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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신소원 기자] "저는 공포 영화를 못봐요. 한 번 보면 잔상이 오래가요."
24일 오후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영화 '사자'(감독 김주환 배급 롯데엔터테인먼트) 인터뷰에는 배우 안성기가 참석했다. '사자'는 격투기 챔피언 ‘용후’(박서준)가 구마 사제 ‘안신부’(안성기)를 만나 세상을 혼란에 빠뜨린 강력한 악(惡)에 맞서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안성기는 오랜만에 큰 상업영화 '사자'에 출연했다.
"'사자'가 일단은 큰 영화라고 생각했어요. 최근에는 독립영화에 나왔는데, 그런 기회가 많아졌는데 아까와 같은, 김상중 씨 사건이 발생하게 되고 안되겠다고 생각하게 됐어요. 즐겁게 신나게, 즐겁게 볼 수 있는 영화였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김주환 감독도 안신부라고 해서 처음부터 저를 생각해줬다는 것이 고마웠어요. 잘 만났다고 생각했어요."
영화 속에서 안신부는 "기도 좀 해주고 가세요"는 용후의 말에 "안돼, 나 오늘 술 마셔서 기도 못해"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낸다. 안성기 특유의 부드러운 화법이 더해져 더욱 의외의 웃음이 터지는 부분이다.
"시나리오에서는 그런 내용은 아니고 비슷한 내용이었어요. 무슨 이야기를 하면 좋을까 하다가 그렇게 됐어요. '술 마셔서 기도 못해' 이런 대사는 미리 정해진 게 아니었어요. 그 때 얼굴 벌겋게 하려고 분장을 한 게 아니라 맥주를 한 두 잔 마시고 벌겋게 해서 찍었어요."
그는 극 중 구마 사제를 하는 안신부 캐릭터를 연기, 많은 대사들을 구마 의식에 필요한 라틴어로 구사를 해야 했다.
"라틴어를 외우는 건, 처음에 정말 고통스러웠어요. 문법부터 배우려는 시간과 마음의 여유가 안됐어요. 그래서 무조건 우리말로 써놓고 외웠어요. '피아노 치는 대통령'에서 피아노 연주 한 곡을 쳤어야 했는데 제대로 쳐본 적이 없었어요. 그걸 잘 쳐야했어요. 두 달 전부터 약간의 편곡을 해서 배웠어요. 왼손 한 달, 오른손 한 달을 치고 나중에 합쳤어요. 중간에 삐끗하면 악보를 보는게 아니라 처음부터 다시 쳐야했어요."
안성기는 "사실 무서운 영화를 보지 못한다"라고 깜짝 고백했다. 앞서 엑소시즘을 다룬 영화 '검은 사제들'도 보고 싶었지만 무섭다는 말에 보지 못했다고.
"제가 무서운 영화를 잘 못 보는데, '검은 사제들'에서 강동원 씨가 어떻게 했는지 궁금한데 무서운 것 같아서 못봤어요.(웃음) 그런데 '사자'는 그렇게 무서운 영화는 아니잖아요. 비교를 할 수가 없고, 다른 식으로 하고 싶은데, 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라틴어를 효과적으로 하기 위해 힘들었지만 반드시 했어야 하는 것이었어요. '검은 사제들' 뿐만 아니라 구마의식이 나오는 어떤 것도 못봐요. 어렸을 때 '괴인 드라큘라'라는 영화가 있었어요. 오리지널 드라큘라 작품인데 밤 되면 관 뚜껑을 열고 나와서, 그게 생각나서 너무 무서웠어요. 혼자 있고 그러면 관 뚜껑 열리고 그러면 정말 무서웠어요. 그런데 '사자'는 다른 것 같아요. 재미나게 볼 수 있어요."
[사진 = 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신소원 기자 hope-ssw@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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