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최창환 기자] 영양가 높은 연타석홈런이었다. 그리고 방송인터뷰를 통해 흘린 눈물까지. 한화 이글스 내야수 오선진의 데뷔 첫 연타석홈런은 여러모로 흥미로웠다.
오선진은 지난 9일 인천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SK 와이번스와의 2019 신한은행 MY CAR KBO리그 원정경기에서 2번타자(유격수)로 선발 출장, 5타수 3안타(2홈런) 4타점 2득점으로 맹활약했다. 4타점은 오선진의 개인 최다 타이 기록이었다. 한화는 선발투수 워윅 서폴드의 6이닝 5피안타 2볼넷 3탈삼진 무실점 호투를 더해 6-1로 승리하며 2연패 사슬을 끊었다.
또한 2홈런 모두 영양가가 높았다. 특히 첫 홈런은 타석에 임하기 직전 타나베 노리오 타격코치로부터 들은 조언이 결정적인 영향을 끼친 대포였다. 오선진은 한화가 1-0으로 앞선 8회초 무사 상황서 김태훈을 상대로 한화에 2점차 리드를 안기는 홈런을 쏘아 올렸다. 한화 입장에선 이전까지 숱한 득점권 찬스를 놓친 끝에 만든 귀중한 추가득점이었다.
“코치님이 센터 방면으로 공을 보낸다는 마음으로 스윙하라고 조언해주셔서 좋은 결과가 나왔다. 김태훈 선수의 공이 몸쪽으로 조금 몰렸는데, 조언해주신 게 아니었으면 파울이 될 수도 있었다.” 오선진의 말이다.
오선진의 시즌 첫 홈런이기도 했지만, 한화가 SK에게서 달아난 결정적 한 방이었다. SK가 ‘홈런군단’인 만큼, 1점차 리드는 언제든 뒤집힐 수 있는 살얼음판 격차였다. 오선진이 첫 홈런에 대해 “연타석홈런도 좋지만, 첫 홈런이 더 의미가 크다. 1점차로 쫓기는 상황이어서 집중했고, 도망가는 1득점을 만들어냈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물론 2번째 홈런 역시 영양가 만점이었다. 오선진은 한화가 3-0으로 달아난 9회초 2사 1, 2루서 박정배를 상대로 스리런홈런을 쏘아 올렸다. 오선진이 프로 데뷔 후 717번째 경기 만에 만든 첫 연타석홈런이었다. 더불어 한화가 승기를 잡는 쐐기홈런이기도 했다.
오선진은 “베이스를 도는 동안 ‘나에게도 이런 일이 있구나’ 싶었다. 동료들도 ‘ 왜 그래?’라고 하더라”라며 웃었다. 오선진은 이어 “유인구에 스윙하지 않겠다는 생각으로 존을 높게 가져갔는데 운 좋게 실투가 나와 타구도 잘 나갔다. 홈런을 2개 때려 오히려 타격감이 떨어지는 것 아닌지 걱정도 되지만, 다시 팀 배팅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경기종료 후에도 인상적인 상황이 연출됐다. 중계방송사 수훈선수로 선정된 오선진은 인터뷰 도중 갑자기 눈물을 훔쳤고, 3루 측 관중석에 있던 한화 팬들도 “울지마”를 연호했다. 경기가 열리기 전날이 어버이날이었고, 중계진이 어버이날 얘기를 꺼낸 후 부모님 생각에 울컥했다는 게 오선진의 설명이었다.
오선진은 “2군 캠프로 시즌을 준비해서 부모님이 걱정을 많이 하셨다. ‘(1군 캠프)못 가서 어떡하니?’라고 하셔서 ‘2군에서 잘 준비하면 된다’라고 말씀드렸다. 부모님이 신경 많이 쓰셨을 텐데 좋은 모습을 보여드려 기뻐하실 것 같다”라고 말했다.
공교롭게 오선진이 방송사 인터뷰 도중 눈물을 흘릴 때 인천SK행복드림구장에는 자이언티의 히트곡 ‘양화대교’가 반복해서 흘러나오고 있었다. 타격코치의 조언 덕분에 만든 첫 홈런부터 영양가 만점의 쐐기홈런, 그리고 BGM까지. 오선진의 데뷔 첫 연타석홈런은 여러모로 완벽했다.
[오선진. 사진 = 마이데일리DB]
최창환 기자 maxwindow@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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