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투기
[마이데일리 = 최창환 기자] 챔피언들이 총출동, 화제를 모았던 AFC 11이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AFC(엔젤스파이팅챔피언십)은 지난 8일 신도림 테크노마트에서 ‘AFC 11 – Challenge for New Champions’를 개최했다.
이번 대회는 AFC 종합격투기 부문 챔피언 3명이 한자리에 모이는 호화로운 대진으로 꾸며졌다. 이 가운데 페더급 챔피언 문기범(30, 팀 매드)과 무제한급 챔피언 쟈코모 레모스(31, 브라질)는 피니시로 승리, 체급 최강자 자리를 공고히 했다. 그러나 웰터급 챔피언 배명호(34, 팀 매드)는 일격 서브미션에 덜미를 잡히며 타이틀을 상실했다.
경기 취소 후 3개월 만에 웰터급 타이틀에 도전한 조나스 보에노(35, 브라질)는 웰터급 챔피언 배명호를 역전 서브미션으로 잡아내며 벨트를 거머쥐었다. 경기 내내 배명호가 그래플링으로 앞서나가고 있었으나 보에노의 필살 하체관절기가 적중, 결과는 뒤집혔다. 보에노는 3라운드 3분 55초 니바로 탭을 받아냈다.
배명호는 1라운드 초반 펀치를 통해 클린치로 붙었고, 보에노는 곧바로 길로틴으로 카운터를 쳤다. 서브미션 캐치 사인까지 나왔으나 배명호는 차분히 풀어내며 하프가드를 잡았다. 이후 배명호의 시간이 시작됐다. 배명호는 상대 저항만 하나하나 제압해가며 점수를 올렸다. 하지만 보에노가 2라운드 중반 한 차례 통했던 하체관절기 시도를 3라운드 후반에 다시 시도했고, 이번엔 니바가 적중하며 배명호는 탭을 쳤다.
준 메인이벤트에 선 페더급 챔피언 문기범은 논타이틀 매치에서 전 URCC 페더급 챔피언 ‘언데드’ 이도겸(30, 왕호 MMA)을 펀치 TKO로 제압했다. 계체 실패로 라운드당 4점 감점을 받고 시작한 이도겸은 좋은 움직임을 보였음에도 찰나를 파고드는 문기범의 펀치에 쓰러졌다.
문기범은 인터뷰를 통해 “거만하게 말하겠다. 난 지금 외국 단체 챔피언들까지 이기며 싹쓸이 중이다. 이제 AFC 페더급에 내 상대는 없다. 월장하거나 UFC에 진출해 AFC를 더 알리고 싶다”라고 말했다.
이도겸은 초반 빠른 킥과 후속 펀치로 챔피언을 위협했다. 그러나 기세를 올려 라이트훅을 던지며 달려드는 순간 경기가 뒤집혔다. 문기범은 상대 앞손을 패링하며 중심을 흔들었고, 크로스 카운터로 라이트 훅을 적중시키며 상대를 무너뜨렸다. 이미 흔들렸던 이도겸은 후속 파운딩에 그대로 TKO됐다.
무제한급 챔피언 쟈코모 레모스는 한 차례 위기를 넘긴 끝에 ‘코리안 베어’ 임준수(38, AFC)를 꺾고 1차 방어전에 성공했다. 임준수가 레슬링 싸움을 연거푸 떨쳐내고 타격전을 주도, 승리를 눈앞에 두는 듯했다. 하지만 레모스의 끈질긴 그라운드 앤 파운드에 결국 주저 앉으며 2라운드 4분 33초 파운딩에 의한 TKO 패를 당했다. 격하게 승리를 자축한 레모스는 “한국 팬들 정말로 사랑한다”라고 말한데 이어 한국어로 “감사합니다”라고 덧붙였다.
초반 타격을 섞으며 임했던 레모스는 이내 무리라는 판단이 선 듯, 필사적으로 테이크다운을 시도했다. 그러나 임준수가 클린치를 방어했고, 오히려 제풀에 지친 레모스가 넘어지자 상위를 잡기도 했다. 레모스는 이후에도 죽기살기로 클린치를 시도했으나 별다른 데미지를 주진 못했다.
2라운드서 임준수가 로우킥으로 시작한 펀치 콤비네이션을 통해 레모스를 공략, 승기를 잡는 듯했다. 하지만 클린치에서 힘이 빠진 듯 이어지는 더블렉 테이크다운을 허용하며 파운딩에 무력하게 무너졌다.
계체 실패로 라운드당 2점 감점을 안고 시작한 ‘야생마’ 김경표(28, MMA 스토리)는 판정까지 가지도 않았다. 1라운드 서브미션으로 빅토르 토파넬리(33, 브라질)를 제압했다. 우월한 그래플링으로 단 한 번의 위기도 겪지 않으며 4분 23초 만에 암바로 탭을 받아냈다. 토파넬리도 베테랑답게 잘 대처했지만, 김경표가 대단히 압도적이었다.
1라운드 초반부터 더블렉 테이크다운에 성공한 김경표는 일어나는 상대를 끈질기게 추격하며 끝내 상위포지션을 차지했다. 토파넬리가 가드패스는 허용하지 않으며 저항했지만, 힘이나 기술 모두 김경표가 한 수 위였다. 김경표는 무리하지 않으며 파운딩만 차곡차곡 쌓아나갔고, 기무라로 위협하며 풀마운트까지 탔다. 그래도 토파넬리가 파운딩에 대처를 잘 하자 아메리카나에 이은 암바로 끝내버렸다. 완승이었다.
