열했고, 힘겨운 순간 곁을 지켜준 아내 간분실(신동미)를 향해서는 애틋한 고백을 건넸다. 담담하게 털어놓은 "지난겨울이 정말 힘들었는데 지금 생각해보니 행복했다. 아프길 잘했다. 아프지 않았다면 동생들의 마음도 몰랐을 거다. 동생들이 내 짐인 줄 알았는데, 힘이었다. 저 녀석들 없으면 난 못살았을 거다. 그리고 아내에게 고맙다. 아내 덕분에 여기까지 왔다"는 풍상의 회고는 작품의 주제 의식을 고스란히 드러낸 문장이었다.
시청률과 연기력, 두 마리 토끼를 제대로 잡은 유준상은 '2019 KBS 연기대상'에서 첫 번째 대상 후보로 호명 될 자격이 있다.
[사진 = KBS 2TV 방송화면 캡처]
이승길 기자 winnings@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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