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종합
광양매화축제가 받은 의미 있는 상(賞)
광양매화축제가 큰 경사를 맞았다. ‘2019 대한민국 빅데이터 축제대상’에서 ‘최고인기상’을 수상하는 쾌거를 이룬 것이다. 최근 각 분야에서 ‘빅데이터’라는 용어가 활발하게 사용되고 있는데 빅데이터는 ‘4차 5차 산업 혁명’ 키워드라고 보면 좋을 것 같다. 잘 알려진 것처럼 4차 산업은 정보, 의료, 교육, 서비스 산업 등 지식 집약적 산업을 총칭하고 5차 산업은 패션, 오락 및 레저산업을 말한다. 모든 분야가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현재의 위치를 가늠하고 미래 좌표를 세우는데 광양매화축제가 ‘대한민국 빅데이터 축제대상’ 최고 인기상을 수상했다.
‘대한민국 빅데이터 축제대상’은 고려대 빅데이터융합사업단, 매일경제, 세계축제협회(IFEA) 한국지부, BC카드, KT, 다음소프트가 공동으로 진행한다. 전국 지자체가 추진하고 있는 축제의 빅데이터를 면밀히 조사해서 이를 기반으로 등수를 매겨 시상하는데 광양매화축제가 최고 인기상을 받았다. 세계축제협회(IFEA) 한국지부 회장인 정강환 배재대 관광축제호텔대학원장은 “빅데이터를 축제 평가의 기본 골격으로 삼되 각 축제가 가진 콘텐츠와 마케팅 강점, 조직 전문성, IFEA 평가 지표 등을 고려해 종합적인 평가 분석을 했다”고 말했다.
광양매화축제는 외지에서 방문한 관광객의 이동거리가 타 지역 축제 비해서 가장 길었고, 외지인 방문 증가율이 현격히 상승한 축제로 향후 발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평가됐다는 후문이다. 특히 대한민국 지역축제의 나아갈 방향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받아 지역축제 총감독과 지자체 축제위원들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광양시 (정현복 시장)는 “4차산업 혁명의 키워드인 빅데이터로부터 광양매화축제의 우수성과 잠재력을 인정받아 기쁘다”며 “앞으로도 광양매화축제의 정체성을 충분히 살리면서 차별화된 콘텐츠로 고품격 광양매화축제를 열어가겠다”고 말했다.
문향(文香) 가득한 매화꽃 천국
지난 3월 8일 (금) 광양시 다압면 매화마을 일원에서 대한민국 대표 꽃축제인 제21회 광양매화축제가 서막을 열었다. 봄에 피는 꽃이 매화 한가지만 있는 건 아닌데 매화가 피면 봄이 왔구나 실감한다. 그러면서 기다리는 것이 매화 축제다. 전국에서 매화축제가 열리는 곳이 경남 광양시만 있는 게 아닌데 매화 축제하면 광양시 다압면 매화마을에서 열리는 광양매화축제를 가장 첫 손에 꼽는다. 올 제21회 광양 매화축제는 개막식 대신 광양, 구례, 하동 3개 시군의 영호남 화합행사를 가졌다.
김영록 전남도지사와 정인화 국회의원, 정현복 광양시장과 김순호 구례군수, 윤상기 하동군수를 비롯한 영호남 지역민이 함께 참여해 큰 울림을 주었다. 이번 축제는 <매화꽃 천국, 여기는 광양>이라는 슬로건도 좋았고 콘텐츠도 매화를 닮아 운치 있었다. 광양매화축제는 3월 8일(금)부터 3월 17일 (일)까지 열렸는데 사전 행사가 큰 감명을 주었다. ‘차(茶)와 윤회매(輪回梅)의 만남’, 광양시립합창단 공연 등 은은하고 향기로운 프로그램으로 순하게 오감을 자극, 가던 발길을 되돌리는 관광객들이 많았다.
윤회매(輪回梅)는 조선 후기 책벌레로 알려진 이덕무 선생이 잠시 피었다 지는 매화를 밀랍으로 만들어 붙여진 이름이라고 한다. 사계절 내내 윤회매를 감상하며 차를 마셨다는 옛 선비의 풍취를 경험할 수 있었던 ‘차(茶)와 윤회매(輪回梅)의 만남’ 참 좋은 프로그램이라 칭찬해주고 싶다.
