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구위가 더 좋아졌다."
SK 앙헬 산체스는 2018년 29경기서 8승8패1홀드 평균자책점 4.89를 기록했다. 평범한 성적이었다. 그러나 SK는 150km을 상회하는 빠른 볼을 보유했다는 점, 발전 가능성이 있다는 점을 높게 평가, 올 시즌 재계약했다.
대성공이다. 18경기서 13승2패 평균자책점 2.28. 조쉬 린드블럼(두산)에 이어 다승, 평균자책점 리그 2위다. 전반기에 15승을 돌파한 린드블럼의 엄청난 퍼포먼스에 가렸을 뿐, 산체스 역시 압도적인 시즌을 보내고 있다.
그렇다면 산체스는 어떻게 압도적으로 탈바꿈했을까. 염경엽 감독은 14일 인천 키움전을 앞두고 "구위가 더 좋아졌다"라고 말했다. 정확하게는 빠른 공의 위력을 뒷받침하는 무기의 종류가 늘었고, 품질이 좋아졌다. 때문에 타자는 산체스 특유의 강속구에 작년 이상의 어려움을 겪는다.
염 감독은 "변화구 주 구종이 바뀌었다"라고 말했다. 산체스는 작년에 패스트볼과 커브를 주로 활용했다. 그러나 올 시즌에는 포크볼을 확실히 익혔다. 포크볼 구속 또한 140km를 거뜬히 넘긴다. 좌타자를 효과적으로 요리한다.
염 감독은 "이제 산체스는 다섯가지 구종을 던진다. 포심, 포크볼, 컷패스트볼, 커브, 슬라이더다. 구속까지 빠르니 타자가 어려워할 수밖에 없다. 각도 좋아졌다"라고 평가했다. 구종다변화에, 각 구종의 품질마저 좋아졌다. 빠른 공과 조화를 이루며 타자를 압도하는 투구를 한다.
물론 산체스가 매 경기 다섯가지 구종을 자유자재로 구사하는 건 아니다. 포심과 포크볼을 기본 메뉴얼로 두고 등판 당일 컨디션에 따라 커터, 커브, 슬라이더를 골라서 쓴다. 염 감독은 "그날 컨디션에 따라 잘 들어가는 걸 쓰면 된다. 다섯 구종을 매 경기 다 잘 던질 필요도 없다"라고 설명했다.
기본적으로 포심과 포크볼만으로도 타자를 압도할 수 있다. 여기에 나머지 변화구들을 자신의 컨디션에 따라, 그리고 상대 타자의 특성과 데이터, 컨디션을 감안해 적절히 활용하니 좀처럼 타자들과의 수싸움에서 밀리지 않는다. 쉽게 말해 산체스는 커터, 커브, 슬라이더 중 한, 두 구종이 잘 들어가지 않아도 크게 부담을 느끼지 않는다.
염 감독은 "그 판단은 포수가 하는 것"이라고 했다. 이재원의 적절한 볼배합 역시 산체스 위력 배가에 한 몫을 했다. 그리고 산체스 역시 KBO 2년차를 맞이해 타 구단 타자들을 좀 더 알게 됐다. 염 감독은 "리그에 적응하면서 멘탈도 강해졌다"라고 말했다.
그렇다면 산체스는 난공불락일까. 그건 아니다. 염 감독은 "산체스가 얻어 맞는 날은 결국 직구와 포크볼의 컨디션이 좋지 않은 날"이라고 말했다. 가장 위력적인 두 구종의 구위, 떨어지는 각이 평소 같지 않으면 다른 구종으로 대처하는 것으로는 위력 감소를 피하지 못한다는 지적이다. 산체스뿐 아니라 다른 투수들 역시 마찬가지다. 주무기의 커맨드가 흔들리면 어려움을 겪는다.
그래서 염 감독은 산체스가 시즌 내내 꾸준히 위력을 발휘할 수 있게 6월 중순에 한 차례 휴식기를 줬다. 산체스는 13일 인천 키움전을 끝으로 전반기 등판을 마쳤다. 올스타브레이크에 또 한 차례 숨을 고른다. 후반기에도 좋은 활약이 기대되는 이유다.
[산체스.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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