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수원 김진성 기자] 운명의 다이빙 캐치였다.
7~9일 수원 KT-롯데 3연전은 단순히 9위와 10위의 만남이라서 주목 받는 게 아니다. 자칫하다 최하위의 주인공이 바뀔 수 있다는 점에서 큰 관심을 모았다. 7일 경기서 KT가 승리하면서, 최하위 KT가 12승26패 승률 0.316, 9위 롯데가 6연패에 빠지면서 12승24패 승률 0.333가 됐다.
즉, 8일 경기서 KT가 이길 경우 13승26패 승률 0.333, 롯데는 12승25패 승률 0.324가 되는 상황. 9~10위가 자리를 뒤바꾸는 상황이 벌어지게 되는 것. 시즌 초반이라 순위에 큰 의미가 없다고 해도, 9위와 10위는 엄연히 다르다.
특히 롯데로선 맞대결 상대에 9위를 넘겨주고 최하위로 떨어지는 게 유쾌할 리 없다. 하지만, 8일 경기서 4-5로 패배하면서 상상하기 싫은 최악의 시나리오가 현실이 됐다. 선발 제이크 톰슨이 4~5회에 무너졌고, 타선이 뒤늦게 추격에 나섰으나 고비를 넘기지 못했다.
승부처는 단연 7회였다. 2-5로 뒤진 롯데는 주권을 상대로 신본기의 우전안타와 강로한의 중견수 키를 넘기는 1타점 2루타로 추격에 나섰다. 2사 후 이대호와 손아섭, 두 간판타자의 연속안타로 4-5까지 추격했다.
그리고 2사 1,3루 찬스. 동점을 넘어 역전주자까지 나간 상황. 타석에는 하필 올 시즌 초반 극심한 부진에 시달리는 전준우였다. 전준우는 손동현의 초구 커브가 스트라이크가 되는 걸 지켜본 뒤 2구 148km 패스트볼에 방망이를 냈다. 일찌감치 패스트볼에 타이밍을 맞춘 듯했다.
타구는 잘 맞지 않았다. 약간 먹힌 타구였다. 그게 롯데로선 오히려 호재였다. 중견수 멜 로하스 주니어 앞에 뚝 떨어지는 적시타가 될 것으로 보였기 때문. 하지만, KT도 그만큼 수비 응집력이 최대치였다. 이날 승리해야 탈꼴찌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로하스가 전력 질주하며 벤트레그 슬라이딩을 했다. 글러브를 쭉 뻗어 전준우의 타구를 받아냈다. 롯데 벤치에서 곧바로 비디오판독을 신청했다. 그러나 판독결과 원심 유지. 느린 그림으로 볼 때 로하스가 가까스로 타구를 잡아냈다.
만약은 의미 없지만, 만약 로하스가 타구를 원 바운드로 잡았다면 최소한 동점이었고, 혹시 타구를 뒤로 빠트릴 경우 1루 주자까지 홈을 파고 들 수 있는 상황이었다. 어차피 2사라 주자들은 타구가 뜬 순간 전력 질주했다. 즉, 로하스가 타구 수습이 제대로 되지 않았을 경우 롯데의 역전까지도 가능했다.
이후 두 팀은 이렇다 할 장면을 만들지 못했다. 로하스의 다이빙캐치는 최하위 주인공을 바꾼 '더 캐치'였다. KT는 최하위서 벗어났고, 롯데는 최하위를 물려받는 수모를 맛봤다.
[로하스.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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