올 해 광양매화축제는 주민참여 프로그램에 공을 들였다. 광양, 구례, 하동 3개 시.군 어린이들이 구구소한도(九九消寒圖) 퍼포먼스를 했는데 큰 박수를 받았다. 구구소한도는 동지(冬至)로부터 9일을 단위로 9번의 추위가 지나면 봄이 온다는 뜻이다. 동지날부터 하루 한 송이씩 매화를 그려나가 81송이가 되면 봄이 왔다고 믿었던 우리 풍습을 축제에서 재현한 것을 보고 축제관계자들의 섬세한 노력을 단박에 짐작할 수 있었다.
어린이들이 봄이 오기를 기다리는 마음. 봄을 맞겠다는 굳은 소망을 담아 그린 81송이의 매화는 진정한 봄의 선언, 이렇게 의미 있는 프로그램으로 문을 연 덕분일까? 축제 기간 내내 매화축제가 열리는 다압면은 물론이고 광양시 전체에 문향(文香)과 매향(梅香)이 가득했다.
홍쌍리 명인, 인동초 같은 헌신
광양시 다압면 매화 마을은 청매실 농원 대표 홍쌍리 명인을 빼놓고는 이야기 할 수 없다. 홍쌍리 명인이 청춘을 바쳐 일궈낸 청매실농원은 백운산 자락이 섬진강을 만나는 능선에 자리 잡고 있다. 해발 1,217.8m에 달하는 백운산 자락에 수십 년 묵은 매화나무가 물결쳐 매화세상을 이룬다. 섬진강 주변의 산들은 모두 매화를 피워내고 있다. 이 중에서도 홍쌍리 명인의 청매실 농원이 가장 압권이라고 소문이 났다.
청매실 농원은 홍쌍리 명인의 시아버지 故 김오천 선생으로부터 비롯됐다. 김오천 선생은 일본에서 13년간 광부생활을 하며 번 돈으로 밤나무 1만주와 매실나무 5천주를 들여와 백운산 기슭에서 재배를 시작했다. 또 일본에서 배운 접목기술을 활용해 우량 매화 묘목을 전파했다. 그 공로를 인정받아 1965년 대통령상을 받았는데, 시아버지가 세상을 뜬 후 홍쌍리 명인이 그 유지를 받들어 매화와 자신의 삶, 그리고 매실로 만든 장류(醬類)를 하나로 묶어 문화 브랜드를 만들어 냈다. 그 공을 인정받아 1997년 ‘제 1호 전통식품명인’으로 선정됐다.
흐드러지게 핀 매화와 수를 헤아릴 수 없을 만큼 수많은 장독대가 어우러진 청매실 농원, 광양 매화 축제를 찾는 이들은 한결같이 이곳을 들렀다 간다. 풍경이 어찌나 아름다운지 한 번 보면 잊혀지지 않는다는 다압면 매화, 임권택 감독의 100번째 작품 <천년학>의 한 장면도 이곳에서 나왔다. 이청준 소설 <선학동 나그네>를 원작으로 한 영화 <천년학>에서 가장 아름다운 장면은 만개한 매화가 바람결에 흩날리면서 구슬픈 송화의 노랫가락과 어우러진 풍경이다. 죽음을 앞둔‘ 백화노인’은 흩날리던 매화처럼 세상을 떠난 장면을 떠올리며 제21회 광양매화축제장을 찾았을 관광객을 위해 홍쌍리 명인이 ‘꾼들의 매화랑 섬진강 이야기’를 직접 들려주었다. 농사꾼 홍쌍리 명인과 섬진강 입담꾼 김용택 시인, 노래하는 소리꾼 가수 장사익이 전하는 ‘꾼들의 매화랑 섬진강 이야기’ 깊은 감동과 울림으로 두고두고 회자 될 좋은 프로그램이다.
광양매화축제가 반드시 풀어야 할 숙제
지난 3월 29일 광양시 커뮤니티센터에서 제21회 광양매화축제 결과 보고회를 열렸다. 광양시는 3월 8일부터 17일까지 열린 <21회 광양매화축제>를 찾은 관람객이 134만여 명, 그리고 3월 한 달간 매화축제장에 211만 명이 방문한 것으로 조사됐다고 발표했고 광양매화축제위원회는 잘 나갈 때 더 노력하자며 진지하게 개선 방안을 논의했다.
그 날 많은 논의가 있었는데 가장 주목할 만한 대목은 광양매화축제를 더욱 내실 있게 키우기 위해서는 축제 총괄 운영에 대한 전문성 보강 차원에서 총감독을 선임, 운영해야 한다는 내용이었다. 지역 축체 총감독으로써 듣던 중 반가운 소리다. 오늘 칼럼 서두에서 피력했듯이 빅데이터에 의한 지역 축제 평가가 이뤄지는 만큼 어느 지자체든 축제에 임하는 자세가 예전과 달라야 한다. 축제 총감독의 경험이 풍부해 노하우가 많이 쌓인 연출 전문가라야 섬세한 부분을 놓치지 않고 관광객을 감동시킬 수 있다.
