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로 나뉜 쎈짐-킹덤, '외나무다리'서 만난다

[마이데일리 = 최창환 기자] 이보다 더 가혹한 운명이 있을까. 같은 팀이었던 쎈짐과 킹덤이 다른 팀으로 나뉘어 맞붙는다. 공교롭게도 대결 장소는 두 팀의 연고지인 대구. 그리고 단 한 사람만 정상에 설 수 있는 페더급 타이틀전에서 두 팀의 대표선수들이 맞붙는다.

ROAD FC는 오는 8일 대구실내체육관에서 굽네몰 ROAD FC 055를 개최한다. 이날 메인 이벤트 경기로 페더급 챔피언이자 쎈짐 소속의 이정영(23, 쎈짐)과 킹덤 소속의 박해진(27, 킹덤)이 ROAD FC 페더급 타이틀전을 치른다. 이정영이 승리하면 1차 방어 성공, 박해진이 승리하면 새로운 ROAD FC 페더급 챔피언이 된다.

쎈짐과 킹덤은 과거 ‘쎈짐’이라는 이름의 한 팀이었다. 같은 팀 소속이기에 함께 훈련하는 경우도 많았고, 서로를 형제로 생각하며 훈련을 도우며 함께 발전했다.

그랬던 팀이 쎈짐, 킹덤 등 두 개의 팀으로 갈라졌다. 한때 같은 목표를 가졌던 두 팀은 추구하는 방향이 달라 다른 팀으로 나뉘게 됐고, 현재도 다른 팀으로 활동하고 있다. 공교롭게도 두 팀의 대표 선수인 쎈짐 이정영과 킹덤 박해진이 ROAD FC 페더급 타이틀전을 치른다.

쎈짐의 이재훈 관장은 “나는 팀에 있다 나가는 걸 많이 겪었다. 솔직히 보면 부모 자식 간에도 수십 번 헤어질 수 있다. 근데 피가 섞였기 때문에 (관계가)유지되는 건데, 사제 간의 입장은 혈연 관계가 아니기 때문에 헤어질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나는 너무 많이 겪었기 때문에 사실은 많이 민감하지 않다. 그래도 나도 사람이기 때문에 제자가 잘 싸워서 이기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킹덤의 서보국 관장은 “원래는 같은 팀이었는데, 34~35개 지부가 같은 팀에서 이재훈 관장님 포함해서 3~4개 지부 말고는 지금 나와서 킹덤 주짓수라고 저희 킹덤끼리 이렇게 와 있다. 아무래도 대구에서 나뉘다 보니까 (박)해진이는 좀 부담이 될 수도 있겠지만, 킹덤을 대표하는 선수가 됐다. (이)정영이도 쎈짐을 대표하는 선수가 돼 팀에 대한 응원을 등에 업고 경기할 것 같다”라고 말했다.

두 팀은 대구 최고의 주짓수, MMA 팀이다. 쎈짐에는 ROAD FC 페더급 챔피언 이정영이 대표 선수다. 신승민, 이정현, 최우혁 등도 소속됐다. 킹덤은 ROAD FC 5승 무패의 박해진을 필두로 정원희, 윤호영 등이 소속됐다.

ROAD FC에서 활발히 활동하던 두 팀은 이정영과 박해진이 타이틀전에서 맞붙으며 쎈짐 VS 킹덤의 대결이 됐다. 희비가 극명히 엇갈리는 경기이기에 패배하는 팀은 타격이 크다.

각 팀 대표 선수들은 자신감이 넘친다. 1차 방어전인 이정영은 “지금 최고의 몸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경기가 다가올수록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강해지고 있고, 1차 방어에 대한 확신이 더 들고 있다. 경기 결과에 있어 무조건 승리한다는 생각만 머릿속에 있다”라며 승리를 자신했다.

박해진 역시 가만히 있지 않았다. “(이)정영이가 잘하는 건 맞지만, 나도 나보다 잘하는 상대들을 이겨왔다. 정영이가 생각하는 옛날의 나는 아니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그 거만한 마음을 잔잔하게 다스려주겠다. 옛 동료에서 지금은 적으로 만났는데, 서로 봐주지 말고 최선을 다해서 케이지 위에서 싸워주길 바란다. 케이지에서 멀쩡히 못 걸어 내려가도록 만들어 주겠다”라며 맞불을 놓았다.

과거의 동료가 오늘의 적이 되어 만났다. 각 팀의 대표로 경기에 나서는 이정영과 박해진. 두 파이터 그리고 두 팀 중 승리는 누구의 몫이 될까.

[쎈짐-킹덤. 사진 = ROAD FC 제공]

최창환 기자 maxwindow@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