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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신소원 기자] 한국판 '지정생존자'가 탄생했다. 넷플릭스에서도 공개를 하며, 리메이크된 '60일, 지정생존자'에 주목하고 있다.
1일 첫 방송된 케이블채널 tvN 월화드라마 '60일, 지정생존자'(극본 김태희 연출 유종선)은 과감하고 파격적이었다. 한국 드라마 역사상, 국회의사당의 대형 폭발사고를 그린 작품이 없었기 때문. 기시감이 든다는 네티즌들은 아마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이자 미국ABC채널에서 지난 2016년 '지정생존자'를 떠올렸을 텐데, 정식 판권을 CJ 측이 구입해 리메이크해 '60일, 지정생존자'로 탄생시켰다.
tvN 월화극의 부진이 한동안 계속됐고, 그런 가운데 양날의 검일 수 있는 리메이크작 '60일, 지정생존자'가 1일 첫 공개됐다. 실제가 아님에도, 사실적이고 파격적으로 그려진 첫 방송은 방송 이후에 온라인 상에서 뜨거운 화두가 됐다. '실제로 그런 일이 일어난다면 어떨까'라는 의견부터 원작과의 비교 시선 또한 다양한 의견이 나왔다.
일단 미드 원작 '지정생존자'의 긴박함이 100% 담기지 못했다는 점은 아쉬움으로 꼽혔다. '지정생존자' 시즌1의 1회는 각 폭탄테러로 대통령을 잃고, 톰 커크먼(키퍼 서덜랜드)가 곧바로 대통령직을 맡게 되면서 다양한 중심 인물들과 빠른 수습을 시작한다. 이전 대통령에 대한 모습보다는 주택 도시개발부 장관 톰 커크먼이 지정생존자로서 대통령직을 승계한다. 그렇다보니 이야기의 진행은 빠르고, 다양한 인물들의 휘몰아치는 대사들이 마치 핑퐁 게임을 보는 듯하다.
그런가하면 한국화된 '60일, 지정생존자'는 시청자들에게 친절한 상황 설명과 인물 간의 관계 구조, 심리적인 변화들에 초점을 맞춰 1회를 펼쳐냈다. 1회에서는 승계에서 가장 마지막인 환경부장관 박무진(지진희)이 대통령(김갑수)로부터 해임을 지시받은 상황에서 유일하게 살아남은 생존자로서 그가 대통령직을 60일간 맡는다는 설정이 그려졌다. 한미 FTA 내용을 추가했고, 대통령과 박무진의 관계와 박무진 개인의 소신이 그려지면서 각 인물들에 초점을 맞췄다. 또 국회의사당의 폭파 장면은 미국 원작과 비교했을 때 훨씬 더 스케일이 커지고 자세히 그려냈다.
1일 오후 진행된 제작발표회에서 유종선 감독은 원작 리메이크와의 차이점에 대해 "처음에 미드 '지정생존자'를 봤을 때, 대단한 상상력에 매료됐다. 국가의 리더들이 전부 한날 한시에 사라진다면 어떻게 될까 싶었다. 그런데 법 차이때문에, 미국은 승계해서 자리를 채우지만 우리나라는 60일이라는 시간제한의 권한대행이었다. 그 상상으로 해보면 어떨까 하는 마음으로 시작했다. 미국 드라마처럼 재선으로 나아가는 이야기가 아니라 한정된 이야기 속에서 어떻게 위기를 극복하고, 떠밀린 지도자가 어떻게 진정한 지도자가 되어가는지를 보여줄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원작과 달리 '60일'이라는 단서가 붙은 이유는 우리나라의 헌법과 미국의 헌법 차이 때문이다. 미국에서는 국가 공식 행사시 내각 중 1명을 지정생존자로 선정, 비밀 장소에 대기하게 하고 대통령, 부통령 및 정부각료가 변을 당할 경우 지정생존자가 대통령직을 승계하게 된다. 이에 따라 원작에서는 지정생존자인 주인공이 바로 대통령이 되지만, '60일, 지정생존자'는 대한민국 헌법에 의거해 승계서열에 따라 박무진이 대통령 권한대행이 되어 60일간 정국을 수습하고 대통령 선거를 치른다.
또 유종선 감독은 "헌법의 차이 때문에 할 수 있는 일이 달라서, 어떤 일이 일어날지가 시청자 분들에게 보내는 초대장같다. 과연 어떤 일이 일어날지 같이 지켜보자는 것이다. 미국 드라마는 내가 대통령이 되지 못할 게 무엇인가, 라는 식으로 캐릭터와 이야기가 풀려간다면 우리 드라마는 '나는 리더의 자격이 없다'라는 식으로 캐릭터가 스스로의 의심에서 출발한다. 거기서부터 감정이 흘러간다"라고 밝힌 바, 1·2회에서는 답답하지만 갈등 속에서 점차 변해가는 박무진의 성장이야기를 극적으로 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지진희는 원작 부담감에 "없다면 말이 안된다. 너무 재미있게 봤다. 만약 한국에서 만들어진다면 누가 맡으면 좋을지 생각해 봤을 때, 내가 잘 어울린다는 생각을 했다. 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원작과 어떤 차이점이 있을까, 생각했는데 화법이 다르더라. 우리는 한반도에서 복잡, 미묘하게 얽혀있다"라고 설명했다.
한편, '60일, 지정생존자'는 매주 월, 화요일 밤 9시 30분 방송된다.
[사진 = tvN 방송 화면 캡처-티캐스트-마이데일리 사진DB]
신소원 기자 hope-ssw@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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