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잠실 이후광 기자] ‘느림의 미학’ 유희관(두산)이 7년 연속 10승에 한걸음 더 다가섰다.
유희관은 13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9 신한은행 MY CAR KBO리그 KIA와의 시즌 14차전에 선발 등판해 9이닝 6피안타 무사사구 1탈삼진 2실점 94구 완투승으로 시즌 9번째 승리를 장식했다.
지난 시즌 부진을 딛고 올해 두산 선발진의 한 축을 담당 중인 유희관. 그러나 8월 16일 LG전까지 순항하다 23일 대구 삼성전에서 5이닝 4실점으로 잠시 삐끗한 뒤 29일 수원서 KT를 만나 4이닝 11피안타 7실점으로 무너졌다.
하늘이 부진에 빠진 유희관을 도왔다. 지난주 태풍 및 가을장마 영향으로 4경기 연속 취소를 겪은 두산이었다. 이에 따라 유희관이 재정비할 수 있는 시간적 여유가 생겼다. 무려 14일을 쉬고 마운드에 오른 유희관은 시즌 3경기 1승 무패 평균자책점 3.06으로 강했던 KIA를 상대로 완투승으로 비상했다.
1회 선두타자 박찬호에게 안타를 맞으며 경기를 시작했지만 1사 1루서 박찬호의 도루 실패와 이우성의 2루수 땅볼로 이닝을 마무리했다. 그리고 2회부터 완벽에 가까운 투구를 선보였다. 1회 두 번째 타자 황윤호부터 5-0으로 앞선 5회 선두타자 최형우에게 안타를 맞기 전까지 무려 11타자 연속 범타 행진을 펼친 것. 5회 최형우의 안타에도 유민상-김선빈-유재신을 손쉽게 범타 처리하고 시즌 9승 요건을 갖췄다. 5회까지 투구수는 불과 56개였다.
6회 급격히 흔들렸다. 선두타자 백용환의 2루타에 이어 이진영을 초구에 내야땅볼 처리했지만 박찬호-황윤호-이우성에게 3타자 연속 안타를 허용하며 2실점했다. 다만, 계속된 1사 1, 2루 위기는 최형우를 초구에 병살타로 잡고 극복했다.
유희관은 7회부터 다시 날아올랐다. 7회와 8회를 적은 투구수로 연달아 삼자범퇴로 치른 뒤 9회에도 마운드에 씩씩하게 올라 이우성의 안타로 맞이한 1사 1루서 최형우를 병살타로 잡고 시즌 두 번째 완투승을 완성했다.
이날 유희관의 투구 키워드는 ‘칼날 제구’였다. 총 투구수 94개 중 스트라이크가 70개(볼 24개)에 달했다. 최고 구속 133km의 직구(30개)와 체인지업(45개) 아래 커브(8개), 슬라이더(11개)를 적절히 섞으며 KIA 타선을 9회 동안 2실점으로 묶었다.
이제 유희관의 7년 연속 10승까지 남은 승수는 단 1승이다. 향후 두 차례 정도의 등판이 예상된 가운데 완투승의 기세를 이어 기록에 도달할 수 있을지 기대가 모아진다.
[유희관. 사진 = 마이데일리 DB]
이후광 기자 backlight@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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