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도루하는 주자가)멘탈 싸움에서 이기는 것이다."
SK는 27일 잠실 두산전서 무더기 도루를 내주며 패배했다. 두산은 그날 5개의 도루로 SK 배터리를 뒤흔들었다. 그러나 염경엽 감독은 포수 이재원의 책임은 크지 않다고 했다. 도루 허용의 책임은 포수보다 투수가 크다는 게 야구계의 해석이다.
염경엽 감독은 28일 잠실 두산전을 앞두고 "도루의 60%는 투수 영향"이라고 했다. 포수가 투수의 투구를 포구한 뒤 송구하는데 걸리는 시간보다 투수의 퀵 모션이 더 중요하다는 뜻이다. 염 감독은 "투수가 약하면 도루를 잡기 어렵다"라고 말했다.
SK는 29일 현재 도루저지율 21.7%로 리그 최하위다. 그러나 주전포수 이재원의 도루저지능력은 "중, 상위권"이라는 게 염 감독 설명이다. 염 감독은 "이재원은 어깨가 약하지 않다. 포수의 송구시간은 2초 이내면 된다. 이재원은 할 수 있는 건 다 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투수들이 주자 묶는 능력을 좀 더 향상하는 게 중요하다. 28일 경기 8회말 홈스틸 역시 투수 박민호가 포수 이재원에게 공을 받은 뒤 순간적으로 3루 주자 오재원을 시선에 두지 않은 영향이 컸다.
염 감독은 흥미로운 사실을 언급했다. 도루를 많이 하고, 성공률이 높은 주자에게 공통점이 있다는 것. 그는 "야구는 과학"이라며 "3.3초 안에 공이 자동 태그를 할 수 있을 정도로 정확하게 가면 주자는 무조건 아웃"이라고 못박았다.
투수가 퀵 모션과 포수의 송구 시간을 합쳐 3초대 초반을 끊으면 아무리 발 빠른 주자도 도루에 실패한다는 논리다. 발이 빨라도 날아가는 공보다 빠를 수 없다. 하지만, 염 감독은 "도루성공률 75%가 넘는 주자를 상대로 누구나 도루하는 걸 알면서도 당한다"라고 말했다.
심리적인 부분이 투영됐다는 게 염 감독 설명이다. 그는 "도루를 잘 하는 선수들의 도루 장면을 돌려보면 대부분 포수의 송구가 이상하다. 정확성이 떨어진다. 멘탈 싸움에서 주자가 이기는 것"이라고 밝혔다.
무슨 의미일까. 포수가 발 빠른 주자를 잡기 위해 서두르다 심리적으로 쫓긴다는 의미다. 염 감독은 "주자가 빠른 걸 아니까 내가 가진 것(포수의 능력)보다 빨리 던지려다 보니 스트레스를 받아 송구가 빗나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결국 투수와 포수는 도루 제어를 위한 기술의 향상과 함께 마인드 컨트롤도 중요하다는 뜻이다. 염 감독은 "우리 팀뿐 아니라 모든 팀에 해당되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염경엽 감독과 고종욱(위), 오재원 홈스틸 장면(아래).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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