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이후광 기자] KIA는 시즌에 앞서 고질적 약점으로 꼽힌 불펜의 세대교체를 단행했다. 기존의 임창용, 윤석민, 김세현이 아닌 젊은 투수들로 새 판을 꾸린 것. 이들은 시범경기의 상승세를 개막전까지 이으며 KIA 뒷문에 새 물결을 일으켰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프로 2년차 하준영(20)이 있다.
하준영은 지난 23일 홈에서 열린 LG와의 개막전에서 구원 등판해 1⅓이닝 1피안타 3탈삼진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8회 1사 2루서 등판해 오지환을 삼진, 김현수를 유격수 땅볼로 처리한 뒤 9회 조셉-채은성을 연달아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비록 박용택에게 안타를 맞고 김윤동과 교체됐지만 시범경기 4⅓이닝 무실점 호투가 우연이 아님을 충분히 입증한 한판이었다.
광주에서 만난 하준영은 “지난해 1군에서 던진 경험도 있고 시범경기 때도 공을 많이 던져서 개막전인데도 긴장이 많이 안 됐다. 좋은 결과가 있었다”며 “작년에는 타자에게 많이 지고 들어갔다. 처음이라 많이 떨고 자신감이 없었는데 올해는 비시즌부터 준비를 많이 해 작년보다 자신감이 생겼다”고 첫 등판을 되돌아봤다.
하준영은 성남고를 나와 2018 2차 2라운드 16순위로 KIA 유니폼을 입었다. 대부분이 그렇듯 첫해는 시행착오의 연속이었다. 1군 15경기서 14⅔이닝 동안 15실점하며 평균자책점 9.20으로 데뷔 시즌을 마친 것. 1군의 맛을 본 하준영은 비시즌 누구보다 굵은 땀방울을 흘렸다. 살이 좀처럼 찌지 않는 체질이지만 평소보다 식사량을 3배 가량 늘리며 체중을 4kg 증가시켰다. 이는 곧바로 직구의 구속 및 구위 상승으로 이어졌다.
하준영은 “정말 많이 먹었다. 안 먹으면 바로 빠지는 체질인데 남들보다 2~3배 더 먹으면서 4kg이 쪘다. 웨이트 트레이닝으로 하체도 강화했다”며 “그 결과 힘이 붙으면서 스피드가 올라갔다. 여기에 좀 더 앞에서 던지자고 생각하니 변화구 각도, 직구 구위가 함께 좋아졌다”고 설명했다.
개막전에서 김현수, 박용택 등 정상급 타자들과 상대한 느낌은 어땠을까. 하준영은 “가장 긴장됐다”면서도 “강한 타자인 만큼 좀 더 힘이 생겼다. 작년에도 상대해봤지만 계속 좋은 결과를 낸 건 다 운이라고 생각한다”고 멋쩍은 웃음을 보였다.
이번 인터뷰에서 하준영에게 가장 많이 언급된 단어는 자신감이었다. 그만큼 하준영은 오프시즌 혹독하게 자신을 채찍질했다. 김기태 감독은 “정말 성실한 선수다. 겨울에 준비를 잘했다”고 했다.
하준영은 “자신감이 생기려면 연습을 정말 많이 해야 하는데 오프시즌 정말 열심히 했다고 생각하니 자신감이 안 붙을 수 없다. 이만큼 했는데 시즌 들어가서 자신감 없이 던지면 안 된다”고 힘줘 말했다.
하준영은 올 시즌 마무리 김윤동 앞에서 셋업맨 역할을 수행한다. 지금의 안정감이라면 KIA 뒷문 체질 개선의 적임자가 될 수 있다. 하준영은 "올해가 정말 좋은 기회라고 생각한다"며 "아직 어리다 보니 감독님이 등판시켜주시면 정말 열심히 던질 것이다. 별 탈 없이 다치지 않고 시즌을 완주하겠다”고 당찬 각오를 밝혔다.
[하준영. 사진 = 광주 이후광 기자 backlight@mydaily.co.kr, 마이데일리 DB]
이후광 기자 backlight@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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