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고동현 기자] 파격은 파격을 낳는다.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는 "30일 허삼영 전력분석 팀장을 새 감독으로 선임했다"라고 밝혔다. 삼성의 제15대 사령탑이 된 허삼영 감독은 계약금 3억원, 연봉 2억원 등 3년간 총액 9억원의 조건으로 계약했다.
불과 10여년 전까지만 해도 프로야구팀 감독 자리는 현역 시절 스타 선수들의 몫이 대부분이었다.
김재박, 선동열 감독은 현역 시절 한국 야구를 대표하던 선수였으며 해태 타이거즈와 삼성 라이온즈의 우승을 이끈 김응용 감독 또한 아마추어 시절 강타자로 이름을 날렸다.
2000년대 중반 이후 이러한 분위기는 급격히 흐려지고 있다. 수비형 포수 출신인 김경문, 조범현 감독이 오랜 기간 사령탑으로서 활약했다.
현역 시절 큰 빛을 보지 못한 SK 염경엽 감독과 두산 김태형 감독은 포스트시즌 단골 손님들이다. 올시즌 팀을 포스트시즌 무대에 복귀시킨 NC 이동욱 감독도 현역 시절 143경기 출장이 전부다.
그래도 이들은 현역 시절 야구팬들에게 이름이 어느 정도 각인된 선수들이었으며 코치 역할도 수행했다.
근래 가장 파격적인 감독 선임은 키움이었다. 선임 당시만 해도 깜짝이었던 2013년 염경엽 감독을 뛰어 넘어 2016시즌 종료 후에는 코치 경험이 전무한 장정석 운영팀장을 감독으로 선임한 것이다.
키움의 성공 덕분이었을까. 삼성은 여기에 한 발 더 나아갔다. 1군 통산 성적이 4경기 2⅓이닝 평균자책점 15.43에 그친 허삼영 전력분석팀장을 신임 감독으로 선임한 것이다.
물론 운영팀장도 겸직했지만 1996년 훈련지원요원으로 입사한 이후 대부분 전력분석에 매진한 인물이다.
삼성 역시 "허삼영 감독은 특히 데이터 야구에 강점을 갖고 있으며, 삼성이 2018시즌부터 라이온즈 파크에 트랙맨 시스템을 도입하고 이후 운용하는 과정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했다"라고 설명했다.
코치 경험은 물론이고 현역 시절 1군 경험이 4경기에 불과한 인물의 감독 선임. 물론 최근 전력 분석 중요성이 강화되는 흐름이라 하더라도 불과 10년 전만 해도 쉽사리 상상도 할 수 없던 상황이다. 이제는 현역 시절 성적은 말 그대로 숫자인 세상이 됐다.
현역 시절 빛을 보지 못한 인물들의 연이은 성공. 기존을 뛰어 넘는 파격적인 선택 속 삼성이 몇 년간의 부진을 딛고 반전을 이뤄낼 수 있을까.
[허삼영 삼성 신임 감독. 사진=삼성 라이온즈 제공]
고동현 기자 kodori@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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