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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1TV ‘아침마당-이제헌(책임프로듀서),윤중경(프로듀서)’ 시그널은 방송 시작을 알리는 것임과 동시에 소.확.행(小.確.幸), 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을 추구하는 소시민의 하루 출발을 알리는 전주곡이다. 새가 지저귀고 뒤이어 흐르는 빰빰! 빰빰! 빰빠암~!! 하는 경쾌한 선율은 우리 몸을 저절로 춤추게 할 뿐만 아니라 정신까지 맑게 해준다.
‘아침마당’은 1991년 5월 20일 ‘이계진의 아침마당’이라는 타이틀로 첫 방송을 시작해서 현재까지 이어져오고 있는 장수 프로그램으로 먹거리에 비유한다면 ‘밥과 김치’에 해당한다고 말하고 싶다. 한국인은 아무리 좋은 음식을 먹었더라도 ‘밥과 김치’가 빠지면 허전하고 먹은 것 같지 않아 어딘지 모르게 출출한 느낌이 드는데 ‘아침마당’이 바로 그런 프로그램이다.
KBS 1TV에서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오전 8시 25분에 방송되는 ‘아침마당’은 처음 기획했을 당시에는 주부 대상 정보 프로그램이었다. 그러다가 전 국민 대상 프로그램으로 확대되어 오늘에 이르게 되었는데 필자는 아침 과 마당이라는 조합이 참으로 절묘하다고 본다. 익숙하면서도 구태의연하지 않은 신선한 매력이 이 말 속에 자리하고 있기 때문이다.
따지고 보면 우리 한국인은 ‘아침문화’가 생활화된 아침형 인간에 속한다. 지금이야 다양한 직업군과 밤문화가 있어 올빼미형 인간이란 말이 일상용어가 됐지만 6,70년 전만 해도 얘기가 달랐다. 밤에 활동하고 해가 중천에 와 있을 때까지 이불 속에 있으면 별난 사람으로 봤다. 밤이 향락을 상징한다면 아침은 근면함을 나타내기 때문일 터. 그러고 보니 우리 쓰는 말 중에는 아침 조(朝)가 들어간 낱말들이 많다. 우선 조선(朝鮮)이라는 이름부터가 그렇다. 나라를 다스리는 장소를 조정(朝廷), 조당(朝堂)이라고 하고, 정승과 판서를 조신(朝臣)이라고 한 것도 아침문화와 무관하지 않다.
옛 어른들 말씀이 “일년지계는 봄에 있고 일일지계는 아침에 있다”고 했다. 일 년을 잘 지내기 위한 계획은 봄에 하고,?하루를 잘 지내기 위한 계획은 아침에 하라는 뜻으로 일을 할 때에 시작이 중요함을 이르는 말인데 KBS 1TV ‘아침마당’은 이를 매일매일 일깨워주는 삶의 지침서가 아닐까 싶다.
월~금 내내 신선한 정보와 재미가 가득
앞서 잠깐 언급했지만 현재 김재원, 이정민 아나운서가 진행하고 있는 KBS 1TV ‘아침마당’은 시작을 알리는 시그널, 새소리부터가 신(神)의 한수다. 까치, 참새 소리와 더불어 하루를 시작했던 우리 생활습관을 오롯이 담아 낸 ‘아침마당’의 새 소리는 2003년 이후에 추가된 것으로 기억하고 있다. 필자는 ‘아침마당’을 김종원의 축제이야기 소재로 삼으면서 ‘아침’이란 말이 어디서 유래되었는지 어원(語源)과 뜻을 찾아 봤다. 새 우리말 큰 사전 (삼성출판사)에는 아침의 뜻이 ‘날이 샐 때부터 오전 반나절쯤까지의 시간’이라고 나와 있다. 그러면서 ‘몸은 늙어가나 매일 찾아오는 아침은 젊다’라고 예문을 적어 놨다. KBS 1TV ‘아침마당’을 설명하기에 딱 좋은 예문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 말 ‘아침’의 어원은 ‘장작패서 날 새고 어둠을 ?아내는 것’에서 왔다는 설(設)이 있는데 아침마당이 그렇다고 본다.
이렇게 심오한 뜻을 품고 있는 ‘아침마당’은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신선한 정보와 소소한 우리네 삶을 감동적으로 전해주고 있다. KBS 홈페이지 아침 마당 소개 글을 보면 ‘일상에서 만나는 선한 이웃들의 다양한 이야기들을 요일별로 특화, 감동과 재미, 가치와 의미를 담아내는 프로그램, 진한 감동이 있습니다. 삶의 파노라마가 있습니다. 함께 사는 세상, 아름다운 이야기가 있습니다’라고 나와 있는데 아침마당을 볼 때 마다 이 기획의도에 참 충실하다는 칭찬을 하고 싶다.
