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광주 윤욱재 기자] 이범호(38·KIA 타이거즈)의 은퇴식을 지켜보는 김태균(37·한화 이글스)의 마음은 애틋했다.
이범호의 은퇴식이 열린 13일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 이날 이범호의 은퇴식이 열린 것은 바로 KIA-한화 경기가 열리는 날이었기 때문이다.
이범호는 KIA 유니폼을 입고 은퇴를 선언했지만 프로 데뷔를 한 곳은 바로 한화였다. 2000년 한화에 입단한 이범호는 2001년 한화에 들어온 김태균과 '쌍포'를 구성하며 한화 야구의 중흥기를 이끌기도 했다.
이범호를 바라보는 김태균의 마음은 애틋할 수밖에 없었다. 경기 전에 만난 김태균은 "은퇴식을 성대하게 잘 치렀으면 좋겠다. 경기는 경기다. 우리 팀이 지금 힘든 상황이라 꼭 이겼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김태균의 바람처럼 이범호의 은퇴식은 성대하게 치러졌고 한화는 10-5로 승리했다.
오랫동안 동고동락한 사이인 만큼 추억도 많다. 김태균은 "한 팀에서 10년 동안 같이 했던 선배이고 어렸을 때부터 같이 힘든 상황을 이겨내면서 서로 의지를 많이 했다"고 말했다.
김태균이 본 '선수 이범호'는 어떤 선수였을까. "항상 성실하고 열심히 하는 선수였고 찬스에 무척 강했다"는 김태균은 "내가 4번타자를 치고 (이)범호 형이 5번타자로 나가는 경우가 많았다. 내가 찬스를 잘 살리지 못하면 뒤에서 찬스를 살려준 형이었다. 그래서 나도 더 마음 편하게 경기할 수 있었다. 시너지 효과가 분명 있었다"면서 "수비도 굉장히 안정적이었다. 모든 면에서 후배들이 보고 배울 게 많은 선배였다"고 기억을 되새겼다.
"충분히 더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그만둔다니 아쉽다. 하지만 범호 형의 선택을 충분히 지지하고 응원한다"는 김태균은 "범호 형이 은퇴를 결정하기 전에는 시원섭섭하면서 머리가 복잡했는데 결정을 하고 나니까 마음이 편해졌다고 하더라"고 최근에 나눈 대화 내용을 공개하기도 했다.
김태균은 이범호를 위해 '깜짝 선물'도 준비했다. 바로 두 선수가 한화 시절에 함께 했던 순간을 담은 액자를 선물한 것이다. 이범호는 김태균의 선물에 함박웃음을 지었다.
[기아 이범호가 13일 오후 광주광역시 북구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진행된 '2019 프로야구 KBO리그' KIA 타이거즈 vs 한화 이글스의 경기전 진행된 은퇴식에서 김태균의 액자 선물에 환하게 웃고 있다. 사진 = 광주 송일섭 기자 andlyu@mydaily.co.kr]
윤욱재 기자 wj3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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