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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나라 기자] 배우 김래원이 영화 '가장 보통의 연애'에서 '멜로 장인'의 진가를 발휘, 올가을 극장가에 달달한 '로맨스 바람'을 불어넣었다.
'가장 보통의 연애'는 전 여친에 상처받은 재훈(김래원)과 전 남친에 뒤통수 맞은 선영(공효진), 이제 막 이별한 두 남녀의 솔직하고 거침없는 현실 로맨스를 그린 작품이다. 이별의 아픔에 허우적대거나 미묘한 연애 감정이 시작될 때 했던 말과 행동들, 그리고 연애사에 현실성을 더할 수 있는 직장사의 디테일한 에피소드와 관계까지, 실제 있었던 누군가의 경험담들이 한데 모여 폭넓은 공감대를 형성한다.
특히 김래원이 오랜만에 로맨스 장르로 스크린에 컴백, 기대감을 높였다. '닥터스' '흑기사' 등 안방극장에서 시청자들의 마음을 저격하는 설렘 유발 열연으로 '멜로 장인'에 등극한 그이기에, 신뢰감이 클 수밖에.
그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김래원은 재훈 역할을 찰떡 같이 소화하며 또 한 번 '입덕'을 불렀다. 이번엔 현실감 넘치는 캐릭터로 변신, 기존 로맨스 코미디와는 색다른 재미를 선사했다.
재훈은 미련에 허우적대는 까칠한 후회남이다. 이별의 아픔을 술로 달래고 다음 날 아침이면 수많은 통화 기록에 후회하는 흑역사를 무한 반복하는 인물. 김래원의 리얼한 생활 연기로 미워할 수 없는 마성의 매력을 지닌 캐릭터로 탄생됐다. 까칠하면서도 상대방을 챙겨주는 훈훈함부터 예상치 못한 반전 허당미까지 다채로운 면모를 보여준다.
시사회로 첫 공개 이후 호평이 쏟아지며 흥행 돌풍을 예고했다. 김래원은 26일 오후 진행된 마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멜로 장인' 극찬에 대해 "장인은 저 말고도 많다. 저는 그냥 제 몫에 충실했을 뿐이다"라고 겸손하게 이야기했다.
"어떤 작품이든 연기할 때 '내가 이걸 잘 해내고 있구나' 하는 생각은 안 한다. 그저 하던 대로, 최선을 다할 뿐이다. '가장 보통의 연애'는 대본이 쓰여지기를 워낙 작은 설정 하나하나까지 디테일하고 적절하게 표현되어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었던 것 같다. 현실감을 살린 스토리에 드라마 할 때와는 또 다른 느낌이 있었다."
김래원의 말처럼 연애의 쓴맛까지 전한 '현실 로맨스'가 이 영화의 차별점이자 강점. 여느 작품과 달리 '아름다운 이별'에 대한 환상을 보기 좋게 깨트리며 남녀, 세대불문 관객들의 탄성을 절로 터져나오게 만든다. 술에 취해 헤어진 연인에게 "자니?" 문자 메시지를 전송하는 재훈의 에피소드가 가장 압권이다.
'찌질함'이 돋보이며 웃음 포인트로 작용하는 장면이지만, 김래원의 생각은 달랐다. 재훈의 행동들을 단순히 우스꽝스럽게 여기지 않고 내면을 보다 깊숙이 들여다보며 더욱더 진지하게 마주했다. 그는 "아픔의 진정성을 충분히 전달해야 하니까, 마냥 가볍게 바라볼 수가 없더라"라며 이야기를 이어갔다.
"대표님도 처음 시나리오를 주실 때 '찌질한 역할인데 해볼래?'라고 표현하셨는데, 막상 읽어보니 전혀 그렇지 않았다. 물론, 저라면 절대 재훈처럼 이별의 상처를 술로 치유하거나 전 연인에게 연락을 하는 일은 없지만 재훈의 그 마음만은 그럴 수 있다고 느껴졌다. 이별을 겪었을 때 사람마다 견딜 수 있는 정도가 다르다고 생각하는데, 재훈이 더 깊게 상처를 받은 거다. 순수하고 여린 데다가 그 상대가 나의 삶이었고 많이 사랑했기에 충분히 그럴 수 있을 거라고 봤다. 그래서 재훈이 대단히 찌질하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김래원은 "재훈을 연기하면서 이해하기 힘든 부분이 있을 때면 (공)효진 씨나 직접 각본을 쓴 김한결 감독님한테 묻기도 하고 많은 대화를 나눴다. 두 분뿐만 아니라 스태프들에게도 '어떻게 생각하느냐' 물으며 다양한 의견을 들어봤다. 하지만 결국 해답은 못 찾았다. 제가 절대적인 정답도 아니고 틀린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다른 사람이 옳고 틀린 것 또한 아니라는 걸 깨달았다. 연애에 정답이 없다는 걸 새삼 깨닫게 되면서 '가장 보통의 연애'에 자연스럽게 녹아들게 됐다. 비워놓고 유연하게 즐기면서 임한 작업이었다"라고 소회를 전했다.
"지금은 많이 무뎌졌는데, '가장 보통의 연애'를 보고 나서 '예전에 나도 저랬었나' 하는 감정들이 떠오르더라. 다투고 티격태격하면서 힘들었지만 그 모든 것들이 '사랑'이라는 추억이지 않나. 우리 영화가 사랑에 솔직하고 뜨거운 감정을 그리워하게 한다는 점에서 설렐 수 있을 만한 얘기가 아닌가 싶다."
[사진 = NEW]
김나라 기자 kimcountry@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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