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NBA
[마이데일리 = 인천 김진성 기자] FIBA랭킹 6위의 리투아니아, 24위의 체코는 확실히 레벨이 달랐다. 그러나 39위의 앙골라를 상대로는 한국농구의 다양성을 어느 정도 확인했다.
승패를 떠나, 김상식호가 27일 앙골라와의 인천 4개국 국제농구대회 최종전서 보여준 내용은 희망적이었다. 기본적으로 앙골라는 리투아니아, 체코보다 레벨이 낮았다. 한국은 리투아니아, 체코 장신자들의 발 빠른 스위치디펜스에 전혀 대응하지 못했다. 또한, 개인기량과 신체조건이 우월한 선수들의 정교한 2대2, 3대3 공격을 전혀 막지 못했다.
앙골라는 달랐다. 야닉 모레이라의 묵직한 골밑 공략, 내, 외곽을 오가며 전천후 득점력을 자랑하는 카를로스 모라이스 등은 인상적이었다. 하지만 전체적으로 매우 인상적인 전력은 아니었다. 수비의 강도, 조직력이 리투아니아, 체코보다 떨어졌다.
그 틈을 타 한국의 다양한 공격이 빛을 발했다. 지난 두 경기서 한국은 2대2가 스위치에 막히니, 정적으로 움직이다 라건아만 찾는 모습을 수 차례 반복했다. 체코전서 좀 더 과감한 림 어택이 있었지만, 수비 약점도 여전했다. 때문에 공수마진은 여전히 좋지 않았다.
그런데 이날 한국은 라건아의 의존도를 낮췄다. 라건아, 김선형, 이정현, 이대성이 이끄는 얼리오펜스는 가장 확실한 무기. 여기에 이대성, 이정현, 이승현 등을 활용한 정교한 패스게임에 의한 3대3 공격이 있었다. 1쿼터 중반 장면이었다. 이승현의 핸드오프에 의한 이대성의 3점슛도 있었다.
김선형과 이승현, 잠잠하던 이정현과 김종규의 외곽 공략도 있었다. 확실히 골밑을 공략하지 못했지만, 스크린에 의한 활발한 움직임과 패스게임으로 좋은 찬스를 많이 만들었다. 앙골라의 수비 조직력이 떨어지는 탓에 많은 찬스를 잡은 건 맞다. 그러나 월드컵을 앞두고 심리적 자신감을 얻는 계기가 됐다.
앙골라가 3쿼터 초반 수비 강도를 높였다. 체코전에 이어 또 다시 상대 압박에 주춤했다. 그러자 김상식 감독은 수비에 변화를 줬다. 체코전서도 사용한 2-3 지역방어를 다시 활용했다. 체코는 어렵지 않게 깼지만, 앙골라는 꽤 고전했다. 이를 바탕으로 3쿼터 중반 스코어를 벌리며 승부를 갈랐다. 수비가 되자 공격 다양성은 더욱 빛을 발했다. 4쿼터 초반 이정현, 이승현의 3점슛은 쐐기포. 91-76 완승.
한국은 31일부터 열릴 2019 FIBA 중국남자농구월드컵 B조에 아르헨티나, 러시아, 나이지리아와 함께 묶였다. 객관적 전력상 아르헨티나전은 상당한 고전이 예상된다. 한국이 준비한 스크린에 의한 외곽, 미드레인지 공략, 라건아에게서 파생되는 옵션, 그리고 스위치와 로테이션, 헷지 디펜스와 2-3 지역방어, 코트를 넓게 쓰는 프레스 모두 한계가 있을 게 분명하다.
그러나 한국은 현실적으로 세계무대서 강호와 대등하게 싸우는 게 주요 목적이 아니다. 근소하게 전력이 앞서는 상대로 선전을 펼치고, 한국농구만의 색깔이 통하는지 확인하는 게 중요하다. 그런 점에서 앙골라를 잡고 승리의 맛을 본 건 분명 의미 있었다.
더구나 이번 중국월드컵은 조별리그 후 순위결정전이 이어진다. 16강에 들지 못하면 그나마 싸워볼 만한 상대들을 만나게 된다. 이때 한국이 준비한 모든 걸 보여주는 게 가장 중요하다. 도쿄올림픽 최종예선 티켓이 걸린 경기이기도 하다.
[이승현(위), 이정현(아래). 사진 = 대한민국농구협회 제공]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