축제 총감독은 발로 뛰고 머리로 생각하면서 손으로 만들어내야 한다. 축제를 연구하고 축제 기획, 교통, 프로그램 운영 등 행사의 모든 것을 만들어내는 것은 물론, 축제가 지속 가능할 수 있도록 경쟁력을 강화해 놓아야 한다. 그리고 또 축제가 열리는 현장과 관내 지역을 연계하는 능력 또한 탁월해야 한다. 광양매화축제의 경우 축제가 열리는 다압면은 광양시보다는 인근 구례, 경남 하동과 더 가깝다. 그러다 보니 축제장을 찾은 관광객들이 구례와 하동으로 빠져나가 정작 광양시내에는 축제장을 찾은 관광객의 발길이 닿지 않는다. 지역 축제는 지역경제와 연결되지 않으면 앙꼬없는 진빵. 매화축제와 연계한 이벤트가 광양시 도심권에서 이뤄져야 하는 이유다.
축제장에서 오감이 만족 되면 축제를 연 지자체 곳곳을 둘러 보고 싶은 것이 인지상정이다. 지역축제 총감독은 이런 관광객을 유혹할 필요가 있다. 광양에서만 만날 수 있는 최고의 한방, 광양매화축제와 찰떡 캐미를 이루는 이벤트를 구현 할 수 있는 전문가를 영입하는 것이 지금 광양시와 광양매화축제위원회의 의무라고 본다.
광양관광 흥할 수 있는 전략
광양시 발표에 따르면 <21회 광양매화축제>를 찾은 관람객은 134만여 명, 그리고 3월 한 달간 매화축제장을 찾은 사람은 211만 명이다. 이 들 중 절반정도 광양시에 머물다 갔다고 한다면 광양시내는 불난 호떡집처럼 북적거렸을 것이다. 그런데 매화축제장을 찾은 관람객들 대부분은 전남 구례와 경남 하동에서 먹고 마시고 즐긴 것으로 나타났다. 광양시로서는 조바심이 나고 부아가 날 밖에. 특단의 조치가 필요할 것으로 보는데 지역축제 총감독 김종원이라는 직함을 갖기 전 음식점 경영을 해 봤던 필자는 음식 관광으로 승부를 봐야 승산이 있다고 단언한다.
필자는 음식으로 방송 시청률을 올려본 경험이 있다. <사랑의 밥차> 프로그램으로 전국 농촌을 다니며 그 지역 특산물로 음식을 만들어 지역 어르신께 음식 봉사도 하고 요리사 평가도 받는 내용이었는데 대 힛트를 쳤다. 한번 뇌리에 박힌 맛있는 음식은 절대 잊혀지지 않는다. 우리가 맛집을 찾는 이유도 맛의 기억 때문이다. 오감만족을 주는 유일한 관광 상품은 음식, 광양에는 둘째가라면 서러울 최고의 맛 광양불고기가 있다. 광양에서 광양 숯불구이를 맛 보고 엄지척을 했던 사람은 언젠가는 그 맛을 찾아 다시 또 광양을 찾는다.
재방문 빈도가 높은 고부가가치 상품 광양 불고기와 광양매화축제를 연계한다면 그 시너지 효과는 상상을 초월한다. 단 여기에는 전제 조건이 있다. 광양 숯불구이를 기억하게 하는 촉매제 스토리와 이를 킬러콘텐츠로 만드는 기술이 있어야 한다. 광양매화축제위원회 광양시의 행보가 어떻게 이어질지 그 귀추가 주목되는 이유다.
필자 소개
함양 산삼축제 총감독
보성다향대축제 총감독
마포나루새우젓축제 총감독
남해 보물섬마늘축제 총감독
양구배꼽축제 총감독 ... 外 다수 역임
서울정원박람회
사랑의 행복콘서트 가요제
김제 효(孝) 콘서트
김정연의 효(孝).행복 콘서트 .. 外 다수 연출
축제관련 TV토론. 라디오 출연. 포럼 패널. 강연 활동
KBS. TV 조선. MBN 등 토크쇼 출연
(現)2019관악강감찬축제 총감독
(現)한국축제문화진흥협회 위원장
(現)파주시 정책 자문위원 (문화경제분야)
곽명동 기자 entheos@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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