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두루두루 기회를 줄 수 있다."
롯데의 올 시즌 선발로테이션은 브룩스 레일리, 제이크 톰슨이 중심을 잡고 김원중, 장시환이 뒤를 잇는다. 레일리와 톰슨의 원투펀치가 중심을 잡아도 상대적으로 4~5선발이 불안해 보이는 건 사실이다.
일단 장시환부터 선발 경험이 거의 없다. 그러나 양상문 감독은 장시환의 빠른 볼이 선발투수로 통할 것이라는 가능성을 일찌감치 피력했다. 그런데 장시환이 4선발로 자리잡는다고 해도 5선발이 명확하지 않다.
그래서 양 감독이 고안한 전략이 선발 1+1이다. 5선발이 나와야 할 경기에 5선발급 투수 2명을 나란히 배치하는 방식이다. 양 감독은 윤성빈, 송승준, 박시영, 김건국 등을 후보로 내세웠다. 스프링캠프부터 준비시켰다. 14일 시범경기 고척 키움전을 앞두고 "이미 본인들에게 시즌 초반에는 그렇게 갈 것이라고 통보했다"라고 밝혔다.
현실적으로 5선발 후보들이 안정적으로 풀타임 선발을 소화할 경쟁력이 다소 떨어진다는 판단이 깔려있다. 이를테면 경험이 부족하거나, 긴 이닝을 소화할 스테미너가 부족하거나, 경기운영에서 부족한 부분이 있다고 봐야 한다.
대신 두 사람이 한 경기에 동시에 투입, 6~7이닝 정도를 3~4실점 정도로 막아내면 서로의 단점을 상쇄, 어지간한 선발투수 한 명의 퍼포먼스를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는 계산이다. 이를테면 구위가 좋지만, 세부적 약점으로 긴 이닝을 안정적으로 끌고 가기 쉽지 않은 선발투수 뒤로 송승준처럼 경험 많은 베테랑이 +1 역할을 맡으면 이상적이다.
사실 선발진이 좋은 팀도 한 시즌 내내 고정된 5~6명의 선발투수로 끌고 가는 건 불가능하다. 부상 및 체력, 상대 분석 등의 변수가 있기 때문이다. 오히려 3~4명의 5선발 요원이 상대 투수, 라인업에 따라 다양한 조합으로 등판하면 상대에 혼란을 안길 수도 있다. 양 감독은 "체력적인 부분에서 서로 세이브 할 수 있다. 서로 부족한 부분을 메우는 의미도 있다"라고 말했다.
1+1 5선발이 화요일에 등판할 경우 일요일에도 등판해야 한다. 그럴 경우 투수 엔트리 운용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그래서 처음부터 2명이 아닌 4명을 준비시키는 것이다. 양 감독은 "그럴 경우 다른 방법을 찾아야 한다. 화요일에 나선 1+1 투수들을 엔트리에서 말소하고 다른 1+1 투수들을 일요일에 기용한 뒤 날짜에 맞춰 다시 1군에 올릴 수도 있다"라고 설명했다.
유연성이 담긴 전략이다. 5선발이 나설 때마다 1+1을 사용하겠다는 뜻도 아니다. 특정 투수 한 명이 5선발에 두각을 드러낼 경우 없던 일이 될 수도 있다.(최상의 시나리오다) 그래서 양 감독도 "일단 시즌 초반은"이라는 단서를 붙였다.
반대로 최악의 경우 선발 경험이 부족한 장시환마저 흔들리면서 4선발이 나서는 날에도 1+1을 활용해야 할지도 모른다. 1+1 조합 자체가 실전서 위력이 떨어질 경우 어느 시점에서 구상 자체를 폐기할 가능성도 있다. 5선발 후보 4인방 모두 페이스가 좋지 않은 상황에도 대비해야 한다.
이 부분은 올 시즌 초반 롯데의 순위다툼에 큰 영향을 미칠 게 분명하다. 벤치의 판단이 상당히 중요하다. 양 감독은 "장, 단점이 있는데 고루 기회를 주면 괜찮을 것이다"라고 기대했다.
[윤성빈(위), 송승준(아래).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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