“평소 좋아하는 선수지만 경기장에서는 내가 이길 것”이라고 출사표를 던진 이진세(26, 대전 팀JS)는 약속대로 ‘매드 조커’ 조성원(31, 팀매드)을 잡아냈다. 이전보다 묵직해진 펀치와 영리한 스탠딩 움직임으로 시종일관 우위를 점한 끝에 3라운드 3-0 판정승을 거뒀다.
이진세는 시작과 동시에 저돌적으로 양 훅을 휘중얶다. 조성원은 잠시 당황한 듯했느마 이내 침착하게 맞받아쳤고, 이어지는 태클까지 떨쳐내며 스탠딩으로 돌아왔다. 이후 조성원은 안면정타를 다수 허용하면서도 크게 웃으며 들어오라는 도발을 했다. 이어 춤까지 추면서 걸어들어갔다.
그러나 이진세가 오히려 싸움을 받아주지 않으며 카운터만 차곡차곡 쌓아나갔다. 라운드 막판 테이크다운을 성공하기도 했다. 조성원은 백스핀 블로를 적중시키고 길로틴으로 가운터를 치는 등 센스 있는 모습도 보였지만, 결국 이진세의 거리를 깨지 못했다. 체력적으로 우위를 점한 3라운드에서조차 상대를 코너로 몰아놓고, 오히려 카운터를 맞는 등 불안한 모습을 보인 끝에 패배했다.
메인카드 오프닝매치에서는 4일 만에 경기에 투입된 안재영(31, 팀 마초)이 안경준(28, 천안 MMA)을 판정으로 꺾었다. 안경준은 중간중간 압박과 날카로운 어퍼컷을 보여줬지만, 안경준의 노련한 킥복싱에 밀려 2라운드 종료 0-3 패배를 당했다.
안재영은 쉴 새 없이 사각을 만들며 상대 펀칭 거리만 주지 않고 잽, 스트레이트와 로킥으로 안경준을 괴롭혔다. 내내 끌려다니던 안경준은 1라운드 막판 깔끔한 어퍼컷으로 다운을 따낸 이후 압박에 나섰다. 기세를 몰아 2라운드 중반 또 한 번 사각으로 돌아나가는 안재영에게 정확한 어퍼컷을 맞췄다. 그러나 막판 1분 가량 안재영이 콤비네이션으로 몰아치며 점수를 가져오며 승리를 차지했다.
엔젤스히어로즈 슈퍼파이트 2경기에서는 치열한 혈투가 펼쳐졌다. 정기한(25, 라온 짐)과 이규동(24, 연수삼산 무에타이)은 15분 내내 쉴 새 없이 타격을 주고 받은 끝에 무승부를 거뒀다. 정기한이 초반, 이규동이 후반을 가져가자 판정단은 1-0 무승부로 채점했다.
정기한은 상대 카운터를 저돌적인 전진으로 1라운드부터 다운을 따냈다. 그러나 1라운드 중반부터는 잽과 뒷발 로킥을 앞세워 이규동이 흐름을 잡았고, 정기한은 급속도로 체력이 떨어지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휴식시간 동안 정기한이 빠르게 체력을 회복, 경기는 한 치 앞을 알 수 없는 승부로 전개됐다. 순간적인 타격 교환에서는 이규동의 센스가 빛났으나, 앞서는 힘을 바탕으로 뚝심 있게 밀고 들어가는 정기한 역시 만만치 않았다.
이규동은 3라운드에 승부수를 띄웠다. 죽기살기로 거리를 좁히며 상대 턱을 노렸다. 정기한은 조금씩 밀리면서도 결정타는 맞지 않으며 판정까지 경기를 끌고 갔다. 마지막 순간에는 정확한 카운터 라이트를 돌려주기도 했다. 결국 승자도 패자도 없는 무승부가 선언됐다.
엔젤스히어로즈 슈퍼파이트 1경기에서는 박상현(24, MMA 스토리)이 ‘늦깎이 신인’ 장현진(28, 레드훅 MMA 멀티짐)을 초살 TKO로 제압했다. 초반 장현진이 가드를 약간 낮추고 라이트 어퍼컷을 치며 들어오자, 박상현은 레프트 훅으로 다운을 따냈다. 장현진이 반격을 노렸찌만, 박상현은 차분히 파운딩을 쌓아나가며 18초 만에 레프리 스톱을 받아냈다.
11번째 넘버링 대회를 마무리한 AFC는 또다른 ‘트리플 타이틀전’이 준비된 ‘AFC 12 – Hero of the Belt’를 준비하고 있다. 또한 ‘키다리 아저씨’ 최홍만과 전 페더급 타이틀 도전자 이민구가 출전한다. 티켓 판매 수익금은 희귀난치병 환아와 저소득 취약계층 어린이에게 전달된다. 경기는 KBS N 스포츠 생중계, 네이버 스포츠 LIVE 중계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AFC 11. 사진 = AFC 제공]
최창환 기자 maxwindow@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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