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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박윤진 기자] 전에 본적 없는 악역, 배우 류수영이 해냈다. 어느 날 사라진 아내 마리를 찾아 짐승처럼 세상을 뒤지는 재벌남 강인욱을 연기한 그는 본인조차 "너무 셌다"고 인정할 정도로 진저리 나는 역할이었다.
얼굴까지 바꿔가며 용수철처럼 튕겨져 나가는 마리를 수단과 방법 가리지 않고 붙잡아 가두는 남자다. 사랑하는 아내의 목덜미에 얼굴을 파묻고 입을 맞추는 장면은 피가 튀기거나 총알이 튀어 나오지 않아도 머리끝이 쭈뼛 서는 소름을 유발했다.
류수영은 7일 서울 강남의 한 카페에서 MBC 주말드라마 '슬플 때 사랑한다' 종영 기념 인터뷰를 열고 "지금까지 드라마 쉽게 찍은 것 같다"며 40부 대장정을 마친 소회를 털어놨다.
선뜻 출연 결정을 내렸는지 묻자 "어떻게 표현할까, 도전의식이 많이 생겼다. 큰 고민 안 했다"며 "강한 내러티브를 갖는 캐릭터라면 도전해 볼만하다 했다"는 것.
특히 "이게 내 본캐인가, 내 안에 이런 게 있나 두려움이 생겼다"고 말할 정도로 강인욱에 깊이 빠져 연기한 류수영이다.
메소드급 연기를 펼친 배우들이 작품 종영 후 체력 고갈 등을 이유로 인터뷰를 거절하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그는 "새벽마다 지옥 같은 시간이다. 악몽을 꾼다. 드라마처럼 벌떡 일어나기도 했다"고 말하면서도 "괜찮을 거라 생각한다. 어둠에서 빠져 나와야 산다는 걸 드라마 찍는 내내 염두에 뒀다. 가정이 있으니까 집에서도 어둡게 행동하면 모두가 불행해지는 거다"라고 베테랑의 여유를 드러냈다.
류수영은 빈틈 없는 연기력에 시청자들은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대상급 연기' '명품 배우' 등 온갖 듣기 좋은 수식어가 댓글창을 장식했다. 새삼 우쭐해질 법도 하지만 그는 쑥스러운 듯 웃으며 "밤 새고 다크서클 얹어가며 연습해 연기한 걸 잘 했다고 해주시니까 기분이 좋았다. 그렇게 봐주신 것만으로 감사하다"고 했다.
가급적 빨리 연기해보고 싶은 캐릭터가 있는지 욕심을 묻자 류수영은 장르물을 꼽고 "OCN 같은 채널에서 다룰 법한 소재, 공중파에선 못 다루는 어두운 이야기를 꼭 해보고 싶다"며 바람을 내비쳤다.
[사진 = 플라이업엔터테인먼트 제공]
박윤진 기자 yjpark@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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