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이재원이 노수광이 될 수는 없다. 그러나 덕아웃에서 다 지켜본다."
선두독주체제를 갖춘 SK. 염경엽 감독은 12일 인천 키움전을 앞두고 "선수들에게 고맙다"라고 말했다. 단순히 팀 성적이 좋아서 고맙다고 말한 게 아니다. SK 선수들이 진정한 팀플레이를 하는 것에 만족스러워했다.
염경엽 감독이 말하는 야구에서의 팀 플레이는 배려다. "벤치에서 내는 작전을 수행하는 게 팀 플레이가 아니다. 배려가 팀 플레이"라고 말했다. 여기서 말하는 배려는 개인 스탯에 뚜렷하게 찍히지 않는다.
예를 들어 주자가 1루에 출루했다고 치자. 힘들고 지쳐도 계속 스킵을 하면서 2루를 노리는 게 타자에 대한 배려다. 염 감독은 "주자가 계속 움직여주면 배터리는 아무래도 (주자에게)신경이 쓰이지 않겠나. 그러면 타자에겐 그만큼 좋은 것이다. 그게 타자에 대한 주자의 배려"라고 말했다.
또 다른 사례도 들었다. 염 감독은 "중심타자가 안타를 치면 2루 주자가 3루를 돌아 열심히 홈으로 들어간다. 그러면 타자에게 타점을 올려주는 것이다. 외야플라이에 3루 주자가 홈으로 파고 들면 타자에게 타점도 주어지고, 타수도 하나 아끼는 것 아닌가"라고 말했다.
주자가 열심히 뛰어 홈까지 달려 타자에게 타점을 만들어줬으니 타점을 올린 타자도 또 다른 동료에게 배려해야 한다는 게 염 감독 지론이다. "(발이 빠르지 않은)이재원이라고 해도 타격한 뒤 1루까지 최선을 다해 뛰어야 한다. 어차피 이재원이 (발 빠른)노수광이 될 수는 없다. 그러나 덕아웃에서 다 지켜보고, 느낀다"라고 말했다.
이재원이 최선을 다해 뛰면 설령 아웃돼도 동료들이 아무런 말을 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반대로 이재원이 동료에게 혜택을 받았는데 자신은 열심히 뛰지 않으면 팀 케미스트리에 금이 간다는 게 염 감독 논리다.
SK는 13일 인천 키움전서 6회에만 4득점하며 역전승했다. 키움 유격수 김혜성의 실책으로 기회를 만든 뒤 최원태를 상대로 연속안타를 만들어내는 집중력을 선보였다. 이 과정에서 최선을 다하는 주루로 키움 배터리를 괴롭혔고, 후속 타자에게 기회를 만들어줬다.
배려가 모여 팀 플레이가 완성되고, 좋은 팀 플레이가 많이 나오면서 팀이 강해진다. SK의 선두독주 원동력이다. 염 감독은 "우리 선수들이 동료에 대한 배려와 열정을 보여주고 있다. 그러면서 강해지고 있다. 고맙다"라고 말했다.
[SK 염경엽 감독과 선수들.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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