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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곽명동 기자]바람 따라 길 따라 시간의 '집'을 지었던 디아스포라 건축가 이타미 준의 삶을 섬세하게 따라가는 영화 ‘이타미 준의 바다’가 건축가인 동시에 화가였던 이타미 준의 개인전 '심해(心海)' 전을 통해 손의 온기를 중시한 건축가 이타미 준과 화가 이타미 준을 함께 만날 기회로 문화계에서 화제를 모으고 있다.
한국과 일본 사이에서 자신만의 길을 걸었던 건축가 이타미 준의 시간과 공간을 들여다보는 영화 ‘이타미 준의 바다’가 이타미 준의 손의 온기가 담긴 작품세계를 보여주는 개인전 '심해(心海)'와 더불어 화가이자 건축가였던 이타미 준의 삶을 보다 입체적으로 보여줄 작품으로 개봉에 더욱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타미 준의 바다’는 일본에서 태어난 한국인 건축가 이타미 준(본명 유동룡)이 디아스포라의 이방인에서 세계를 향한 울림을 전한 건축가가 되기까지의 삶과 그가 세상에 남긴 선물 같은 공간들을 그린 작품이다.
이타미 준은 일본에서 태어나고 성장했으나 평생 한국의 국적을 유지하며 자신만의 한국성을 추구했던 디아스포라 건축가. 한국을 올 때 이용한 이타미 공항의 이름에서 선택한 예명에는 자유로운 세계인으로서의 건축가가 되자는 의미도 담겨있었다.
이름의 의미에 걸맞게 이타미 준은 동양인 최초 프랑스 국립 기메 박물관 전시를 비롯하여 프랑스 문화예술훈장 슈발리에, 일본 무라노 도고 상, 김수근 문화상을 수상하는 등 경계를 넘어 세계적으로 인정받았다.
또한 디아스포라 건축가로서 자신의 정체성과 맞닿아 있는 제주도에서 마지막 열정을 발산하며 '포도호텔', '수·풍·석 미술관', '방주교회' 등 아름다운 제주의 명소들을 지었다.
이처럼 건축가로 널리 알려져 있는 이타미 준이지만 그는 꾸준히 회화 작업을 이어가는 화가이기도 했다. 본래 이타미 준은 화가를 꿈꾸었으나 일본에서 생계를 책임져야할 장남이었기에, 부친의 반대로 화가의 길을 포기하고, 무사시 공업대학 건축학과에 진학하여 '건축은 따뜻한 삶의 그릇이면서 현대미술'이라는 생각으로 예술적 정체성을 찾으려 노력해왔다.
그리고 건축가로 활동하면서도 스스로를 '화가이자 건축가인 이타미 준입니다'라고 소개할 만큼 고유한 회화 작품들로 화가로서의 자신을 알렸다. 이타미 준의 회화는 거의 붓이 아닌 손으로 그린 그림으로 손의 온기를 담은 건축을 중시했던 그의 철학을 이어서 보여준다. 우에다 유조 큐레이터는 '이타미 준이 회화를 선택한 것이 아니라 회화가 이타미 준을 선택한 것'이라며 '이타미 준은 캔버스에 붓을 사용하지 않고 회화가 회화로서 성립되는 임계 지점에서 회화를 시도하고 있다.
이는 오늘날 회화란 과연 무엇인가 하는 물음과도 같다'고 이타미 준의 회화를 극찬했다. ‘이타미 준의 바다’에서 이타미 준의 따뜻한 건축세계와 철학을 만나고, 개인전의 회화 작품들을 통해 이타미 준의 온기가 느껴지는 '바다'를 만나는 것은 고독하지만 삶의 아름다움을 노래했던 디아스포라 예술가가 전하는 인생의 따뜻함을 느끼는 경험이 될 것이다.
"한 건축가의 삶과 건축물들에 담긴 역사를 고스란히 담아낸 작품" -강경호 CGV아트하우스 사업부장, "그 공간의 과거와 현재와 미래를 동시적으로 품는 건축물을 설계했던 그의 성취를 마치 그 공간을 직접 체험하게 하는 듯한 카메라로 화면에 새겨 놓는 과정은 퍽 감동적인데, 정치와 역사가 강제했던 세상과의 불화를 자기만의 이상 실현에 매진하는 노력을 통해 조화를 구현하는 결과로 바꿔놓은 흔적을 이타미 준의 건축물이 보여주기 때문이다." -김영진 평론가, "첨예한 긴장 속에서 독특한 세계를 탄생시킨 예술가이자 투쟁가의 초상" -이혁상 감독, "‘이타미 준의 바다’는 이타미 준에 대한 존경과 헌사를 기반으로 한 긴밀한 대화에 가깝다." -씨네21 송경원 기자 등의 극찬을 받은 웰메이드 다큐멘터리 ‘이타미 준의 바다’는 오는 8월 15일 개봉하여 관객들과 만날 예정이다.
또한 이타미 준의 회화작품을 만날 수 있는 전시 '심해(心海)'는 서울 종로구 자하문로의 웅갤러리에서 9월 7일까지 이어진다.
[사진 제공 = 영화사 진진]
곽명동 기자 entheos@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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