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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신소원 기자] '제24회 부산국제영화제'가 지난해 영화제를 안정화의 기반으로 자평, 올해는 재도약의 기회를 맞이한다.
4일 오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제24회 부산국제영화제 공식 기자회견에는 이용관 이사장, 전양준 집행위원장, 차승재 아시아필름마켓 운영위원장이 참석했다.
이용관 이사장은 "작년에 정상화를 외쳤는데 많은 도움을 주신 덕분에 안정화가 됐다. 올해에는 프로그램 개편, 인사 개편 등을 통해 올해는 재도약의 기회로 삼고자 한다. 바야흐로 글로벌한 영화제로서, 또 다른 경계에 설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며 포부를 밝혔다.
이어 "국고 인수가 8개월 정도 늦어져서, 협의를 해서 올해는 독립하지 않고 예년과 같은 방식으로 하되 독립운영위원회를 통해 내년에 법인 독립을 추진키로 했다. 시간이 부족하고 예산이 한정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토탈 마켓으로서의 전진을 올해 충분히 보여드릴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라며, 예산 동결이라는 한계에도 불구하고 재도약하겠다는 강한 뜻을 전했다.
올해 한국영화 100주년을 맞아 10편의 대표작들을 선정해 '특별기획 프로그램-한국영화 100년사, 위대한 정전 10선'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김기영 감독의 '하녀'(1960)를 시작으로 '오발탄', '휴일', '바보들의 행진', '바람불어 좋은 날', '달마가 동쪽으로 간 까닭은?', '서편제', '돼지가 우물에 빠진 날', '살인의 추억', '올드보이'가 선정됐다.
전양준 집행위원장은 "메인 상영관에서만 보여지는 것이 아니라 서부산 시민공원에서 7편이 상영된다. 올해를 기점으로 해운대에 모든 것을 다 집중하고 전력을 다하는 시스템에서 다소 벗어나, 부산의 전지역 시민과 함께 하는 영화 축제를 지향하고자 한다는 뜻"이라고 그 이유와 의미를 덧붙여 설명했다.
올해 새롭게 신설된 섹션은 '아이콘'이다. '아이콘'은 아시아, 미주, 유럽, 아프리카, 한국 등 지역을 불문하고 동시대 거장의 신작을 선보이는 부문이다. 영국의 켄 로치, 팔레스타인의 엘리야 슐레이만, 이탈리아의 마르코 벨로키오, 이란의 모흐센 마흐말바프, 폴란드의 아그네츠카 홀란드, 자비에 돌란 등 거장들의 영화가 관객들을 찾는다. 특히 올해 칸 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이 한국을 대표하는 작품으로 선정돼 눈길을 끈다.
안정화에 이어 재도약의 기점인 올해 부산국제영화제에서는 넷플릭스 영화 '더 킹: 헨리 5세'가 갈라 프레젠테이션으로 선정돼 주목받고 있다. 국내에서는 '콜 미 바이 유어 네임'으로 큰 사랑을 받은 티모시 샬라메가 직접 부산국제영화제를 방문해 영화 팬들을 만날 예정이다. 전양준 집행위원장은 "부산의 경우에는 베니스처럼 친(親)넷플릭스적이지는 않겠지만, 상영관 보호를 위해 넷플릭스를 배척하진 않는다. 그런 맥락에서 '더 킹'도 초대가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전양준 집행위원장은 "세계의 영화 흐름은 완전히 바뀌어나가고 있다. 지난해를 기점으로 디즈니 플러스, 워너, 심지어 애플까지 비디오 스트리밍 플랫폼에 뛰어들고 있다. 유럽, 북미에서는 극장보다 이 플랫폼의 수입이 훨씬 더 많아졌다"라며 앞으로도 변화하는 플랫폼에 발 맞춰 나가겠다는 뜻을 전했다.
기존의 해운대 비프빌리지 행사는 모두 영화의 전당으로 옮겨간다. 해운대 바닷가를 배경으로 하는 비프빌리지 행사가 올해 없을 예정으로, 기존 팬들에게는 아쉬움이 크게 남을 결정이기도 하다. 이용관 이사장은 "영화의 전당이 한계, 비판과 비난의 대상이 되고 있다. 영화의 전당이 영화제 때 잠깐 쓰이는데 365일 어떻게 쓰이느냐에 대해 문제가 봉착한다. 인지도가 낮고 가까이 하기에 어려운 공간이 됐다"라고 솔직하게 털어놨다.
이어 이사장은 "이번에 큰 마음을 먹고 옮겨와보자는 생각을 했다. 그렇다고 해서 그 매력적인 해운대 바닷가라는 장소를 내버려둘지에 대해서는 고민이 되지만 일단은 영화의 전당을 살려보자는 생각이다. 통합을 해야하고 재정적 독립성을 위해 새로운 사업을 해보려고 한다"라고 덧붙였다.
부산국제영화제 측은 기존의 방침인 '선댄스영화제를 지향한다'는 내용을 고수한다. 이른바 '비경쟁 영화제'의 길을 꾸준히 나아가겠다는 것. 이용관 이사장은 "선댄스영화제의 좋은 점을 계속해서 벤치마킹하면서 이를 넘어서는 영화제로 만들어가기 위해 노력하겠다"라고 포부를 전했다.
한편, 제24회 부산국제영화제는 오는 10월 3일부터 12일까지 부산시 일대에서 개최될 예정이다. 85개국 303편의 작품이 초청돼 영화 팬들을 만난다.
[사진 = 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AFP/BB NEWS-부산국제영화제 제공]
신소원 기자 hope-ssw@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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