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 우수한 수비 집중력, '실책' 범가너와 달랐다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투수는 제5의 내야수다. 타구 스피드가 중요하고, 시프트도 다양화된 현대야구에서 투수의 수비력은 꽤 중요하다.

2019 메이저리그 LA 다저스와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정규시즌 2차전이 열린 3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엔젤레스 다저스타디움. 류현진(LA 다저스)과 매디슨 범가너(샌프란시스코)가 선발 맞대결을 벌였다.

두 사람은 수비력이 좋은 수준이다. 류현진의 경우 육중한 몸에도 민첩성이 뛰어난 편이다. 그런데 이날만큼은 두 사람의 수비 집중력의 차이가 승부에 큰 영향을 미쳤다. 이대로라면 류현진은 시즌 2승, 범가너는 패전으로 이어진다.

LA 다저스가 선제 5득점한 3회말. 범가너의 실책이 단초가 됐다. 선두타자는 베테랑 러셀 마틴. 전성기가 지난 포수라 발이 빠르지 않다. 그러나 볼카운트 1S서 2구 땅볼을 직접 잡아 원 바운드 송구를 했으나 정확하지 않았다.

물론 1루수 브랜든 벨트가 송구를 잡다 떨어뜨리긴 했다. 그러나 기록상 범가너의 송구 실책. 평범한 타구인 걸 감안할 때 애당초 범가너의 정확하지 못한 송구가 화근이었다. 이후 류현진이 희생번트 자세를 취했으나 스트레이트 볼넷을 내주며 급격히 흔들렸다.

반면 류현진은 깔끔한 수비를 선보였다. 5-0으로 앞선 4회초 1사 주자 없는 상황. 잡아당기는 좌타자 브랜든 벨트에 대비, 2루수 키케 에르난데스가 우측 외야로 나갔다. 유격수 코리 시거가 3유간을 비우고 2루를 커버했다. 우측 편향 시프트.

벨트는 류현진의 투심패스트볼을 잡아당겨 1,2간으로 총알 같은 타구를 날렸다. 1루수 맥스 먼시가 몸을 던졌으나 타구는 외야로 뚫고 나갔다. 이때 뒤에서 버티던 에르난데스가 재빨리 타구를 걷어냈다.

이 과정도 좋았지만, 류현진의 대처도 훌륭했다. 투수는 우측 타구가 나오면 기본적으로 1루 커버 혹은 백업을 들어간다. 이 상황은 1루수 먼시가 슬라이딩을 하느라 1루를 비운 상황. 확실한 커버가 필요했다. 재빨리 뛰어가 1루를 커버했고, 에르난데스의 송구를 받아 직접 아웃카운트를 올렸다.

깔끔한 4-1 플레이. 범가너의 송구 실책과 대비되는 장면이기도 했다. 경기 흐름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 비록 류현진은 6회 범가너에게 좌월 투런포를 맞았으나 적어도 수비 집중력, 투구 내용에선 범가너에게 비교 우위였다.

한편으로 이 플레이는 류현진의 건강이 완전히 회복된 증거였다. 지난해 5월 3일 애리조나전서 사타구니에 부상, 3개월 정도 쉬었다. 그러나 약 1년이 지난 이날, 류현진의 전력질주 및 1루 커버는 그만큼 건강하다는 걸 입증한 장면이었다. 좋은 투구만큼 수비 집중력, 좋은 건강상태를 보여줬다.

[류현진.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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