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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신소원 기자] "봉준호 감독님과 차기작이요? 아유, 영원히 기생하고 싶어요!"
3일 오전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열린 영화 '기생충'(감독 봉준호 배급 CJ엔터테인먼트) 관련 인터뷰에는 배우 이선균이 참석했다. 이선균은 영화 속 박사장 캐릭터를 맡았다. '기생충'은 전원백수인 기택네 장남 기우가 고액 과외 면접을 위해 ‘박사장’네 집에 발을 들이면서 시작된 두 가족의 만남이 걷잡을 수 없는 사건으로 번져가는 이야기를 그린다.
이선균은 '봉테일'(봉준호 디테일) 봉준호 감독과의 첫 작업에 떨리고 긴장된 순간들을 회상했다. 이미 많은 작품을 해왔던 이선균이었지만 평소 동경하던 감독과의 첫 만남, 촬영을 잊지 못한다고 밝혔다. 그는 봉준호 감독이 첫 캐스팅 제안을 했을 때에 대해 "칸 영화제에 작품이 가는 것보다 좋았다"라고 표현했다.
"진짜로 그 때가, 칸 영화제 가는 것보다 더 좋았던 것 같아요. 칸 영화제는 작품이 가는 거고 감독님이 초대받고 가는게 컸기 때문에, 영광이고 좋지만 제 일 같지는 않아서요.(웃음) 감독님의 영화들을 정말 좋아했기 때문에, '기생충'에 너무 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어요. 정말 좋아하고 동경하는 팀과의 작업에 함께 한다는 생각에 정말 좋았어요. 정말 고마웠고 믿기지 않았어요."
베테랑 배우이지만 평소 동경하던 감독과의 첫 작업, 그리고 대배우 송강호와의 첫 촬영은 그에게 큰 긴장감으로 다가왔다. 첫 촬영을 묻자 송강호가 박사장의 집으로 들어왔을 때라고 말했고, 이어 본격적인 촬영은 박사장의 차 씬이라고 전하며 당시의 긴장됐던 공기를 설명했다.
"첫 촬영은 강호 형이 면접볼 때 앉아있으라고 하는 장면이었어요. 두 번째 촬영 때 강호 형과 차 씬에서 '믿음의 벨트' 장면이었는데 중요한 장면이었어요. 강호 형과의 관계를 보여줘야 했는데 신기했어요. 처음에는 '봉준호'라는 네임 밸류 때문에 긴장을 했는데 좀 지나니까 동네에 영화 잘 찍는 형 같은 느낌으로 스태프들에게 잘 대해주셨어요. 이야기도 많이 하시고 잘 들어주세요. 소통도 정말 잘 되고, 정말 좋았어요."
'봉테일'에 대한 사례를 구체적으로 묻자 시나리오 속 지문들에 대해 밝혔다. "선을 넘지 않는 사람이 좋다"라고 말하는 박사장의 캐릭터를 단번에 설명할 수 있는 차 안 커피 씬이 그 것.
"대본 받기로 결정을 하고나서 대본을 봤는데, 이 인물이 사건 중심의 인물이 아니라서 고민이 됐어요. 누가 하느냐에 따라서 달라질 수 있겠다고 생각했어요. 이중적인 인물이라고 생각했는데 이미 모든 것들을 다 구상해두셔서, 감독님이 '가득 커피를 채운' 그런 장치를 해두셨어요. 잘 짜놓으셨어요. 저 뿐만 아니라 모든 배우들이 그랬던 것 같아요. "
이선균은 봉준호, 그리고 송강호에 대해서 자신만의 해석을 내놓았다. 곁에서 가까이 지켜본 두 사람에 대해 여행사, 그리고 가이드라고 명쾌한 비유를 들었다.
"봉준호라는 여행사에 가이드가 강호 형 같은 느낌이 들었어요. 결과를 보면 깜짝 놀랄 것이다, 이런 말을 해줬어요. 대본보다 결과물을 보면 놀랄 것이라고 했어요. 100% 믿고 의심하지 말라고 하셨어요. 박사장이 고3 짜리 딸이 있는 캐릭터라면서 걱정을 하셨는데, 제가 원래 흰머리가 많다고 어필했어요. 염색 안하고 충분히 할 수 있다고 했어요."
그야말로 '봉비어천가'의 향연이 펼쳐질 때쯤, 그에게 봉준호 감독의 차기작 제안 또한 받았는지 물었다. 이선균은 자신의 성격대로 시원시원하게 마음을 전해 눈길을 끌었다.
"또 불러주시면 영광이죠. 지금도 호사를 누리고 있어요. 어떤 작품이 나올 지는 얘기했으니까 이야기가 궁금하기도 하고. 또 하고 싶죠. 너무 하고 싶어요. 영원히 기생하고 싶어요. 숙주로 살고 싶어요!"
[사진 = CJ엔터테인먼트 제공-마이데일리 사진DB]
신소원 기자 hope-ssw@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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