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명·악성종양·임신 실패"…'동상이몽2' 신동미, 진솔한 고백으로 건넨 위로 [종합]

[마이데일리 = 이예은 기자] 배우 신동미가 이제껏 공개하지 않았던 사실들을 고백하며, 보다 더 당당히 대중 앞에 섰다.

29일 밤 방송된 SBS 예능 프로그램 '동상이몽2-너는 내 운명'(이하 '동상이몽2')에서는 생애 최초, '세상을 바꾸는 시간 15분' 강연자로 나선 배우 신동미의 모습이 그려졌다.

이날 신동미를 응원하기 위해 함께 강연장으로 향한 남편 허규는 본격적인 신동미의 등장 전부터 눈시울을 붉혔다. "힘든 시간을 겪어내고 나비처럼 멋지게 도약하고 계시는 분"이라고 신동미를 소개하는 MC의 멘트에 울컥한 것. 그러나 이내 다잡고 신동미의 등장을 있는 힘껏 응원했다.

인생 최초로 강연 무대에 오른 신동미는 떨리고 벅찬 마음으로 말문을 열었다. 그는 "얼마 전 팬 분이 저한테 선물을 보내주셨다. 제가 이제껏 해왔던 작품들을 다 나열해서 보내주셨다. 편수가 약 80편이었다. 그 중 3분의 1은 단역이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렇게 많은 작품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저 배우 누구야?', '탤런트야?' 이런 질문을 많이 받는다. 사실 생각해보니 이 질문은 내 스스로에게 가장 많이 하는 질문이었다. 이 질문에 대한 답을 계속 물으면서 지금까지 왔다"라면서 '나'를 찾아가는 첫 여정을 시작했다.

배우의 꿈을 가지기 시작한 중학교 소녀 시절부터 예고 진학, 연극영화과 입학, 공채 탤런트 합격의 순간까지 거슬러 올라 간 신동미는 초라한 자신의 모습에 우울증까지 앓았다고 고백했다.

이어 "오랜 무명생활을 거치는 동안 배우가 내 길이 맞는지 의심이 끊이지 않았다"라면서 "공채 탤런트를 합격했으니 '나에 대한 가슴 아픈 질문을 스스로 안 해도 되는구나' 싶어서 너무 기뻤다. 너무 행복했다"라고 회상했다.

하지만 신동미는 "그러던 작년, 정기적인 건강검진을 받으러 병원에 갔다. 하지만 청천벽력 같은 소식을 들었다. 악성종양이 있다더라. 암이라고 했다. 하늘이 무너질 것 같았다. 또 제가 나이가 있다 보니까, 아이를 갖고 싶어서 열심히 준비했던 시험관 시술도 실패했다"라며 "사람으로서, 여자로서 자존감이 바닥이 됐다"라고 고백했다.

이에 그는 "엄청난 영향을 미쳤다. 연기에 집중할 수가 없었고 연기는 산으로 갔다. 제 스스로에게 실망을 했다. 남편에게 '길을 잘못 선택한 것 같다'라고 이야기하며 당시 느꼈던 진솔한 마음을 털어놨다.

그 때 찾아온 작품이 KBS 2TV 드라마 '왜그래 풍상씨'였다. 신동미는 "보통의 저라면 너무 신났을 거다. 처음으로 주연급이었다. 하지만 못하겠더라. 자존감이 바닥이었기 때문"이라며 "어떻게 하다 보니 대본을 펼쳤다. 우리가 흔히 볼 수 있는 어머니상이었다. 표정, 행동, 숨소리 하나에서도 삶의 무게가 고스란히 느껴져야만 했다. 너무 두려웠다"라고 전했다.

출연 포기까지 고민하던 신동미가 해당 캐릭터 표현을 위해 선택한 건 '민낯'이었다. 신동미는 "드라마를 하고 가장 칭찬을 받았던 게 민낯이었다. 사실 저는 용기가 없어서 택한 거였다. 연기를 너무 못할 거 같아서 민낯을 택한 거다. 민낯 뒤에 숨고 싶었다. 드라마는 너무 뜨거운 사랑을 받았다. 놀라운 건, 저를 사랑해주시더라. 내 연기를 보고 누군가 위로를 받는다는 것에서 자존감이 생겼다"라며 회복의 순간을 전했다.

강연 말미, 신동미는 "저는 제가 이 자리에 서 있을 것이라고는 상상도 못 했다. '나는 누구인가'라는 이런 질문들이 지금의 저를 만들었다고 생각한다"라며 "스스로 끊임없이 던진 질문들이 쌓여서 지금의 제가 있는 것 같다. 앞으로 저는 그 질문에 대한 답을 찾아나갈 것 같다"라면서 청중들에게 단단한 위로를 전했다.

[사진 = SBS 방송화면]

이예은 기자 9009055@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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