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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수원 최창환 기자] “뱉은 말을 번복하는 건 감독 입장에서 자존심 상할 수도 있는 일이지만, 나는 그런 자존심은 없다(웃음). 안 되는 부분이라면 빨리 판단을 내려서 바꿔야 한다.” 이강철 감독이 KT에 터닝포인트가 찾아온 시점을 돌아보며 남긴 말이었다.
KT 위즈는 10일 현재 2019 신한은행 MY CAR KBO리그서 42승 47패 1무를 기록, 5위 NC 다이노스에 1.5경기 뒤진 6위에 올라있다. KT는 10일 키움 히어로즈와의 홈경기가 우천 취소된 가운데, 11일에 예정대로 윌리엄 쿠에바스가 선발 등판한다. 이어 12일부터 NC를 상대로 중위권 도약의 분수령이 될 수 있는 원정 3연전을 치른다.
KT는 시즌 초반 최하위로 미끄러지는 등 출발이 썩 좋지 않았지만, 최근 매섭게 승수를 쌓으며 다크호스로 떠올랐다. 올 시즌 최다이자 팀 창단 후 최다인 9연승을 질주, 단숨에 5위 NC와의 승차를 좁혔다.
이강철 감독은 “8-8로 비겼던 롯데전(6월 25일)이 전환점이 된 것 같다. 비록 (강)백호가 부상을 입었지만, 선수들이 경기 막판 추격하는 힘을 보여줬다. 이후 삼성이나 한화를 상대로 역전승을 했다. 시즌 초반과 정반대의 모습이었다. 어제 경기(9일 키움전 3-12)만 빼면 최근에는 대패도 없었다”라고 말했다.
이강철 감독은 이어 “시즌 초반에 선수들이 안 좋은 경험을 많이 했는데, 이를 점점 줄여나가길 바랐다. 순위가 점점 올라가다 보니 선수들의 피로도도 줄어들었을 것이다. 이기는 경기가 많아지면 선수들은 야구장을 나가고 싶어 한다. 최근에는 자신감도 많이 생긴 것 같다”라고 덧붙였다.
사실 이강철 감독은 시즌을 맞이할 때 과감한 라인업을 준비했다. 공격력을 극대화시키기 위해 유격수 황재균, 1루수 윤석민, 3루수 오태곤을 구성했던 것. 하지만 포지션 변경으로 선수들이 경기력을 끌어올리는 데에 어려움을 겪었고, 수비도 크게 흔들렸다. 득점권 타율도 기대치를 크게 밑돌았다.
이강철 감독은 빠르게 전략을 바꿨다. 황재균에게 가장 잘 맞는 3루수를 다시 맡겼고, 타격 컨디션이 저하된 윤석민은 2군으로 보냈다. 유격수에 심우준을 배치했고, ‘공격력 극대화’가 아닌 ‘안정된 수비와 마운드 운영’에 무게를 둔 용병술을 펼쳤다.
이강철 감독은 “뱉은 말을 번복하는 건 감독 입장에서 자존심 상할 수도 있는 일이지만, 나는 그런 자존심은 없다(웃음). 안 되는 부분이라면 빨리 판단을 내려서 바꿔야 한다. 내가 생각만 바꾸면 팀 전체가 좋아질 수 있는 일 아닌가”라고 말했다.
KT는 윌리엄 쿠에바스, 라울 알칸타라 등 외국인투수들이 중심을 잡아주고 있는 가운데 배제성, 김민, 김민수에게 꾸준히 선발투수로 기회를 주고 있다. 주권-정성곤-이대은을 필승조로 구축, 경쟁력을 끌어올렸다. 올스타 휴식기에는 김재윤도 돌아올 예정이다.
이강철 감독은 “선발투수로 경험을 쌓는 투수들이 앞으로 팀을 이끌 것이다. 2년 뒤에는 (고)영표도 들어오고, 내년 신인인 소형준도 구위가 좋다고 하니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다.
[이강철 감독. 사진 = 마이데일리DB]
최창환 기자 maxwindow@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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