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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이예은 기자] 고시원 스릴러의 서막이 올랐다.
31일 밤 방송된 케이블채널 OCN 새 드라마틱시네마 '타인은 지옥이다'(극본 정이도 연출 이창희) 1회에서는 서울에 상경, 에덴 고시원에 입성한 뒤 의뭉스러운 일을 겪는 윤종우(임시완)의 모습이 그려졌다.
윤종우는 서울의 비싼 월세 탓에 19만원에 그치는 에덴 고시원에 들어가게 됐다. 모든 게 낙후됐지만 윤종우는 주인 엄복순(이정은)의 설득으로 6개월만 버티고 나가기로 했다. 그러나 모든 게 일반적이지 않은 고시원 사람들에 불쾌한 기분을 지울 수는 없었다.
기괴한 웃음소리, 심하게 말을 더듬으며 이상한 말을 쏟아내는 변득종(박종환)을 시작으로 여성의 몸매 사진에 과하게 집착하고 윤종우를 연신 빤히 쳐다보는 홍남복(이중옥), 말끔한 외향과 달리 변득종과 홍남복을 옹호하는 유기혁(이현욱)까지. 음습한 기분에 휩싸였고, 그나마 가장 많은 대화를 나눈 안희중(현봉식)은 윤종우에게 "여기 있는 인간들과 얼굴 틀 생각하지 말아라"라며 경고했다.
의문의 눈동자는 윤종우의 방을 훔쳐보고 있었고, 급기야 홍남복은 등 뒤에 칼을 숨긴 채 여전히 윤종우를 바라봤다. 방송 말미, 변득종이 자신의 방에 왔다는 걸 눈치 챈 안희중은 변득종에 협박했지만 실제로 그의 방에 들어온 인물은 따로 있었다. 바로 변득종의 쌍둥이 형제였다. 강한 혼란스러움을 느낀 윤종우는 "그 곳에 있는 사람들이 모두 알고 있었다. 이 곳은 지옥이라는 것을"이라고 생각하며 향후 전개에 대한 궁금증을 자아냈다.
'타인은 지옥이다'는 상경한 청년 윤종우가 서울의 낯선 고시원 생활 속에서 타인이 만들어낸 지옥을 경험하는 미스터리로, 영화와 드라마의 포맷을 결합한 OCN 드라마틱 시네마의 두 번째 작품이다.
영화 제작진이 대거 의기투합해 영화의 날선 연출과 드라마의 밀도 높은 스토리를 통해 웰메이드 장르물의 탄생을 예고했던 바. 더불어 누적 조회수 8억 뷰를 기록한 동명의 웹툰이 원작인 만큼 대중의 폭발적인 기대감을 자아냈다.
다만 웹툰이 지니고 있는 비현실적이고 괴이한 분위기, 쉽게 묘사할 수 없는 음침한 고시원의 풍경, 무엇보다 일반적이지 않은 캐릭터들의 모습이 원작 구현이 가능할지에 대한 걱정을 불러일으켰다. '타인은 지옥이다'는 이러한 우려를 씻어내듯 완벽한 싱크로율을 자랑하는 라인업을 내놨다.
군 제대 이후 첫 드라마를 선보이는 임시완부터 영화 '기생충'에서 형용할 수 없는 파격 연기로 칸을 사로잡았던 이정은, 이현욱, 박종환, 이중옥 등이 총출동했고 원작에는 없는 새로운 캐릭터인 치과 의사 서문조를 연기하는 이동욱이 투입됐다.
라인업만으로도 "역대급 캐스팅"이라는 반응이 쏟아졌고, 첫 방송부터 완벽한 구현으로 기대에 부응했다. 임시완은 각박한 현실에서 오는 압박감을 현실감 있게 표현했고, 밀도 높은 연기로 윤종우가 느끼는 혼란스러움을 제대로 그려냈다.
이정은은 푸근한 얼굴 뒤에 자리한 이면을 이질감 없게 오갔다. 무엇보다 고시원 사람들의 열연이 깊은 인상을 남겼다. 이현욱, 박종환, 이중옥은 웹툰에서 나온 듯한 모습으로 완벽 변신, 음산하고 소름끼치는 면모로 스릴러의 서막을 알렸다.
또한 영화 '사라진 밤'에서 한정된 공간 내에서 스릴감 있는 연출을 선보였던 이창희 감독은 자신의 장기를 십분 발휘했다. 스산한 사운드, 비좁은 공간을 활용한 압박감, 디테일한 소품 등으로 에덴 고시원만의 불쾌하고 기묘한 분위기를 완성했다.
원작과는 다르게 흘러가는 전개도 호기심을 자극했다. 군대서 겪은 일로 일종의 트라우마가 있는 윤종우가 길거리 한복판에서 한 남성을 구해주는 장면, 변득종 캐릭터의 쌍둥이 설정 등은 원작에 달리 가는 부분으로 색다른 매력을 느끼게끔 했다.
10부작인 만큼 1화부터 직설적으로, 빠르게 달린 '타인은 지옥이다'. 이러한 텐션을 그대로 유지해 웹툰의 드라마화를 성공적으로 이뤄낼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매주 토, 일 밤 10시 30분 방송.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DB, OCN 방송화면]
이예은 기자 9009055@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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