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잠실 윤욱재 기자] 어찌 보면 가혹한 상황이었다. 한화 신인투수 박윤철(23)은 많은 짐을 안고 마운드에 올라야 했다. 프로 데뷔 첫 선발 등판이라는 의미 있는 날이었지만 상황은 녹록치 않았다.
한화는 5연패에 빠져 순위가 급격히 떨어지면서 팀 분위기가 축 처진 상황이었다. 이미 LG와의 주중 3연전은 워윅 서폴드와 채드 벨을 내세우고도 2연패한 뒤였다. 박윤철이 짊어야 할 부담이 엄청났다.
하지만 박윤철은 4일 잠실 LG전에서 모두의 예상을 뒤엎는 호투를 선보였다. 박윤철은 5이닝을 감당하면서 단 1개의 안타도 맞지 않았다. 볼넷만 3개를 줬다. 직구와 포크볼의 조합에 LG 타자들의 헛스윙이 잦았다. 5이닝 노히트. 다만 6회에는 마운드에 오르기 어려웠다. 이미 투구수가 100개를 채운 탓이다. 볼을 많이 던져 투구수가 많아지기는 했지만 신인투수가 5회까지 안타 1개도 맞지 않고 선발 데뷔전을 치른 것은 100% 이상의 기대를 충족시킨 것과 다름 없었다.
마침 1회초에 터진 제라드 호잉의 우월 3점홈런으로 한화는 3-0 리드를 이어가고 있었다. 박윤철이 5이닝을 실점 없이 막았으니 승리의 꿈이 무르익기 시작했다.
그런데 박윤철이 마운드를 떠나자마자 상황은 급변하고 말았다. 박윤철을 상대로 안타 1개도 치지 못한 LG는 6회말 5타자 연속 안타를 터뜨리면서 경기 분위기를 바꿨다. 박상원에 이어 안영명까지 마운드에 올랐지만 쉽게 수습되지 않았다. 어느덧 3-4 역전까지 내줬다.
한화 타선도 침묵하기는 마찬가지였다. 1회 호잉의 3점홈런 이후 찬스 조차 제대로 잡지 못한 한화는 6회초 1사 1루에서는 김태균의 유격수 땅볼 때 2루수 신민재의 1루 송구가 빗나갔으나 태그아웃된 송광민이 김태균에게 2루로 오라는 손짓을 했고 김태균은 2루로 대쉬했으나 역시 태그아웃되면서 이닝은 끝나고 말았다. 7회초 무사 1루에서는 이성열의 삼진 아웃으로 2루로 뛰던 호잉도 함께 아웃되면서 한꺼번에 2아웃이 쌓이며 찬스를 잃어버렸다. 결국 3-4로 역전패한 한화는 6연패 수렁에 빠졌다. 시즌 최대 위기다.
[한화 선발 박윤철이 4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진행된 '2019 신한은행 MY CAR KBO리그' LG-한화의 경기에서 역투를 펼치고 있다. 사진 = 잠실 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
윤욱재 기자 wj38@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