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후반에 강한 이유...정정용 감독의 '족집게 마법'

[마이데일리 = 안경남 기자] 유독 후반에 강하다. 정정용 감독의 ‘족집게 마법’ 덕분이다.

정정용 감독이 이끄는 한국 U-20 대표팀은 5일(한국시간) 폴란드 루블린의 루블린 스타디움에서 열린 일본과의 2019 국제축구연맹(FIFA) U-20 월드컵 16강전에서 오세훈의 결승골로 1-0 승리를 거뒀다.

이로써 한국은 8강 진출에 성공하며 아프리카 강호 세네갈과 4강 진출을 다툰다.

한국은 이번 대회에서 유독 후반에 더 강한 면모를 보이고 있다. 단순히 체력이 좋아서가 아니다. 감독의 정확한 진단이 내리지고, 이에 대한 변화가 확실하기 때문이다.

한일전도 정정용 감독의 변화가 적중했다. 한국은 전반전에 주도권을 빼앗겼다. 아르헨티나를 격침시켰던 3-5-1-1 투톱 전술은 일본의 측면 공격에 약점을 노출했다. 윙백이 내려서면서 중앙 미드필더 3명의 측면 수비 부담이 늘어났다.

결국 원톱 오세훈 아래 ‘1’의 자리에 있던 이강인이 측면으로 이동해 5-4-1 전형을 구축할 수 밖에 없었다. 이강인에게 수비 부담을 덜려고 준비한 전력이 오히려 수비 부담을 가중시킨 꼴이 됐다.

정정용 감독은 후반 시작과 동시에 전략을 빠르게 수정했다. 센터백 이지솔을 빼고 윙어 엄원상을 투입하며 4-4-2(혹은 4-4-1-1) 포메이션으로 전술을 바꿨다.

두 줄 수비로 일본의 측면 공격을 견제하고 이강인을 다시 오세훈 옆으로 이동시켜 수비 부담을 덜어주려는 의도였다. 그리고 정정용 감독의 진단은 정확히 들어 맞았다.

이강인은 전반보다 전방에 머무는 시간이 많아졌고, 자연스럽게 볼 터치도 늘어났다. 엄원상은 한국에게 부족했던 속도와 측면 크로스를 더해줬다. 주도권을 되찾은 한국은 점유율과 패스 성공률이 늘어나면서 전반보다 일본 수비를 더 효율적으로 공략했다.

물론 행운도 따랐다. 비디오판독(VAR)과 골대가 없었다면, 일본에게 무너질 수도 있었다. 스리백에서 포백으로 전환하면서 중앙 수비가 얇아졌고, 라인이 전진하면서 일본에게 뒷공간을 자주 허용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정용 감독은 리스크를 감수하는 전술 변화를 감행했고, 후반 38분 오세훈의 천금 같은 헤딩 결승골이 터지며 한일전의 승자가 됐다. ‘전술가’ 정정용 감독의 족집게 마법이 빛났다.

[사진 = 대한축구협회]

안경남 기자 knan0422@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