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최창환 기자] 보고도 믿기 힘든 ‘황당 견제사’가 나왔다. 삼성의 베테랑 강민호가 두 눈을 의심케 하는 실수를 범하며 고개를 숙였다.
황당한 상황은 지난 3일 삼성 라이온즈와 롯데 자이언츠의 2019 신한은행 MY CAR KBO리그 맞대결이 열린 부산사직구장에서 벌어졌다. 삼성이 3-1로 앞선 6회초 1사 상황. 강민호는 브록 다익손을 상대로 중전안타를 때렸고, 이성규의 3루수 땅볼 때 2루까지 안착했다. 삼성은 박계범이 볼넷으로 출루해 2사 1, 2루 찬스를 잡았지만, 강민호가 김건국의 견제에 태그아웃돼 삼성의 공격은 허무하게 끝났다.
으레 볼 수 있는 견제사가 아니었다. 2루 주자 강민호는 김건국이 맥 윌리엄슨을 상대하는 사이 유격수 신본기와 잡담을 나눴다. 빈틈을 발견한 김건국이 2루로 견제구를 뿌렸고, 강민호는 맥없이 태그아웃됐다.
실책으로 기록되진 않았지만, 프로선수로서 기본적으로 지녀야 할 집중력을 망각했다는 점에서 비난을 피하기 어렵다. 강민호는 삼성의 주장이다. 선수단을 이끌며 코칭스태프와의 가교 역할을 해야 할 베테랑이지만, 강민호는 기본적인 부분을 가볍게 여겼다. ‘KBO리그 최초의 잡담사’라는 비아냥이 따르는 것도 무리가 아니다.
롯데를 대표하는 스타였던 강민호는 2017시즌 종료 후 4년 총액 80억원이라는 대형계약을 체결, 삼성으로 이적했다. 또한 삼성은 2019시즌에 앞서 삼각 트레이드를 통해 이지영을 키움 히어로즈에 넘겨줬다. 우타 거포(김동엽)를 보강하기 위해 내린 결단이었다. 더불어 강민호에게 무게감을 실어주는 한편, 유망주들에게 보다 많은 기회를 주기 위한 조치이기도 했다.
하지만 강민호는 올 시즌 잔부상으로 결장이 잦았고, 시즌 막바지에는 황당한 주루사까지 당했다. KBO리그 데뷔 후 가장 낮은 타율(.228)에 그치고 있다는 점은 차치하더라도 경기에 집중하지 않아 팀에 찬물을 끼얹었다는 점은 선수 스스로 진지하게 곱씹어볼 문제다.
삼성은 51승 71패 1무 8위에 머물러있다. 정규시즌 종료까지 21경기만 남겨두고 있지만, 포스트시즌 커트라인인 5위 NC 다이노스와의 승차는 10경기에 달한다. 잔인하게도 삼성은 올 시즌 역시 ‘유종의 미’를 바라보며 시즌을 마무리해야 한다. 하지만 기본을 망각한 플레이가 반복된다면, ‘유종의 미’마저 거두기 힘들다. 강민호가 잊었던 간절함을 다시 품어야 할 시기다.
[강민호. 사진 = 마이데일리DB]
최창환 기자 maxwindow@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