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이후광 기자] 두산 김인태(25)가 그 어느 때보다 간절함을 품고 경기에 임하고 있다. 목표는 오로지 팀이 높은 순위로 시즌을 마쳐 우승하는 것이다.
김인태는 지난 8월 30일 1군에 시즌 4번째로 등록돼 박건우, 김재환 공백 메우기라는 임무를 부여받았다. 등록날인 수원 KT전부터 전날 잠실 KIA전까지 전 경기에 선발 출전한 그의 기록은 7경기 타율 .217 1홈런 3득점. 표면적인 성적은 저조하지만 자신에게 공이 날아올 때마다, 또 출루가 이뤄질 때마다 몸을 사리지 않는 플레이로 팀에 보탬이 되려 했다.
가장 인상적인 경기는 8일 LG전이었다. 1-2로 뒤진 9회초 2사 주자 없는 가운데 타석에 등장했다. 아웃카운트 하나면 경기가 끝나는 상황이었지만 1루수 쪽으로 땅볼을 보낸 뒤 전력 질주에 이어 헤드 퍼스트 슬라이딩으로 내야안타를 만들어냈다. 비록 근성이 승리로 연결되진 못했지만 김인태의 플레이는 충분히 박수 받을 만 했다.
잠실에서 만난 김인태는 “내가 그걸 해야겠다고 생각한 게 아니라 나도 모르게 본능적으로 나왔다”며 “처음부터 열심히 뛰었고 마침 또 수비가 천천히 오는 게 보였다. 살 수 있겠다는 생각에 본능적으로 그렇게 된 것 같다. 2아웃이라도 살아나가야겠다는 생각이 컸다”라고 설명했다.
김인태는 최근 꾸준히 선발로 나서고 있지만 매 타석이 간절하다. 아직까지 데뷔 후 크게 보여준 것이 없기에 더욱 그렇다. 그는 “백업에게는 매 경기 매 타석이 소중하다. 나 또한 소중하게 생각하며 간절하다”며 “팀이 현재 순위 싸움 중에 있고 내가 거기에 폐를 안 끼쳐야겠다는 생각이 크다. 집중하지 않으면 팀에 도움이 될 수 없다”고 힘줘 말했다.
사실 김인태는 천안북일고를 나와 두산에 2013 1라운드 4순위로 입단한 특급 유망주다. 그러나 팀 내 두터운 외야진과 기량 부족으로로 2군에 있는 시간이 많았고 경찰청 복무를 마친 뒤에도 좀처럼 자리를 잡지 못했다. 데뷔 후 가장 좋았던 기록은 지난 시즌 46경기 타율 .263 1홈런이었다.
김인태는 “첫 입단 때는 아무 것도 모르고 덤볐는데 프로의 벽이 높다는 걸 실감했다. 그러면서 2군 생활이 많아졌다”며 “2016년 처음 1군에 올라왔을 때 왜 선수들이 1군에서 야구하려고 하는지 많이 느꼈다. 2군에 내려가더라도 다시 1군에 올라가야한다는 목표로 2군 생활을 버텼다”고 과거를 회상했다.
올해도 시작이 2군이었지만 주변 사람들의 조언 속 묵묵히 땀방울을 흘렸다. 김인태는 “2군에서도 성적이 좋지 않았다. 그러나 최경환 코치님이 멘탈 관리를 잘해주셨고, 정경배 코치님이 기술적인 조언을 많이 해주셨다”며 “형들도 언제 기회가 올지 모르니 포기하지 말라고 해주셨다. 김재환, 허경민, 박건우 형이 좋은 이야기를 많이 해주신다”라고 고마움을 표했다.
아직 박건우, 김재환의 공백을 메울 정도는 아니지만 호수비와 전력질주로 막판 순위 싸움에 힘을 보태고 있다. 8월 31일 삼성전에선 동점홈런도 쳤다. 김인태는 “내가 형들 몫을 100% 채우진 못하지만 그래도 어느 정도는 도움이 돼야 한다. 부담을 느끼기 보단 내가 할 수 있는 것을 하면 분명 도움이 될 것 같다”고 확신했다.
김인태는 인터뷰 내내 “팀에 도움이 되고 싶다”는 말을 반복하며 개인보다 팀을 우선시 했다. 그는 “남은 시즌 경기에 나갈 때마다 도움이 되려고 노력할 것이다. 못 나가더라도 더그아웃에서 파이팅을 외치며 도움이 되겠다”며 “포스트시즌 엔트리에 대한 욕심은 없다. 안 뽑히면 2군에서 내년 시즌을 준비하면 된다. 그저 내가 있는 위치에서 도움이 되고 싶을 뿐이다”라고 했다.
김인태는 8일 경기서 헤드 퍼스트 슬라이딩에 열렬한 환호를 보내준 두산 팬들에게도 감사 인사를 남겼다. “프로선수로서 당연한 걸 했다”는 김인태는 “앞으로도 최대한 몸을 아끼지 않고 열심히 하는 선수가 되겠다. 많은 응원을 부탁드린다”라고 더 나은 모습을 약속했다.
[김인태. 사진 = 이후광 기자 backlight@mydaily.co.kr, 마이데일리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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