월요일은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고수들이 펼치는 ‘명불허전’이 감칠맛을 내고 있고, 화요일은 사회의 귀감이 되고 있는 인물을 초대해 지나 온 삶을 반추하는 ‘화요초대석’이 큰 반향을 일으킨다. 또 수요일에는 ‘전국 이야기 대회 도전 꿈의 무대’가 시청자를 울고 웃게 만든다. 먹고 사는 일에 급급해 뒷전으로 밀쳐두었던 꿈을 다시 꺼내 펼쳐 보이는 출연자들을 보면서 우리에게 이 얼마나 소중한가를 다시금 떠올려보게 한다. 그리고 목요일 코너 ‘목요 이슈토크 나는 몇 번?’ 또한 갈수록 큰 공감대를 확장하고 있다. 노키즈 존, 장기기증 등등 사회적으로 민감한 이슈를 다루면서 시청자의 반응을 실시간으로 접목하기 때문에 큰 공감과 신뢰를 얻고 있다. 또한 금요일 방송되는 ‘생생토크 나라면’도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다. 산전수전 모두 겪어 본 연예인과 유명인들이 솔직하게 털어놓는 삶의 이야기는 시청자에게 많은 위안을 준다. 나만 힘든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다들 비슷비슷하게 사는 점에 동질감을 느끼고 거기에서 삶의 에너지를 얻는다. 지역축제도 ‘아침마당’과 같은 진솔한 삶을 기반으로 하는 다양한 콘텐츠를 개발해 적용한다면 절대 망할 일 없이 대박 날 것이라고 본다.
축제와 같은 ‘아침마당’의 변신이 기대 되는 이유
아침마당은 매일 매일 생방송으로 진행되는 게 중요한 특징이다. 생방송을 물고기에 비유한다면 살아 있는 활어(活魚)다. 생동감이 생명인 것은 지역축제도 마찬가지, 그래서 생방송 ‘아침마당’과 ‘6시 내 고향’에 더 많은 애정이 간다. 생방송이 2, 30년 넘게 장수한다는 건 결코 쉽지 않은 일이다. 제작진들이 애를 쓴다고 해서 저절로 유지되는 게 아니다. 시청자와 국민의 반응이 시답지 않으면 그 프로그램은 살아남지 못한다. 그래서 중요한 것이 변화와 혁신인데 ‘아침마당’은 고유의 정체성을 고수하면서 매일 매일이 새롭다. 신변잡기, 연예인 사생활 캐기 같은 선정적인 요소 없이도 높은 시청률을 자랑하는 건 프로그램 자체가 착하기 때문. 그리고 무엇보다도 시대의 변화를 정확하게 읽고 대응한 덕분이다.
또 아침마당은 생방송이면서도 쌍방향 소통에 집중하는 프로그램으로 유명하다. 기존에는 특유의 ARS 번호 15801을 활용한 시청자 투표를 적극 활용했는데 최근에는 이와 병행해서 자체 스마트폰 앱 '티벗'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찬반 투표뿐만 아니라 시청자 의견까지 적극 수렴해서 실시간으로 자막을 통해 전달한다. 시청자들은 내 의견이 적극적으로 반영되는 것을 감지하면서 스스로가 제작진의 일원이라는 자부심을 느끼는데 이것이야 말로 시청률의 묘약(妙藥)이라 생각 된다.
그리고 또 하나 ‘아침마당’과 지역축제의 닮은꼴은 콘텐츠와 MC의 변화다. 앞에서도 잠깐 언급했지만 지금의 아침마당은 1991년부터 시작되었다. 그리고 그 전신(前身)은 1980년대부터 시작한 '가정저널'이다. 이계진.오미영 아나운서가 공동으로 진행하다가 이계진 아나운서 단독으로 진행했었다. 그러다가 1991년 11월 이계진 아나운서가 타 방송사로 자리를 옮기면서 남성과 여성MC 체제로 스타일을 변경했다. 1992년에는 이상벽씨와 정은아 아나운서가 진행을 맡았고 정은아 아나운서가 프리랜서를 선언하며 하차하자 1998년 6월 15일부터는 이금희 아나운서가 진행을 맡기 시작했다. 남자 진행자는 손범수 아나운서를 비롯해 줄곧 자사 아나운서가 진행을 맡으면서 이금희 아나운서가 아침마당의 아이콘이 되기도 했지만 이금희 아나운서가 아침마당 마이크를 놓은 이후로 변화의 변화를 거듭하면서 오늘에 이르렀다. ‘아침마당’ MC의 변화를 보면 마치 방송역사를 읽는 듯한데 ‘아침마당’의 중요성을 대변하는 것 같기도 하다.
지역축제 총감독은 언제나 ‘콘텐츠 개발’에 배가 고프다. 오감의 촉이 모두 ‘콘텐츠 개발’로 향하고 있다 보니 월요일에서 금요일까지 방송되는 ‘아침마당’ 콘텐츠를 모두 교과서로 삼고 있다. 또 아울러서 1991년 5월 25일 부터 2014년 12월 27일까지 주말인 토요일에 ‘가족 노래자랑’ 콘셉트로 진행되다가 독립 프로그램이 된 KBS 1TV ‘노래가 좋아 -장윤정 도경완 진행’도 눈 여겨 보고 있는데, ‘아침마당’ 콘텐츠 중에 또 어떤 내용이 독립 프로그램이 되어 사랑을 받을지 내심 많은 기대가 된다.
필자 소개
김종원 축제칼럼니스트는 지역축제의 귀재로 알려져 있다. 지역 축제를 성공시켜 문화관광 활성화와 지역 경제에 이바지한 공로를 인정받아 대한민국축제콘텐츠대상 (연출상) 외 많은 상(賞)을 수상했다. 또한 축제 총감독으로 ‘관악 강감찬축제’ ‘마포나루새우젓축제’ ‘양구배꼽축제’ ‘지리산함양 곶감축제’ ‘남해 보물섬 마늘 축제’등 지역 축제의 지휘봉을 잡았다.
- (現) 한국축제문화진흥협회 위원장
- (現) 제이스토리미디어 대표
- (現) 파주시 정책자문위원 (경제문화분과)김종원 축제칼럼니스트 kcs6009@hanmail.net
곽명동 기자 entheos@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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