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지금 같은 상황에선 훈련보다 휴식이 먼저죠."
키움은 2016년부터 서울 고척스카이돔을 홈구장으로 쓴 뒤 매년 잔여일정이 단순했다. 고척 홈 경기는 우천 취소가 적용될 일이 없다. 올 시즌 잔여일정은 리그에서 가장 적은 단 6경기. 그나마 4일 잠실 두산전이 가을장마로 취소되면서 5경기서 1경기 추가됐다.
이미 키움은 지난달 말부터 4선발로테이션을 활용했다. 40인 엔트리가 적용되면서 더욱 여유 있게 경기를 운용한다. 추석연휴가 지나고 본격적으로 잔여일정에 돌입하면 사실상 4선발 로테이션도 의미 없다. 키움은 14일 수원 KT전, 16일 잠실 두산전, 17일 대전 한화전 이후 24일 광주 KIA전까지 무려 6일간 쉰다. 이후 다시 이틀을 쉰 뒤 27~28일 부산 롯데전으로 정규시즌을 마무리한다.
태풍으로 7~8일 광주 KIA전 진행여부가 불투명하다. 그러나 KBO가 발표한 예비일에 따르면 22~23일, 25일에 적절히 치를 수 있다. 설령 3위로 시즌을 마치더라도 체력 세이브를 충분히 한 상황서 준플레이오프에 들어갈 수 있다.
장정석 감독은 5일 고척 삼성전을 앞두고 "(잔여일정에 들어가면)굳이 4선발 체제가 의미 없다"라면서도 "아직 정해진 일정이 없기 때문에 선발투수 등판 날짜는 결정된 게 없다"라고 밝혔다. 하지만, 당장 가장 중요한 16일 잠실 두산전서 에릭 요키시 혹은 오프너를 활용한 불펜데이를 선택할 수 있다. 일단 장 감독은 "날짜상 요키시"라고 못박았다.
요키시는 올 시즌 두산을 상대로 4경기서 1승2패 평균자책점 4.13이다. 장 감독은 4일 두산전이 취소되기 전 "두산 타자들이 왼손투수에게 조금 약한 것 같다"라고 말했다. 실제 6월 9일 잠실에서 완봉승을 따냈다.
불펜데이도 나쁜 선택은 아니다. 마무리 오주원, 김상수, 조상우, 한현희로 이어지는 필승계투조는 리그에서 가장 안정적이다. 대신 요키시가 16일 두산전에 나서면 불펜데이를 17일 한화전서 실시하면서 에이스 제이크 브리검에게(12일 고척 LG전 등판 예상) 충분한 휴식을 줄 수 있다. 브리검이 17일 한화전에 나서면 반대로 불펜 투수들이 체력적 부담을 덜어낼 수 있다. 이래저래 장 감독으로선 확률 높은 선택과 휴식 효과를 동시에 노릴 수 있다. 이른바 '전략적 휴식'이 가능하다.
이런 시나리오가 100% 확실한 건 아니다. 추가로 우천취소가 발생하면 선발진 운용계획 자체가 완전히 바뀔 수 있다. 다만, 장 감독은 여유 있는 잔여일정을 활용해 투타 주축들에게 충분히 휴식을 줄 계획이다. 그는 "지금은 훈련보다 휴식이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긴 페넌트레이스의 끝자락. 이미 선수들의 에너지는 거의 방전됐다. 장 감독은 "후반기 들어 야수들을 관리해주지 못해 미안하고 고맙다"라고 말한 적이 있다. 그는 "1~2일 더 쉰다고 해서 실전 감각에 영향이 있지는 않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키움은 수년간 띄엄띄엄 배치된 잔여일정을 경험했다. 그 시기를 효과적으로 보내는 노하우도 있다고 봐야 한다. 장 감독은 휴식 우선주의를 천명했다. 휴식효과도 누리면서 데이터, 상대성도 철저히 파고 드는 전략. 키움이 취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다. 응축한 에너지를 실전서 쏟아내며 2위 두산을 추격하는 일만 남았다.
[키움 선수단.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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