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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윤욱재 기자] LA 다저스 류현진(32)이 9회에 마운드를 밟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일이었다.
현대 야구에서는 보통 선발투수의 한 경기 투구수를 100개 안팎으로 한정한다. 그런데 류현진은 8회까지 단 82개의 공만 던졌고 투구 내용도 완벽했으니 9회에도 마운드에 오를 자격이 있었던 것이다.
류현진의 투구는 완벽했다. 류현진은 8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다저스타디움에서 벌어진 2019 메이저리그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와의 홈 경기에서 선발 등판, 9이닝을 홀로 책임지며 4피안타 완봉승을 거뒀다. 시즌 4승째. 다저스는 9-0으로 승리했다.
6년 만에 맛본 감격이다. 2013년 5월 29일 LA 에인절스전 이후 2170일 만에 완봉승을 거둔 것이다. 메이저리그 무대에서 생애 두 번째 완봉승을 기록했다.
류현진이 경제적인 투구가 가능했던 것은 이날 경기에서도 사사구 1개도 헌납하지 않는 공격적인 피칭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풀카운트 접전에서도 정면승부와 유인구 승부를 번갈아 하면서 타자들에게 혼란을 줬다. 패스트볼 계열의 투구와 주무기인 체인지업을 적극 활용하고 커터와 커브까지 어느 것 하나 버릴 것 없는 류현진의 레퍼토리는 타자와의 '빠른 승부'를 가능하게 한다.
여기에 류현진의 대담함이 더해졌다. 지난 해 내셔널리그 신인왕을 차지한 로날드 아쿠나 주니어와 5회초 대결은 백미였다. 풀카운트 접전 끝에 7구째 몸쪽으로 89마일(143km) 커터를 붙여 삼진을 잡는 장면은 류현진의 칼날 제구력과 대담함을 보여준다.
이를 우연이라고 할 수도 없다. 류현진은 지난 등판이었던 2일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에서도 8이닝 동안 1점만 내주는 완벽에 가까운 피칭을 보여준 것. 8회에 가서야 투구수 100개가 넘을 만큼 효율적인 피칭이 이뤄졌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그야말로 류현진의 투구는 경지에 올랐다. 150km를 훌쩍 뛰어넘는 강속구를 자랑하는 투수들이 즐비한 메이저리그이지만 류현진은 자신 만의 스타일로도 완봉승을 거둘 수 있다는 것을 스스로 증명했다.
[류현진. 사진 = 마이데일리 DB]
윤욱재 기자 wj3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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