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6이닝을 넘기지 않으려고 한다."
키움 최원태는 작년 8월30일 아시안게임 슈퍼라운드 일본전서 선발 등판, 2이닝을 던진 뒤 팔꿈치 통증으로 물러났다. 이후 소속팀 페넌트레이스, 포스트시즌 등판까지 불발됐다. 무리하면 던질 준비를 할 수도 있었지만, 구단은 휴식을 택했다. 길게 보고 내린 결정이었다.
덕분에 최원태는 올해 애리조나 스프링캠프를 건강하게 소화했다. 장정석 감독은 14일 시범경기 고척 롯데전을 앞두고 "애리조나에서 정상적으로 시즌을 준비했다. 전혀 아프지 않았다. 올 시즌에는 아프지 않는 게 가장 중요하다. 아프지 않으면 본인 역할을 충분히 해낼 것이다. 지난 2년간 10승을 넘겼으니 올 시즌에도 그 정도는 해주지 않을까"라고 기대했다.
최원태는 2017년에도 어깨 통증이 있었다. 키움은 최원태가 토종 우완에이스로 10년 이상 팀을 이끌어주길 원한다. 작년에는 다른 투수들, 다른 파트에서 적절히 힘을 모아 최원태 공백을 메웠지만, 매년 이런 어려움을 겪을 수 없다. 장 감독은 "폼 문제, 최근 2~3년간 많이 던진 영향"이라고 해석했다. 그러면서 "근본적인 원인을 찾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근본적인 관리방안을 마련했다. 작년 SK 김광현처럼 연간 이닝제한을 두기보다 매 경기 이닝 제한을 두는 쪽으로 결정했다. 장 감독은 "투구수 6~70개에서 끊는 것도 생각하고 있지만, 개수보다 이닝으로 제한하는 게 좋을 것 같다. 6이닝 이상 던지게 하지 않으려고 한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시즌을 치르면서 두 차례 정도 1군 엔트리에서 빼서 열흘간 휴식을 주는 방안도 고려 중이다. 장 감독은 "크게 두 턴 정도 쉬게 하려고 한다"라고 말했다. 이 부분은 SK가 작년에 김광현을 관리했던 맥락과 비슷하다.
물론 100% 확정된 건 아니다. 장 감독도 "몸 상태나 여러 상황에 따라 6이닝이 넘어갈 수도 있다. 다만, 체계적으로 관리하는 게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은 확실하다. 작년에 최원태의 빈 자리가 확실히 크게 느껴졌다"라고 밝혔다.
팀 선발진 상황, 크게 볼 때 마운드 사정과도 연관이 있다. 키움은 올 시즌 제이크 브리검, 에릭 요키시가 원투펀치다. 그러나 최원태를 제외하면 확실한 토종선발은 없다. 4~5선발로 가닥을 잡은 안우진과 이승호는 풀타임 경험이 없다. 그래서 최원태를 더욱 확실히 관리할 필요성이 있다.
주변 환경은 괜찮다. 불펜이 안정적이다. 올 시즌 키움 불펜은 기존 김상수, 오주원에 FA 이보근을 붙잡았다. 조상우가 불미스러운 사건을 딛고 돌아왔고, 한현희가 선발진에서 불펜으로 이동했다. 최대 5명으로 필승조를 꾸린다.
필승계투조가 안정적으로 돌아갈 경우, 최원태가 많은 이닝을 소화하지 않아도 전체적인 마운드 운용에 큰 지장이 없다. 좀 더 크게 보면 안우진과 이승호가 흔들리지 않고 선발진에 자리를 잡으면 불펜도 그만큼 부담을 던다. 이런 부분들이 최원태의 관리에 탄력을 받게 할 수도 있다.
플랜B도 필요하다. 장 감독은 애리조나에서 우완 김동준과 김선기를 미리 준비시켰다. 최원태가 휴식할 때 선발로 기회를 잡을 수 있는 후보들. 다만, 김선기는 애리조나 캠프 막판 어깨 염증으로 이탈했다. 장 감독은 "처음부터 다시 준비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털어놨다.
김동준은 페이스가 괜찮다. 장 감독은 "2군에서 선발로 준비시키려고 했는데 1군에서 쓸 수 있으면 쓰는 게 맞다. 일단 중간계투로 투입하다 상황에 따라 선발로 준비시킨다"라고 말했다. 김동준은 최원태가 엔트리에서 빠질 때, 혹은 최원태를 포함한 토종 선발투수들이 흔들릴 때 플랜B 1순위다. 일단 기존 불펜요원들을 돕는 역할로 1군에서 출발한다.
주변 환경은 맞아떨어진다. 올 시즌 키움 마운드 뎁스가 괜찮은 편이다. 불펜과 플랜B가 잘 받쳐주면 최원태가 올해 롱런할 기반을 다질 수 있다. 장 감독은 "사실 선발투수가 평균 6이닝만 던져도 선발로서 적게 던지는 게 아니다"라고 말했다.
[최원태.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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