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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부산 김나라 기자] 영화 '말도둑들. 시간의 길'이 감각적인 완성도를 자랑하며, 올해 BIFF의 포문을 힘차게 열었다.
3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전당 중극장에서는 '말도둑들. 시간의 길' 공식 기자회견이 열렸다. 제24회 부산국제영화제(2019 BIFF) 개막작이다.
공동 연출자인 카자흐스탄 출신 예를란 누르무함베토프 감독과 일본의 리사 타케바 감독, 출연 배우 사말 예슬라모바, 모리야마 미라이 등이 참석했다. 전양준 집행위원장이 모더레이터로 나섰다.
'말도둑들. 시간의 길'은 중앙아시아 영화 특유의 여백의 미와 스펙터클한 말도둑들과의 결투가 더해져 장르적인 재미를 자랑, '카자흐스탄 버전 서부극'이라는 호평을 이끌었다.
앞서 지난 2015년 제20회 부산국제영화제에서 '뉴 커런츠상'을 수상한 예를란 누르무함베토프 감독이 리사 타케바 감독과 공동연출했다. 2018 칸영화제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사말 예슬라모바가 주연으로 활약했다.
여기에 2013년 베를린영화제에서 '은곰상'을 수상한 촬영감독 아지즈 잠바키예프가 촬영을 맡아 와이드스크린의 미학을 완벽히 구현했다.
가족을 지극히 사랑하는 남자가 말을 팔기 위해 읍내 장터로 나갔다가 말도둑들에게 살해당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아내는 남편의 장례식을 치르고 자녀들과 함께 친정으로 돌아가기로 결심, 8년 전 소식 없이 떠났던 또 다른 남자가 나타나고 이번엔 그와 함께 아들이 말도둑들을 맞닥뜨리게 된다.
'말도둑들. 시간의 길'에 대해 전양준 집행위원장은 "카자흐스탄 요소가 대부분인 이색적인 작품이다. 드넓은 중앙아시아 초원을 배경으로 한 목가적인 영화"라며 "삶의 서정성과 어두운 면을 동시에 담았고 매우 절제된 연기와 감정 표현, 뛰어난 영상미가 돋보이는 작품이다"라고 소개했다.
예를란 누르무함베토프 감독은 먼저 개막작 선정 소감을 밝혔다. 그는 "이렇게 자리를 마련해주신 것에 대해 큰 감사를 드린다. 기대하지 않았는데, 개막작으로 선정되어 굉장히 기쁘다"라고 감격스러운 마음을 표했다.
이어 일본의 리사 타케바 감독과 공동으로 메가폰을 잡게 된 배경을 밝혔다. 그는 "리사 타케바 감독과는 칸영화제에서 처음 만났다. 그때 '말도둑들. 시간의 길' 시나리오에 대한 이야기를 꺼냈는데 리사 감독이 흥미를 보였다. 이후 일본으로 돌아간 리사 감독은 본인의 프로듀서에게 이 영화에 대해 전했고, 그렇게 스카이프로 소통하고 교류하면서 지금의 결과가 나오게 됐다"라고 말했다.
예를란 누르무함베토프 감독은 "일본이 중앙아시아에 관심이 많더라. 저도 공동제작에 흥미가 많아 성사가 된 것이다"라며 "일본 배우를 쓴 것에 대해 카자흐스탄 현지에서 어떤 반응을 보일지 모르겠지만, 양국 합작이 흥미롭고 좋은 시도였다고 생각한다"라고 덧붙였다.
또 예를란 누르무함베토프 감독은 앞서 BIFF '뉴커런츠상' 수상의 의미를 되새기기도 했다. 그는 "부산국제영화제에서 '뉴커런츠상'을 받은 것이 제게 큰 도움이 되었다"라며 "그 계기로, 이후의 영화 작업에 큰 원동력이 됐다. '뉴커런츠상' 수상을 통해 다양한 관점을 가진 관객들에게 제 작품을 선보일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되었다고 본다"라고 밝혔다.
리사 타케바 감독 예를란 누르무함베토프 감독과의 공동 작업에 대해 말했다. 그는 "처음에는 디렉션을 일본 배우는 제가, 카자흐스탄 배우는 예를란 감독이 담당하기로 정했었다. 그런데 막상 실제 현장에선 저는 모니터 앞에 있으면서 그림들을 객관적으로 보는 역할을 했고, 예를란 감독은 과거 연기도 하셨던 분이라 출연 배우들과 가까이에서 커뮤니케이션을 했다. 결과적으로, 엄밀하게 분담하기보다 상황에 맞게 대응하며 작업했다"라고 설명했다.
뿐만 아니라 리사 타케바 감독은 한국 영화를 향한 애정을 과시, 눈길을 끌었다. 그는 "안녕하세요. 초대해주셔서 감사합니다"라고 또박또박 한국어로 인사를 건넸다. 이어 "한국영화 100주년이라는 뜻깊은 해에 초청을 해주셔서 더욱 영광이다. 평소 한국 영화 팬이다. 영화제 측에 감사 인사를 드리고 싶다"라고 웃어 보였다.
지난해 칸영화제 '여우주연상' 수상에 빛나는 사말 예슬라모바는 "이 자리에 초청해주셔서 감사드린다. 한국에 첫 방문으로, 매우 기쁘게 생각하고 있다"라고 생애 첫 내한 소감을 밝혔다.
이어 "'말도둑들. 시간의 길'은 전체적으로 굉장히 흥미로운 작업이었다"라고 말했다.
이어 극 중 절제된 감정 열연을 펼친 것에 대해 "연기 스타일은 감독님의 성향에 따라 달라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가장 중요한 건 감독님의 아이디어를 받아들이고 어떻게 실현하느냐인 거 같다"라고 전했다.
모리야 미라이는 "영화 촬영을 위해 카자흐스탄에서 지낸 2~3주 동안의 시간은 제게 보물과 같은 시간이었다"라며 "부산 관객들에게 '말도둑들. 시간의 길'을 선보이게 되어 기쁘게 생각한다. 많은 기대해달라"라고 이야기했다.
'말도둑들. 시간의 길'에서 카자흐스탄어를 완벽히 소화한 모리야 미라이. 그는 "제가 카자흐스탄 언어를 전혀 할 줄 모른다. 그래서 애드리브도 안 하고 오로지 대본에 충실해 연기했다"라고 밝혀 놀라움을 자아냈다.
또 그는 "'말도둑들. 시간의 길'은 시대적 상황, 배경 설정에 대해 어떤 정보도 주지 않고 어떤 언어로도 설명하지 않는다"라며 "그래서 한 편의 서사시를 본 듯한 느낌을 받았다. 신화를 본 것인지, 읽은 것인지 싶은 느낌이다. 기분 좋은 느낌을 얻게 됐다"라고 높은 만족감을 드러냈다.
[사진 = 부산 송일섭 기자 andlyu@mydaily.co.kr]
김나라 기자 kimcountry@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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